시프트업은 이미 3월 중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통상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 상장(IPO)까지 3-4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6월 또는 7월에 IPO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그러면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 여부와 <승리의 여신: 니케> 서비스를 보고 시프트업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프트업에 투자하려면, 상장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이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논해보겠습니다.
이상민의 돈돌이가 보는 게임. /편집= 김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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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규 상장(IPO)의 진행 절차를 따라 알아보겠습니다.
대표 주관회사 선정 → 기업 실사 → 상장예비심사 청구 → 증권신고서 제출 → IR 및 수요 예측 → 청약 및 납입 → 상장신청 및 매매 개시
먼저 대표 주관회사를 선정해야 합니다.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기 최소 2개월 전에 대표 주관 업무를 담당할 증권사를 선정해야 합니다. 시가총액, 즉 기업의 규모가 1조원 이상 되는 경우에는 IB(투자은행)들 간에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너무 큰 대어라면, 복수의 증권사가 공동으로 주관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IPO당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대표로 주관하고, KB증권이 인수 회사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증권발행조건
※ 주: 붉은 색 글씨는 정정 후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업의 실사 단계입니다. 상장 예비 심사 전까지 기업에 문제가 없는지, 우량한지 등을 직접 증권사의 IB 담당자가 방문해 검토를 합니다. 또한 이 단계에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검토하고 보완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올해, 내년 등의 전망을 숫자로 내놓는데, 이를 '가이던스'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올해 예상되는 매출/영업이익이 각각 1조 원, 2천억 원이며 내년 예상되는 매출/영업이익이 1.5조원, 3천억이라고 가정하는 '가이던스'를 내는데요. 바로 이 단계에서 이 숫자가 타당성이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이러한 작업이 끝나면 드디어 상장 예비 심사 청구에 들어갑니다. 현재 시프트업이 이 단계에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팀이 상장을 해도 되는 적정한 주식인지를 심사하고, 청구 후 45영업일 (약 2달)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증권신고서라는 것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합니다. 여기에 회사가 희망하는 주가 범위, 그리고 이에 대한 근거, 전망, 사업의 내용 등이 들어갑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매우 두꺼운 증권 신고서를 정독함으로서 기업에 대하여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증권신고서 (2020.8.31)
대표적으로 해당 주식에 투자함에 따라 예상되는 위험을 사업위험 – 회사위험- 기타위험 등으로 구분하여 상세하게 서술해 놓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위험들도 다 나열되어 있는데,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사업위험 파트에서 ‘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신작 개발 지연 위험’등을 꼽은 바 있습니다. 또한, 환율 등에 따른 회사의 이익변화 등도 자세히 분석해 놓은 바 있습니다.
다만 희망 공모가격에 대해서는 회사가 주당 5만 원, 10만 원을 받고 싶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슷한 기업들(Peer Group)과의 비교를 통하여 산정됩니다. 이를테면 시프트업의 경우,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의 PER과 비교하여 산정할 것입니다.
만약 국내 게임사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자신들이 프리미엄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면 해외 기업들 (예: 스퀘어에닉스, 닌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과 비교하여 배수가 산정되기도 합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당시 피어 그룹을 텐센트 홀딩스, 넷이즈, 넷마블, 엔씨소프트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상장 당시 월트디즈니 및 워너뮤직을 피어 그룹으로 선정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이 반려시킨 바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당시 Peer Group 선정 근거 (3차)
증권신고서에는 피어 그룹 선정에 '왜'를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카오게임즈 당시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카카오게임즈의 유사 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글로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인 앱애니 선정 2020년 기준 글로벌 Top 52 퍼블리셔 중 주식이 상장된 기업 36개를 먼저 선정하였습니다. 이후, 게임 매출 비중이 높은 21개사를 선정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이 과정에서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주력이 게임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제외되었습니다.
3차로는 이 중 최근 5개 사업 연도 중 매출액 연 평균 성장률 10% 이상으로 유사한 성장세를 기록한 기업 중 최근 영업이익 및 지배주주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기업을 선정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중 모바일과 PC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콘솔/소셜카지노 기업을 제외하여 비교 대상이 결정되었습니다.
이후 IR(Investor Relationship)에 들어갑니다. IR이라 함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소개를 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IR을 통하여 투자자들은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기업의 내용을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 제시한 전망이 타당한지를 판단합니다.
주로 IR의 대상은 기관투자자들의 영역이었다보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다만 통상 IPO 단계에서의 IR은 1:1 대면미팅으로 이루어지고, 시간적-물리적 한계가 있어 ‘큰 손’부터 찾아다니는 방식이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액투자자들에게도 문호를 열어주는 회사가 많아졌으므로, 향후 이것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상의 절차를 거쳐 수요예측에 들어갑니다. 가치평가를 마친 기관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량과 희망가 대비 +- 범위에서 청약을 합니다. 여기서 개인투자자들이 아셔야 할 개념은 ‘보호예수’ 또는 ‘의무보유등록’, ‘락업(Lock-Up)’입니다. 기존 주주들이 적게는 15일에서 많게는 1, 3, 6, 12개월 가량 매도가 금지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락업의 주요 대상은 1) 신규 상장때 최대 주주 지분 (6개월 또는 1년), 2) 신규상장 전에 매입한 주요 주주 지분 (6개월, 상장예비심사 청구일 1년 이내 제3자배정으로 주식 취득 또는 최대주주 주식을 산 경우), 3) 합병 당시 특정주주 지분 6개월, 4) 50인 미만 사모 주식발행시 전매제한 1년 입니다.
혹은 기관투자자의 경우 락업을 제안한 경우 청약 물량을 더 받을 수 있는 보너스가 있습니다. 때문에, 좋은 주식이라고 생각이 되거나 KOSPI 200등 주요 지수에 편입되어 어차피 가져가야 할 주식이라면 3,6개월 락업을 많이들 채택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기관투자자가 정말 좋게 생각하거나 어쩔 수 없이 장기간 보유해야 하는 주식은 3, 6개월 락업이 많이 걸려있는 주식이라는 소리입니다.
이렇게 기관 청약이 끝나면 개인 투자자들의 청약이 시작됩니다. 앞서 IR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하였으나, 개인 투자자가 마냥 불리한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유는 기관 투자자들의 경쟁률을 보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 청약을 받고 나서 금액을 납입받고, 이후 거래소에 상장이 됩니다.
그렇다면 시프트업의 IPO가 약 2~3달 앞으로 다가왔고 조만간 증권신고서가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시프트업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을까요?
1. 비상장 투자
먼저 비상장 투자입니다. 예전에는 '38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하여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게시판에 “ㅇㅇㅇㅇ 주식 몇 주 팝니다” “무슨 주식 몇 주 삽니다”라고 글을 올리고, 접촉이 되면 이를 토대로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게임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최근에는 비상장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이 나왔으므로 이를 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러면 상장 이후 IPO가 되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스텔라 블레이>드의 판매 성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스텔라 블레이드>의 출시 이후 대박을 기대한다면 이를 먼저 비상장으로 매수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다만 해당 플랫폼에서는 거래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2. 공모주 펀드 투자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청약을 하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1억을 납입하여도 한 주도 못 받는 경우도 심심찮고, 상장일까지 돈이 묶인다는 부담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면 단돈 100만 원이라도 그 비율에 비례하여 어쨌건 주식을 받기는 받습니다.
또 펀드의 형태이기 때문에 묻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번거로운 청약 과정을 펀드매니저가 도맡아 해 줍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1:1 대면 미팅 등을 통하여 좀 더 심도깊은 분석을 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개인투자자는 이것이 무리입니다. 때문에 공모주 펀드가 꽤 괜찮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 고유 계정을 매매하는 프랍 부서에서도 공모주 투자의 번거로움으로 인하여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지분 보유 기업 투자
간혹 벤처캐피탈 등에서 비상장 단계의 회사를 미리 투자해 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투자해 놓은 회사가 빼어난 성과를 거둔다면 해당 지분 가치가 주목받기도 합니다. 흔히 주식시장에서 보이는 경우로는,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가 코인 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급등하는 현상입니다.
혹은 과거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자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블루홀(현 크래프톤) 주식은 주당 70만 원 선에 거래된 바 있습니다. 2017년 2월에 넵튠은 블루홀 주식 16만 6666주를 50억원에 취득한 바 있는데 7개월만에 지분 가치가 20배 이상 뛰었고, 넵튠은 이로 인하여 <배틀그라운드> 관련주로 묶이며 랠리를 보였던 바 있습니다.
이렇게 지분을 투자한 기업을 간접적으로 매수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비상장 투자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하여 매매가 비교적 활발하며, 공모주펀드와 달리 상장 전부터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다소 테마성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매매 난이도가 높고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합니다.
이데일리의 기사('3조 대어' 시프트업 상장예심 시동…투자한 VC들 예상 수익은, 허지은, 이데일리, 2024.2.26)에 따르면, 시프트업에 투자한 주요 VC로는 IMM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카카오벤처스 등이 있는데, 이 중 대성창업투자만이 유일한 상장 주식입니다. 지분 보유 기업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대성창투를 간접적으로 매매하는 방법이 있는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시프트업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상장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업 고유의 성과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많지만, 앞서 말한 보호예수, 즉 락업 (Lock-up)이 끝난 이후가 변수가 됩니다. 이를 감안한 투자 전략을 Post-IPO라고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의 사례를 토대로 Post-IPO 투자 전략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약력
- 前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그룹
- 前 카카오페이증권 투자전략/퀀트 애널리스트
- 前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 한국경제신문 2020 상반기 ETF 베스트 애널리스트 2위
- <소음과 투자> 공동 번역
- 한경닷컴 <머니이스트> 기고자
- MTN, 조선일보 등 매체 출연
- http://blog.naver.com/darksun1998
- 독립 리서치 <Pluto Research> 대표
- https://contents.premium.naver.com/dohwado/strategy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