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달 연대기>는 2019년 방영된 TV 드라마다. 상고시대 가상의 땅 아스에서 펼쳐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역사 판타지물로 주목받았다.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등 호화 캐스팅은 기대를 높였다. 540억 원을 들인 초대형 프로젝트로 한국 드라마의 플래그십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기대하지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방영되었던 후속작 <아라문의 검>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은 이 드라마 IP를 게임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2022년 지스타에서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를 발표한다. 원작자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해 MMORPG 형태로 개발하고 세계관, 시나리오 등을 함께 만들어 IP를 육성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게임은 이 해 지스타에 출품해 시연됐고, 이후 추가 개발 과정을 거쳐 4월 24일 출시를 확정지었다.
취재진은 매번 개발을 총괄 중인 장현진 PD에게 '원작의 후광효과가 크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때마다 장 PD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커질 수 있는 세계관"이라며 " IP를 세 개의 세력으로 접근한다고 했을 때, 동기부여나 세계관 구성에는 적합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게임 자체만으로 차별점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일까?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이하 부제 생략)은 도시국가 아스달 병사인 인간 아버지와 특수종족 뇌안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그트를 주인공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마을을 몰살시킨 뇌안탈과 백귀가면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아스 대륙으로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 중에는 원작 드라마에서 보았던 인물이나 게임에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부모를 잃은 비극적 사고에는 음모와 진실이 숨겨져 있었고 이것을 파헤치는 것이 게임의 주요 줄거리다. 넷마블은 수백 개의 연출 컷씬으로 몰입감 높은 플레이를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스달 연대기>에는 3개의 세력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아스달과 아고 양대 세력은 물론, 무법 세력이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처음에는 무법세력의 용병으로 활동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복수를 위한 모험을 하다가 어느 한 세력을 골라서 플레이하게 된다. 시스템상으로 무법 세력은 아스달과 아고가 일정 부분 성장한 이후 등장하게 되며, 이때 플레이어가 자신의 소속을 옮기는 방식이다.
<아스달 연대기>는 오픈월드 게임을 추구한다. 넷마블은 "태고의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아스 대륙에서 원작 드라마의 방대한 세계관과 디테일한 설정에 게임 고유의 설정을 더해 독자적인 세계로 확장시켰다"고 설명했다. 게임 속 여러 공간들은 차별화된 설정을 지니고 있다. 플레이어는 여러 공간에서 벌목하고, 약초를 캐고, 낚시를 하거나 요리를 할 수도 있다.
아스달과 아고 세력은 '총세력장'을 같은 세력원의 투표를 통해서 선출한다. 넷마블이 자랑하는 <아스달 연대기>만의 특장점이다.
세력 내 상위 유저 5명이 후보로 선정되며, 세력별로 공약을 내세워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하게 된다. 상위 세력들은 5인의 후보를 내보낼 수 있으며, 당선된 총세력장은 척살령과 집계령, 경비령 등을 내릴 수 있다. 스탯 버프를 받는 집무실과 거래소의 세금도 획득할 수 있다. 투표권은 일정 세력을 갖추어야만 얻을 수 있으며,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표를 가져갈 수 있다.
참고로 <아스달 연대기>에는 거래소가 등장하며, 이곳에서 원하는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다.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무법세력은 넷마블과 스튜디오드래곤의 각색에 의해 재창조됐다. 앞서 짧게 살펴봤듯 무법세력은 자신들의 세력을 숨기고 두 세력의 전투를 부추기는 용병 집단으로 론칭 이후 특정 시점에 개방된다.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두 세력 중 어느 곳을 지지할지 선택할 수 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과 승리의 재미 속에서 세력 전쟁을 펼쳐 보이겠다는 것이 넷마블의 의도이다.
이용자는 3개 세력의 미션을 수행하고 몬스터와 타 유저를 처치하며 세력에 기여하는 점수 획득하고, 등급에 따라 보상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신의 속한 세력의 점수를 위해 협력해야 하며, 무법세력은 두 세력 중 한 곳의 용병으로 붙을 수 있다. 용병 시스템은 무법세력의 고유 기능이다. 무법세력을 이끄는 '무법왕'은 투표 없이 세력 내 기여 점수 1위가 자동으로 등극된다.
이를 통해 권력을 얻기 위한 연맹 간 협력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다양한 커뮤니티가 발생하도록 하는 게 넷마블의 목표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MMORPG는 대형길드만 살아남는 방식이었다면, <아스달 연대기>는 무소과금 이용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이용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게임 즐기도록 방향을 잡아 나간다. 중소 연맹과 대형 연맹에게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고, 총세력장은 세력원들을 보호하면서 상호보완적 윈-윈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기획의도이다.
MMORPG의 길드에 해당하는 연맹은 자기만의 영지를 보유할 수 있다. 영지를 발전시키면 다양한 버프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영지에는 레벨이 나뉘어져 있는데 상위 영지를 얻기 위한 연맹 간 경쟁 또한 발생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여러 마을과 지역을 오가지만, 어떤 장소는 입장하기 위해 제약을 풀어야 한다. 다른 이들과 힘을 합쳐 건물을 짓거나 새로운 다리를 짓는 퀘스트가 부여된다.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한 번 지어지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건축물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 다시 지어야 하는 건축물도 있다. 무너진 재단이나 항구를 복구하면 특수 퀘스트가 발동하는데 일련의 콘텐츠를 '역사의 서'라고 부른다. 플레이어간 협동을 통해 무거진 다리와 관문을 새로 짓는 방식이다.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면 소속 세력에 '기여도'가 쌓이게 된다.
또 게임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환경이 반영된다. 낮과 밤, 날씨가 바뀌며 지역에 따라 열대, 냉대, 온대 등의 기후가 구분된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 성장이나 아이템 파밍 같은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가 올 때만 등장하는 몬스터나 채집물 등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파밍할 때 고려의 대상이 된다. 냉대에서는 따뜻한 옷과 음식을 갖춰야 하고, 열대에서는 얇은 옷과 시원한 음식을 갖춰야 한다.
백화령 고개는 온대 기후의 무성한 숲과 급류가 흐르는 협곡 지형이다. 플레이어는 정식 용병이 되기 위해서 이곳을 넘어 아스 대륙의 중심부로 진입하게 된다. 아스달 마을은 청동 기술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문명을 자랑한다. 대흑벽 서부는 아스달과 이아르크를 가르는 곳으로 게임 스토리 초반부의 중요한 공간으로 등장한다. 아고마을은 이나이신기의 재림 아래 하나가 된 아고들의 씨족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스토리는 이런 곳을 두루 탐험하며 진행된다.
아스 대륙에서는 갈고리를 걸어 높은 곳을 오르는 갈고리 이동이 가능하다. 특정 장소에는 희귀한 보물이 들어있는 상자가 존재한다. 보물상자를 열거나 희귀채집물을 모으면 각 지역마다 '풍족도'가 오른다. 이 풍족도를 통해서 득템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획득한 자원을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기능 또한 지원한다.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멀티클래스 게임이다. 하나의 캐릭터는 두 개의 클래스를 가진다. 플레이어는 주직업+부직업 형태로 클래스를 꾸릴 수 있다. 전투 중 주직업과 부직업을 교체할 수 있으며, 주직업의 스킬에는 부직업의 공용스킬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 부직업의 패시브 스킬을 함께 적용받게 된다.
예를 들어 전사를 주직업으로 하고 부직업을 궁수로 할 경우, 궁수의 공용스킬인 후방이동을 활용해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사 주직업, 사제 부직업을 할 경우 회복을 활용해 생존력이 극대화된 탱커를 만들 수도 있다. 론칭 시점에는 전사, 사제, 궁수, 투사 4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이후 무녀 성격의 캐릭터 '당그리' 등의 신규 클래스가 일정 시기마다 추가될 예정이다.
전사는 다양한 방어스킬을 바탕으로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내고 전투에서 아군을 보호하는 탱커 클래스다. 사제는 높은 치유 능력으로 아군의 체력을 회복하고 죽은 자를 부활시킬 수도 있다. 궁수는 긴 사거리와 기동력을 지녔으며 먼 거리에서 강력한 공격을 쏟아낸다. 투사는 강력한 연속 공격으로 주변의 적들에게 묵직한 딜을 쏟아내는 광역 딜러다.
게임에는 공용 장비인 장신구와 무기, 방어구류가 있다. 무기와 방어구는 직업별로 차별화되는데, 방어구는 경갑, 중갑, 천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전사와 투사 클래스는 같은 중갑 방어구를 사용한다. 편의를 위해 전사와 투사를 주/부직업으로 고를 수 있지만, 두 클래스 사이에 겹치는 스킬이 있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부직업으로 고르는 플레이가 권장될 것으로 보인다.
직업별 역할 수행은 파티 플레이를 통해서 강조된다. 보스 콘텐츠 공략의 경우, 딜링, 탱킹, 힐링 같은 직업별 역할이 필요하다. 보스의 핵심스킬은 파티원이 함께하는 협동기를 통해서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속성던전은 몬스터의 속성에 강점을 가지는 속성을 가지고 공략하면 추가 보상을 노릴 수 있다. 이밖에 보스 몬스터에 올라타거나 QTE를 통해 방어하는 패턴 등이 제공된다.
제작진은 피지컬보다는 역할별로 전략적인 공략이 두드러지는 플레이 경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션을 가미하기 위해서 필드보스나 파티던전, 세력전 같은 중요 콘텐츠의 경우에는 후방 공격에 더 많은 대미지를 판정한다. 장현진 PD는 "스킬을 아껴놨다가 기절이 뜨면, 몰아치는 상태로 중요한 부분에 조작을 개입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이야기했다.
세력전은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3개 세력의 대규모 전투다. 시간에 따라 특정 지역에 '젠'되는 필드 보스는 세력, 연맹 단위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 최고의 보상을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파티던전은 자신의 역할과 기믹을 수행해야만 클리어할 수 있다. 4인이 탱-딜-힐의 조화를 맞춰 전투에 임해야 한다. <아스달 연대기>에는 갈고리를 활용해서 시간에 맞춰 갈고리를 사용해 보스를 무력화하는 기믹 등이 도입된다.
<아스달 연대기>에는 '정령'과 '탑승물'을 확률형 상품으로 준비된다. 정승환 사업본부장은 "과금 외에도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며, "생색내기 일회성 제공이 되지 않도록 꾸준하고 충분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캐릭터 의상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주로 획득할 수 있지만, 계절성 이벤트 복장은 판매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복장은 뽑기 아이템이 아닌 정가로 판매될 예정이다.
게임에 컬렉션은 존재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특정 조합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아이템 등록에 따른 보상을 주는 일명 '컬렉션' 시스템은 존재한다. '필경관'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를 통해 얻는 장비나 아이템을 등록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치명, 방어력 등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주요 능력치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확률형 아이템인 정령과 탑승물의 경우 특정 조합에 따른 도감 효과는 없으며, 보유 갯수에 따른 효과만 존재한다.
정 본부장은 "BM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스달 연대기의 방향이 아니다"라며,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충분한 혜택과 만족도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넷마블은 이용자들과도 성과를 나누기 위한 이용자 환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소수에게만 성과가 돌아가는 것이 아닌 게임의 재미와 성장에 기여하는 이용자들에게 성과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세력을 이끄는 총세력장, 정치적 활동의 핵심인 투표에 참여하는 이용자, 연맹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연맹장과 연맹원 등에게 성과를 나누는 형태다.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의 흥행을 위해 크리에이터 후원을 운영한다. 정 본부장은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에 대해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분들이 게임에 흥행감을 주고, 가이드로 역할하고 게임에서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이 그분들에게 직업이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후원을 드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