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 게임 플레이 시간의 77%는 출시한 지 3년 이상 된 게임이 차지했다. 출시 3년 미만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게임이 61%를 차지했다. 신생 IP가 통과해야 하는 관문은 매우 좁다.
그렇다면 새로운 게임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미국 스퀘어에닉스의 전 CEO 마이크 피셔(Mike Fisher)는 게임인더스트리(GamesIndustry)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게임이 성공한 것은, 그 게임이 훌륭하기 때문이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다만 게임이 실패하는 것은 잘못된 마케팅 때문이다. 개발자의 비전 외에도 실제 시장의 기회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게임의 창의적인 잠재력을 완전히 달성할 수 있다."
마이크 피셔 교수
피셔는 현재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 및 게임학 겸임 조교수를 맡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인디게임과 AAA 게임 중간에 있는 타이틀이다. 즉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의 호응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종류의 게임이다.
피셔는 게임 패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와 같은 구독 서비스가 신규 IP 타이틀의 흥행을 도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전에는 라디오를 통해 접했던 음악을 이제 스포티파이로 찾는 것처럼,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게임을 홍보하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흥행 공식'을 따른 대표적인 타이틀로 2015년 출시된 <로켓 리그>를 지목한다. <로켓 리그>는 마개조한 RC카를 조종해 축구를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가입자 대상 무료 게임으로 제공되어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는 완전 무료 서비스 중이다.
이후로도 <하이 파이 러시>나 <씨 오브 스타즈>와 같은 신규 IP 게임들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을 맞았고 작지 않은 성과를 냈다. <P의 거짓> 또한 마찬가지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진 않았지만, 시장의 틈새를 파고 들어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선 <데이브 더 다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피셔는 미국 스퀘어에닉스 CEO 시절에 대해 "대부분의 개발자가 비즈니스 지향적이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강단에 선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업계의 비즈니스 역학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