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계연도 내에 닌텐도 스위치 후속 기기에 관해 공지하겠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사장의 말이다. 닌텐도 회계연도는 매해 3월에 끝난다. 늦어도 2025년 3월에는 스위치 후속 기기(이하 ‘스위치 2’)에 관련된 세부 사항이 시장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가 그간의 공식 입장에서 스위치 2에 대해 ‘준비중’이라는 상투적 표현으로만 일관해왔던 것에 비해, 이번 공표는 첫 가시적 계획인 만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간 여러 하드웨어 매체가 앞다투어 다뤄왔던 기기의 ‘스펙’ 관련 루머도 한 번쯤 돌아볼 만한 시점이다. 그중 눈에 띄는 예측들을 모아봤다.
기기의 핵심인 파운드리에 관해서는 삼성이 제작한 엔비디아 테그라(Tegra) 칩셋 사용이 가장 유력한 루머로 여겨지고 있다. 테그라는 엔비디아의 SoC(System on a Chip)브랜드다.
먼저 모바일 업계의 정확한 유출 정보를 몇 차례 온라인에 공개한 적 있는 한국 트위터 유저 @OreXda는 지난해 3월 21일 스위치 후속 기기가 삼성 5nm 5LPP 공정 기술을 이용한 엔비디아 테그라 칩셋을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같은해 9월에는 다수의 외신이 조금 다른 관측을 내놓았다. 이들은 삼성전자 7LPH 공정으로 제조한 엔비디아 테그라 시리즈 T239가 스위치2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T239는 Ampere GPU 아키텍처와 Arm Cortex A78 코어 8개를 사용하는 모델이다. 이 경우 스위치 2는 DLSS 2.0 업스케일링, DLSS 3.5 레이트레이싱 향상 등 최신 렌더링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국내 복수 매체들은 최근 업계를 인용, 스위치 후속기기의 메모리 역시 삼성 제품이 채택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초당 최대 1.4GB/s 데이터전송 속도를 갖춘 삼성 5세대 V-낸드플래시 메모리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디스플레이에 관해서는 몇 가지 예측이 상충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후속 기기가 OLED를 채택할 것으로 내다보는 중이다. 이미 구버전 스위치 역시 OLED 버전을 별도 출시한 바 있으며, 스팀덱 등 경쟁 기기들 역시 점차 LCD가 아닌 OLED를 탑재하는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업계 루머를 자주 전달해 온 유튜브 크리에이터 ‘네이트더헤이트’(NateTheHate)는, 스위치 후속 기기가 8인치 크기의 LCD 패널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동조하고 나선 것은 해외 게임매체 VGC다. 이들은 닌텐도 차세대 기기에 대해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닌텐도가 제작 단가 절감을 위해 LCD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같은 기사에서 닌텐도의 출시 시기 역시 기존 예견됐던 2024년 전반기가 아닌 2024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지금의 정황에 비교적 잘 들어맞는다.
한편 국내 매체들은 업계를 인용해 닌텐도 2 디스플레이에 삼성 패널이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일경제의 4월 25일 기사에 따르면 닌텐도는 중국 BOE 패널과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 중 고민 끝 삼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닌텐도가 가격 부담에 따라 LCD를 우선 출시하기로 할 경우 중국 패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스페인 매체 ‘반달’(Vandal)은 스위치2에 사용될 새로운 조이콘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예측을 전했다. 반달은 기존 스위치 기기의 ‘OLED 버전’ 출시 소식을 사전에 예견했던 매체인 만큼 이번 예측도 눈여겨 볼 만하다.
먼저 새로운 조이콘은 자석을 이용해 본체에 부착될 예정이다. 기존 버전의 조이콘은 레일형 고정장치를 이용해 기기에 부착되는 형태였기 때문에, 예측이 사실일 경우 탈부착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또한 이전 스위치 모델의 조이콘은 스위치2에 호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 별도 구매할 수 있는 스위치용 컨트롤러 ‘스위치 프로’의 경우 스위치2와 호환될 예정이라고 적었다. ‘스위치 프로’가 7만 원 대의 만만치 않은 가격임을 고려할 때, 기존 구매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한편 중국의 컨트롤러 제조업체 ‘모바패드’ 역시 4월 말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체 입수한 스위치 2 루머를 전하면서 새 조이콘에 대한 예측을 내놓았다.
‘반달’과 마찬가지로 모바패드 역시 신형 조이콘은 자석으로 본체에 부착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것이 영구자석이 아닌 전자석 방식일 것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예측도 함께 전했다.
또한 신형 조이콘은 기존대비 규격이 커졌고, SL, SR 버튼이 금속 재질로 변경된다. 마지막으로 L, ZL, R, ZR 등 범퍼 버튼에 더하여 양쪽 컨트롤러 측면에 새로운 버튼이 더해질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했다.
이전 세대 기기의 소프트웨어를 새 기기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하위호환’ 기능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이 제시된다.
우선 앞서 언급된 ‘모바패드’는 스위치 2의 카트리지 슬롯이 기존 스위치 타이틀의 게임 카트리지와 호환된다며, 이것이 기존 물리 패키지 및 디지털 게임들과의 하위 호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게임 기자 겸 콘텐츠 크리에이터 ‘PH 브라질’ 역시 지난 2월 자신의 <포켓몬> 관련 팟캐스트에서 유사한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PH 브라질은 이전에도 닌텐도 및 닌텐도 파트너사의 행보를 사전에 정확히 예견한 적 있다.
그는 스위치 2가 하위호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개발사들이 새 기기에 맞춰 자사의 기존 스위치 타이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닌텐도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스위치 성능에 맞춰 본래의 퀄리티를 포기했던 서드파티 이식작 타이들 중 일부가 품질 업그레이드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