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공개된 네오위즈의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이하 스컬)은 최약체 해골이 되어 벌이는 반전 플레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곳곳에서 획득하는 '머리(해골)'를 교체해 그 캐릭터로 변신, 여러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한다는 점은 매우 신선했다.
로그라이트 액션 장르인 <스컬>은 얼리 억세스 출시 한달 만에 판매량 10만 장을 돌파하며 게임성을 입증받았다. 지난 30일간 유저 94%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 1,100% 달성을 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가능성은 예견되기도 했다.
이후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는 약 10개월간 밸런스 작업 및 콘텐츠 업데이트를 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UI, UX부터 신규 캐릭터(해골), 기능까지 새로운 것들이 다수 선보여졌다. 21일 PC 스팀 출시를 앞둔 <스컬>의 달라진 점을 미리 체험해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게임의 핵심 재미도, 완성도도 높였다
서두에서 얘기했듯, 이 글은 정식 버전으로 선보이며 달라진 점을 체험한 소감을 다루고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이나 구성은 이전 얼리 억세스 때 작성한 체험기를 참고 바란다.
※ 관련기사
<스컬>의 얼리 억세스 버전이 게임의 핵심 기능, 재미를 담은 액기스라면, 론칭 버전으로 거듭난 <스컬>은 이러한 액기스가 잘 포장된 하나의 완성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테스트 당시에 없던 스토리가 부여돼, 주인공이 영웅들과 맞서야 하는 이유를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적들이 대화창으로 종종 감정표현을 하기도 한다. 튜토리얼이 끝나고 나면 마석을 여유 있게 지급해 초반부터 여러 특성을 부여할 수 있다. 초반 진입 장벽을 완화시키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얼리 억세스 초기 버전에서는 맵에서 유저가 성장할 수 있는 요소는 극히 드물어, 원만한 전투를 위해서는 많은 실패(죽음)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론칭 버전을 앞두면서, 그리고 현재 버전에서는 여러 완충장치를 마련해 유저가 좀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옥에 갖힌 NPC를 구출해 버프를 얻거나, 맵에서 다른 맵으로 넘어갈 때, 게이트 앞에서 무작위 상자가 지급된다거나.
확실히, 비교적 초반 진입이나 전투는 얼리 억세스 단계에 비해 수월한 느낌이다. 개발자 노트에서 초반 챕터일수록 맵 개수가 적어져, 전반적으로 플레이 템포도 빨라진 느낌이다.
그러나 보스는 그에 비례해 난이도가 상승 조절된 느낌이다. 중간에 등장하는 모험가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스킬이 더해졌으며, 체력 게이지 1개로 전투를 벌였던 첫 챕터 보스 '위그드라실'은 론칭 버전에서 폭주 전/후로 2개 페이즈로 나누어 공격하는 방식으로 조절됐다. 성장 편의는 충분히 마련하되, 실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부분을 분명히 했다.
# 50종으로 늘어난 해골, 성능과 플레이 스타일이 보다 다양해졌다
그중 가장 큰 변화라면 바로 좀 더 많은 종류의 해골이 추가됐다는 것을 들 수 있다. 20여 종으로 시작한 해골은 론칭 버전에서 50종으로 늘어났다. 일반부터 레어, 유니크, 레전더리까지 여러 등급으로 나뉘며, 같은 해골이라도 보유한 스킬이 다르다. 여전히 좋은 해골을 얻는 것은 유저의 운에 달려 있다.
'대마도사'부터 '그림리퍼'까지 다양한 해골이 무작위로 등장한다. 당연히 등급에 따라 해골의 위력도 다르다. 레전더리 등급이야 최고 등급인 만큼 좋은 성능은 당연한 것이지만, 꼭 레전더리가 아니어도 레어나 유니크 등급도 성능 좋은 해골이 제법 많다.
전반적으로 성능이 좋아진 만큼 꼭 높은 등급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도 제법 줄었다. 또 2개의 해골을 획득, 교대하며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만큼 많아진 해골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선택하는가도 관건이다. 물론, 원하는 (좋은) 해골이 바라는 대로 나와줘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강력한 성능의 해골이 등장하면 일단 기분은 좋지만 이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잘 피하고, 때려야 한다. 그래야 오래 살아남고 계속 획득한 해골을 플레이 할 수 있다. 게임 오버를 해도 마석과 특성은 유지되나, 획득한 해골은 사라진다. 아깝지만, 로그라이트 특징상 어쩔 수 없다.
# 맵의 레벨 디자인부터 성장을 위한 완충장치까지
그 밖에, 맵의 레벨 디자인이나 구성도 제법 바뀐 느낌이다. 맵은 구성의 변화도 거치면서, 버섯 모양의 점프대 같은 새로운 장치도 추가됐다.
앞서 얘기한, 맵을 클리어하고 다른 맵으로 넘어가기 전 지급되는 상자는 꽤 긍정적인 기능으로 보여진다. 골드부터 아이템, 해골까지 무작위 지급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부여받는다.
클리어 후에는 게이트가 1개 또는 2개 나타나는데, 두 게이트마다 난이도나 그에 따른 보상이 다르게 지급되므로, 자신의 수준에 맞게 도전, 보상을 지급하는 것도 노려볼 수 있다.
기존에 제법 많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던 능력치가 단순하게 바뀐 점, 그리고 정수로 인해 발생하는 공격 효과도 성장에 따라 강해져 한 층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이템 보유 한도도 늘어나, 획득하는 아이템을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했던 경우도 줄어들었다.
# 강력한 해골을 더욱 강하게, 새롭게 추가된 '각성' 시스템
<스컬> 론칭 버전에서는 여러 해골을 얻으면서 동시에 경험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바로 '각성'이다.
각성은 단어 뜻 그대로 유저가 보유한 스컬을 상위 등급으로 올려주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자에서 드롭하는 해골을 파괴하면 등급에 따라 일정량의 뼛조각을 얻게 되며, 모험가를 처치한 뒤 나타나는 NPC 아라크네에게 가져가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각성시키기 위한 조건이 제법 까다로워 보인다. 해골을 각성시키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십 개부터 많게는 100개까지의 뼛조각이 필요하다. 높은 등급의 해골을 보유한 만큼, 각성 역시 매우 어렵다는 뜻. 태초 성능이 뛰어난 만큼 이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다만, 뼛조각은 죽으면 골드, 보유한 해골과 마찬가지로 사라져 다시 처음부터 모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다회차 플레이, 혹은 높은 난이도의 게이트로 가서 높은 등급의 해골을 발견하면 뼛조각을 얻을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사망 시 사라지는 것은 각성의 접근 난이도 자체를 아예 높여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다크소울> 처럼 다시 맵에 갔을 때 소울을 획득할 수는 없더라도(맵 자체가 랜덤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사망 시 마을에 왔을 때 일정 뼛조각을 땅바닥에서 회수하거나 혹은 NPC 연출을 통해 획득한 뼛조각 중 일정 퍼센트를 보존시켜주는 등 어느 정도의 절충안은 내놓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순조로운 준비, 앞으로 운영이 중요하다
작년 초 첫 공개 후 깊은 인상을 남겼던 <스컬>은 그간 얼리 억세스 기간 동안 완성도를 충분히 높여 론칭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개인적으로는 테스트 때보다 정말 만족스러운 구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50종의 해골을 공개하며 각양각색의 매력(플레이)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듯, 사우스포게임즈는 론칭 이후 해골과 더불어 각종 콘텐츠, 그리고 <데드셀>을 통해 훌륭히 보여준 타 IP와의 컬래버레이션, 스토리 업데이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보여줄 일만 남았다.
얼리 억세스 체험기 말미에 남긴 의견과 같이, 이번에도 <스컬>의 전반적인 구성은 만족스럽다. 이제 론칭을 시작하는 만큼, 앞으로 채워나갈 콘텐츠가 관건이다. <스컬>이 보여줄 성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