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force)로 커서를 움직이는 것과 같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자사의 ‘뇌 이식 칩’ N1의 실제 사용 모습을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방송했다.
N1은 뇌를 사용해 무선으로 전자기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다. N1 이전에도 몇몇 연구 기관에서 BCI를 개발하고 실험해 온 바 있다.
3월 21일 이뤄진 뉴럴링크 방송에는 지난 1월 인간 최초로 N1 칩을 이식받은 임상시험 환자 ‘놀란 아르보’와 뉴럴링크 측 엔지니어가 함께 출연했다. 이날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아르보는 자신이 8년 전 다이빙 사고로 인해 4, 5번 경추에 손상을 입었으며, 현재 사지 마비 상태라고 밝혔다.
영상에서 아르보는 생각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음악을 끄거나 체스 게임을 진행하는 등, 랩톱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르보는 자신이 어떤 원리로 커서를 움직이는 지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움직임의 종류를 크게 ‘시도형(attempeted) 움직임’과 ‘상상형(imaginary) 움직임’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식 초기에는 시도형 움직임, 즉, 신체를 움직이려는 생각을 통해 기기를 조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Neuralink 엑스 계정)
이어 “이후에는 점차 상상형 움직임으로 넘어갔다. 즉, 직관적으로 커서를 바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마치 포스(force)로 커서를 움직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포스’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초능력으로, 포스 사용자는 원거리의 물체를 정신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덕분에 예전에는 어려웠던 장시간 게임플레이도 편하게 누릴 수 있게 됐다. 아르보는 “최근에 <문명 6>을 8시간 정도 플레이했다”며 “원래는 부모님이 도와주셔야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럴링크의 N1 이식 임상시험은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먼저 내부고발에 의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뉴럴링크가 무리한 실험으로 수백 마리 동물을 희생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미국 농무부는 2019년 보고된 ‘애니멀 11’ 사망 사건을 제외하고는 동물 실험 관련 규정이 지켜졌다는 조사 결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과거 뉴럴링크의 동물 실험 관련 기록에서 중요한 누락 사항을 발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FDA는 해당 사실과 별개로 뉴럴링크가 인간 임상시험 승인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고 해명했으나, 여전히 인간 대상 실험 이전에 더 철저한 조사가 필요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 Neuralink (@neuralink) March 20,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