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자상거래법 개정은 지난 1월 30일 진행된 민생토론회 발표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정부는 해외 게임사에 이용자 보호의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국내 대리인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정안의 요지는 ①해외 사업자에 대한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화와 ②동의의결제도 도입, 크게 두 가지다.
게임이용자 보호를 위한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 민생토론회 주요 내용
①해외 사업자에 대한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화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앞으로는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 사업자라 하더라도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국내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국내대리인은 법 위반 행위 조사와 관련된 자료 제출의 주체 및 문서 송달의 대상이 된다. 이를 통해 최근 게임법 개정안 발효에 따라 불거진 국내 게임사 역차별 논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대리인은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있는 자로 한정되며, 이용자가 이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해외 사업자의 사이트에 국내대리인의 명칭,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내대리인 지정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내대리인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해당 국내대리인을 지정한 해외사업자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 해당 사업자에게 시정조치 및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는 비교적 큰 규모의 해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먹튀' 논란의 주 대상이 되고 있는 영세 해외사업자의 경우 게임아이템 환불전담창구 운영 여부가 게임의 신뢰성 판단에 있어 보충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②동의의결제도 도입
이용자가 사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었을 때, 전체 피해액이 상당한 규모이더라도 개개인이 소송과 같은 법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동의의결제도 도입은 이러한 소액 피해도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동의의결제도란 사업자의 신청에 따라 공정위의 심의절차를 중단하고 사업자가 마련한 시정방안을 의결하는 제도다.
사업자가 동의의결을 신청하면, 공정위는 심의절차에 있는 행위가 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에 예상되는 시정조치와 균형을 이루고 거래질서 회복 및 소비자 보호 등의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동의의결을 하게 된다. 피해자가 직접 별도 소송을 진행하지 않아도 직접 게임사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당 기간동안 동의의결 미이행할 시에는 동의의결이 이행되거나 취소되기 전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여 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국내 주소·영업소 보유 여부와 무관히 사업자가 소비자 불만 및 분쟁 해결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특히 기존에 법률 대리인 등을 선임한 해외 사업자라 하더라도 이번 국내대리인 지정을 통해 소비자 불만 및 분쟁 해결 등 의무를 전담하게 됨으로써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업자의 기만 행위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동의의결제도 도입을 통해 개별 소비자가 소송 제기 없이 사업자로부터 신속하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