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단 하나 뿐인 실험 게임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OOI)가 오는 10월 26일 (토)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2층에서 열립니다.
올해는 <벡트로놈>, <인피니트 칠드런>을 비롯해 5종의 게임이 공식선정작으로 뽑혔는데요. 페스티벌 현장에서는 선정작의 오프라인 쇼케이스, 직접 플레이와 직접 교류 행사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OOI에서는 ‘Out Of Arcade’ 라는 제목으로 대안 컨트롤러 게임들을 모은 초대 전시가 함께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디스이즈게임에서 아웃 오브 인덱스의 오거나이저들이 공식선정작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첫 번째 타자는 '디스크 조각 모음'이 생각나는 추억여행을 그린 게임 <다시 만난 오징어>를 만든 정두현입니다.
이 연재는 아웃 오브 인덱스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 편집자 주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혹시 이 작품을 함께 만든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 소개도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다시 만난 오징어를 만든 정두현입니다. 게임 ‘다시 만난 오징어’와 게임에 들어가는 엔딩곡 ‘Not Sorry’,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하나의 세트로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다시 만난 오징어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본인 외에 다른 제작인원은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처음이 궁금합니다.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나요?
건강상의 이유로 몇 년동안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행이 올해 몸이 회복되어 인생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 특별한 삶을 산것은 아니였지만 살아왔던 작은 추억들이 나를 만들어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추억들이 그 사람을 만들어왔다면, 그 사람도 추억으로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를 게임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게임 내에서 주인공 ‘하세상’은 자신이 진짜 ‘하세상’이라는 것을 추억을 연결하여 증명해내야합니다.
이 실험의 성공 여부를 스스로 평가해주실래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도 알려주세요.
이 게임은 내적동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팠던 몸이 비로써 회복되었지만 아직 정신은 활기찬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나에대해서 이야기하므로써 스스로에게 힘이되고 싶었습니다.
나를 위해 시작했지만, 게임을 만들어가며 ‘플레이어들은 재미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하고 있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저만을 위해 만들었다면 하지않을 생각이였습니다. 결국 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입니다. ‘난 여기 잘 살아있어. 걱정말라구!.’ 같은 신호랄까요. 개구리 울음 소리나 반딧불 불빛 같은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을 플레이어에게 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입니다. 저의 내적동기나 이 게임 자체가 지니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재미’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이 실험의 성공여부는 ‘유저가 재미있게 플레이했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웃오브인덱스를 통해 유저들의 반응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또한 게임은 저의 홈페이지에 무료로 업로드 할 계획입니다. 많은 유저분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본 후에 이 실험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고 싶습니다.
혹시 게임 속 ‘하세상’이 개발자 본인인가요? 게임 속 소재들을 선정할 때 아무래도 개인적 경험이 주효 했을 것 같은데, 개인의 삶을 게임으로 풀어낸 소회가 궁금합니다. '개인적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적어도 한국에서는 흔한 시도가 아니거든요.
이 게임을 만들기 시작할 때 제 기억 속에서 게임에 사용될 에피소드들을 뽑아봤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하듯이 적어내려가다 보니 100개도 넘게 모였습니다.
어렸을 때 게임을 많이했던 이유로 게임 타이틀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해당 게임을 해본 사람은 재미있게 듣겠지만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전혀 흥미롭지 않기에 많은 이야기들을 도려냈습니다. 덤으로 내 추억의 많은 부분들이 게임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아서 재미있었습니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추억은 주로 어린시절에 모여있었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야기할만한 에피소드들이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처럼 매일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에피소드가 특수해 유저들이 공감할 수 없는 추억은 비슷한 이야기들로 각색했습니다. 따라서 ‘하세상’은 개발자인 ‘정두현’이 아닙니다. ‘90% 정두현’ 정도라고 하면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이됩니다만 ‘90% 정두현’은 더 이상 ‘정두현’이 아니니까요. 게임을 만들기 시작할 때는 ‘하세상’과 ‘정두현’은 동일 인물이였지만,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하세상’은 ‘정두현’을 떠나 별개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그것이 훨씬 제 마음을 편하고 자유스럽게 합니다. 유저들이 제 일기장이 아닌 제 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을 플레이하기를 원합니다.
/ 인터뷰 진행: 루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