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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스페인 공대 삼총사, 일본 호러 게임을 한국에 들고 오다

[연재] 멜봇 스튜디오 백장미 대표의 스페인 게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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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미(백장미) 2020-10-30 10:17:39

BIC 페스티벌은 스페인 인디 개발자에게 꽤 인지도가 높은 이벤트다. 해마다 여러 참가자가 핑계 삼아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는 못하고 온라인으로 참가한 스페인 인디 개발사를 소개한다.   

 

똑 부러지는 디자인 담당 라우라, 게임 이야기를 할 때 눈에서 빛이 나는 프로그래머 길롐, 그리고 그 둘을 자랑스럽게 쳐다보는 아티스트 이반. 이렇게 세 친구들이 뭉쳐서 작년에 설립한 개발사가 '엔드플레임' 이다. 공대 친구인 이 세 명은 <이카이>라는 게임을 개발하려 뭉쳤다. <이카이>는 심리 호러 PC 게임이다. 게임은 일본 공포 영화의 느낌을 준다.

 

그러니까 스페인 공대 친구들이 일본풍 호러 게임을 한국의 인디 게임쇼에 출품한 것이다. 나는 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어리고 청순한 친구들이 하필 공포 게임을 만들지?"라는 의문을 품게 되어서 여러 번 물어보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이반
길롐
라우라




# 왜 스페인 개발자들이 일본 호러 게임을?

<이카이>(IKAI, 異界)는 1인칭 공포 게임이다. 일본 민간에서 전해져오는 어두운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플레이어는 무녀가 되어 각종 공포 현상에 마주하게 된다. 고전적인 심리 공포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기에 플레이어는 쉴 새 없이 도망다니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글보다 트레일러가 훨씬 설명을 잘 해줄 것이다.

 



왜 스페인 출신의 개발자가 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이 사람들은 일본 문화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이들은 진지한 자세로 세밀한 연구 과정을 거쳤다고 답변했다.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소품, 의자 하나도 모두 조사를 거쳐 집어넣은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이들은 데모를 플레이한 일본 게이머에게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아주 정중하게 게임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에도 시대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고 한다. 게임에 나오는 건물의 붉은색을 조금 더 우디(woody)한 톤으로 각색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에도 시대에는 나무에 그런 색을 입히지 않았다는 보충 설명도 담겨있었다.

 

개발진 중 라우라는 6년 동안 일본어를 학습 중이다. 게임 속 일본어가 얼마나 정확한지에 대해 일본어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게임에 들어간 한자체도 실제 에도 시대에 사용된 글씨체라고 한다. 실제로 서예는 <이카이>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문화적으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모양새다.

 

<이카이>의 주요 타겟은 유럽과, 북미, 일본 게이머들이라고 한다. 정작 <이카이>는 스페인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세 사람은 소재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것 같았다.

 

 

 

 

# BIC가 선택한 공포의 사운드


주인공 나오코는 무녀다. 무슨 사연이 있어 여사제가 되었는지는 게임을 하다 보면 알 수 있다고. 혼자 신사를 지키는 나오코는 구천을 떠도는 귀신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플레이어는 신사에서 만나는 귀신들과 관련된 물건들을 재배치하고, 부적을 사용해 한을 풀어주게 된다. 공포 장르의 목적인 '깜놀'을 플레이어들이 만끽할 수 있도록 간단한 게임 플레이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게임은 굉장히 느린 흐름으로 진행된다. 

 

어두침침한 신사에서 언제 어디선가 뭔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아 몸이 굳는다. 여느 호러 어드벤처 장르와 비슷하게 1인칭으로 진행되는데, '깜놀'을 유발하는 오브젝트를 피하기 위해 긴장한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그렇지만 뭔가를 찾아내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기 떄문에 계속 두리번거려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왜 주인공 나오코는 혼자 신사를 지킬까? 귀신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걸까? <이카이>의 귀신은 모두가 악령은 아니다. 개중에는 애처로움을 유발하는 캐릭터도 있었다.

 



개발진은 기존에 있는 미국식 좀비나 슈팅 또는 공상 호러 말고 아직 생소한 일본 호러를 개발하고 싶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카이>는 지난 BIC에서 베스트 오디오 상을 수상했다. 내가 다 자랑스러워진다. 아무튼 이 게임 오디오는 진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 내년 스팀 출시 예정, 퍼블리셔 찾는 중!

<이카이>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스팀에서 데모를 다운받아 해볼 수 있다. 스팀에서 위시리스트에 포함 해주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니, 호러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은 꼭 방문해서 '찜'을 눌러주시길. 제작진은 현재 투자자 또는 퍼블리셔를 찾는 중이라고 한다. 관심이 있다면 연락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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