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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복붙만 잘 해도 해커가 되는 기분? 쉬운 게 장점인 해킹 게임

매우 긍정적 평가 받고 있는 '어나니머스 해커 시뮬레이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9-13 18:35:45

선수 입장.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마무리 엔터를 누르면 화면에서 해킹이 촤라락 진행되는 모습.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도 익히 봤던 장면인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해보고 싶어하는 로망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어나니머스 해커 시뮬레이터: 프롤로그>는 스팀 리뷰 723개 중 90%가 긍정적인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프롤로그는 현재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고 본편은 2023년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본편 구매를 고려할 정도로 프롤로그는 매력적이었을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프롤로그부터 장점과 단점이 정말 명확한 게임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해킹 게임이었을까?




# 답은 문제 안에 있다? 복붙이 생명

'나는 컴알못이라 해킹은 너무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두시라. 이 게임 겉모습과 다르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다. 미션이 주어지면 화면 우측에 해야 할 일이 여러 단계에 걸쳐 표시되며, 플레이어는 그 지시사항만 따라가도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다.


코드를 넣는 방식도 지시사항에 표시된 send, upload 등의 코드 머릿말만 터미널 창에 넣으면 아래쪽에 코드 전문 예시가 표시된다. 그 자리에 알맞은 IP나 파일명을 복사하고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 컴퓨터에 없던 파일은 해킹을 해서 얻은 돈으로 구매하거나, 이메일로 넘겨받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디바이스, 계정 등에서 훔쳐오기도 한다. 


번역기를 사용한 듯 하지만 한국어 지원도 되니 미션을 따라가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다. 프롤로그를 기준으로 한 차례 지시사항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느껴져, 영어 버전을 확인해보니 번역의 문제임을 확인한 지점이 있긴 했으나, 게임의 진행은 전체적으로 매우 쉽고 친절하다.


우측의 단계별 지시사항에 따라 하나씩 코드를 작성하면 된다. 
플레이 패턴만 놓고 보면 알맞은 정보를 찾아 복붙하는 퍼즐게임에 가깝다.

다른 계정을 해킹하는 장면. 창을 여러 개 띄울 일이 많으니 게임 안의 메모장을 잘 활용하면 편하다.

# 코딩은 간소화했지만, 해킹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

이 게임의 재미는 진짜 해커가 된듯한 느낌에서 온다. 코드를 짜는 방식을 햇병아리 수준으로 매우 단순화시켜뒀지만, 하는 일 자체는 꽤나 그럴싸하다. 상대의 계정을 파악해 지갑을 털기도 하고, 비밀스런 사생활을 파해치기도 한다. 또한 트로이목마를 비롯한 멀웨어를 구매하고, 이를 첨부한 낚시성 이메일을 보낸다. 특히 이메일의 주제를 상대의 관심사에 따라 그럴싸한 템플릿 중에서 고르는 등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또한 실제 해커들이 그러하듯 해킹은 컴퓨터 앞에서만 진행되지 않는다. 현장에 가서 물리적 해킹을 시도하기도 하고, 방범 장치나 방송 시설을 조작하기도 한다. 실제 해커들도 원격 해킹에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물리적 해킹으로 얻는 것을 생각해보면 고증이 잘 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해킹을 진행하는 중에 내내 신나는 음악이 함께하는 것 또한 반복적인 플레이 패턴을 덜 지루하게 만들면서, 흥미를 돋워주고 있다.


옥상에서 건너편 건물의 파티를 망쳐버리는 미션


은행에 잠입해 물리적 해킹과 노트북으로 진행하는 해킹을 병행하는 미션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어나니머스 해커 시뮬레이터: 프롤로그>에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이름을 조금씩 바꾼 채로 등장한다. 일론 머스크,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킴 카사디안 등의 인물들은 블랙코미디 요소로 등장하는 것을 넘어 주어지는 미션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비밀 문서가 등장한다거나, 일론 머스크의 적나라한 사생활을 담긴 사진을 유포한다거나 하는 등의 미션은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유쾌한 건지, 불쾌한 건지 모르겠다고 느낄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 게임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일단, 행동의 동기나 당위성이 부족하다. 해커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목소리로만 등장하는 '사이퍼마스크'의 지시에 따라 숙련도를 입증하고 등급을 올리는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플레이어의 판단이나 자아가 너무 전무하니, 안내를 따라가는 '시뮬레이터'에 머무르게 된다.


게임 안에는 해킹 과정이 적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히트' 시스템이나, 화이트 해커가 될지 악행을 저지르는 해커가 될지 선택하는 분기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프롤로그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유명무실했다. 그러다 보니 게임의 긴장감이 크게 줄었는데, 본편에서는 이런 시스템들이 적극적으로 플레이어의 행위에 영향을 주길 기대해본다.


여러 유명 인사들이 등장한다. 약간의 블랙코미디가 있다.


플레이어의 해킹 전후로 뉴스가 보도된다. 자신이 한 행동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은 "끝까지 막히는 것 없이 술술 풀려서 좋았다", "<핵넷>과 같은 게임과 비교해보면 난이도 설정을 잘 한 편", "번역이 다소 아쉽지만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다", "매우 재밌음!", "Ctrl+C, Ctrl+V"와 같은 리뷰를 남겼다.


기자는 파이썬 사용 경험이 있어 더욱 쉽게 플레이했지만, 태어나서 코딩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지시사항만 따라가면 모두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친절한 게임이니, 해킹 및 코딩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이다. <어나니머스 해커 시뮬레이터>의 프롤로그는 현재 스팀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고, 본편은 2023년 4분기 출시 예정이다.


<어나니머스 해커 시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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