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게임회사 인수 빅딜
10일 게임계가 다 놀랐다. 미국 3대 게임 퍼블리셔 테이크투가 징가를 127억 달러(약 15.2조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전 게임계 최대 빅딜은 2016년 텐센트의 슈퍼셀 인수(102억 달러)였다. 이번 딜은 지난해 최대 M&A였던 MS의 베데스다 인수(75억 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다.

※ 참고: 역대 주요 게임사 인수
14년 MS, 모장 인수 (25억 달러)
15년 액티비전블리자드, 킹 인수 (59억 달러)
16년 텐센트, 슈퍼셀 인수 (102억 달러)
16년 자이언트, 플레이티카 인수 (44억 달러)
21년 MS, 베데스다 인수 (75억 달러)
22년 테이크투, 징가 인수 (127억 달러)
절실한 테이크투, 거의 유일한 선택지 징가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액티비전블리자드, EA와 함께 가장 유명한 게임 전문 퍼블리셔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 <GTA5>의 개발사 락스타게임즈와 <문명> 시리즈의 2K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PC와 콘솔에서는 잘 나갔지만 모바일 쪽 사정은 달랐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소셜포인트를 자회사로 뒀지만 시장의 압도적인 성장세에 비해 존재감이 너무 약했다.
징가는 <팜빌> 등으로 유명한 모바일게임 회사다. 페이스북 게임이 주춤하면서 2013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지만 이후 꾸준히 성장해 왔다. 급기야 2021년 앱애니 글로벌 퍼블리셔 순위(매출 기준)로 5위에 올랐다. 대규모 투자 관점에서 사실상 남아있는 가장 큰 모바일게임 전문 회사였다.
2014년부터 월스트리트에서는 유력한 인수 대상 모바일게임 회사로 킹 디지털, 슈퍼셀, 징가 등이 언급돼 왔다. 2015년 액티비전블리자드가 킹 디지털을 인수했고, 2016년 텐센트가 슈퍼셀을 샀다.
남아있던 징가는 좋은 그래프를 보이며 계속 성장해왔다.
<GTA 모바일>, <레데리 모바일>을 노린 테이크투의 '승부수'
테이크투는 <GTA>, <문명> 시리즈뿐만 아니라 <보더랜드>, <레드데드리뎀션>, <NBA2K>, <마피아>, <바이오쇼크> 등 세계 최강급 게임IP를 가지고 있다. 징가를 통해 이 IP들은 모바일로 확장될 것이다.
스트로스 젤닉 테이크투 CEO는 성명을 내고 "이번 전략적 결합은 동종업계 최고인 우리의 콘솔 및 PC 프랜차이즈와 시장을 선도하는 다양한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테이크투는 프리미엄을 64%까지 붙여서 징가의 모든 주식을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은 지난해 추정 매출액(31억 달러)의 4배 이상이고, 10일 시가총액(165억 달러)의 78%에 해당한다.
숨겨진 함정, 반기지 않는 시장
전세계 게임계가 놀랐지만 주식시장 반응은 차갑다. 인수 발표가 나온 날 주가는 13% 이상 빠졌다. 같은 날 경쟁사인 EA와 액티비전블리자드는 1~2% 가량 하락했다. 징가만 신났다. 40% 이상 올랐다.
앞서 언급했듯 징가의 순매출은 계속 증가세였다. 하지만 순이익(아래 이미지)은 달랐다. 모바일게임은 지속적인 매출을 거두기 위해 계속 광고비를 쏟아 붇는 경우가 많다. 징가도 예외가 아니었다. 징가가 지난해 11월 미국 게임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NFT에 뛰어들겠다고 나선 데는 이런 맥락도 있었으리라.
섣부른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 게임계 인수 빅딜은 현재로선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공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실패 쪽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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