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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GDC 2024] 개발자여, 게임 엔진을 만들어라?

엔진사의 "변덕" 경고... AAA 게임 만들 것 아니라면 '자기 것'을 가져라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4-03-19 10:00:54
언리얼과 유니티엔진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정말 많은 개발자들이 양대 엔진을 사용하고 있죠. 전 세계의 게임개발자들이 모이는 GDC에서도 에픽게임즈와 유니티는 스폰서를 자청하고 세션과 별도 쇼케이스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EA 출신의 인디개발자 래즈 그라함(Raz Graham)은 도발적인 주제를 내놓았습니다. 양대 엔진을 써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엔진을 직접 만들어볼 것을 권한 것이죠.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래즈 그라함은 <심즈 4>, <림월드> 개발 등에 참여했다가 지금은 인디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몇 가지 단서조항을 달았습니다. 자신이 권하는 엔진 제작이 AAA급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소위 양대 엔진의 레벨이 아니라는 것. 즉, 우주선에 들어가는 엔진이 아니라 톱니바퀴 오르골 같은 엔진을 만들어보라는 것. 프로그래머에게 한정된 제언으로 디자이너나 아티스트 직군과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라함은 게임 엔진에 대해서 '로드된 언어'라고 정의했습니다. SDL(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미디어, 어셋 라이브러리)을 엔진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유니티를 엔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오거(OGRE) C++처럼 오픈소스 엔진을 게임엔진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픈소스는 수십년 전부터 프로그래밍의 주요 기치였고, 오늘날 고도 같은 엔진들이 그러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라함이 이해하는 게임은 코딩, 렌더링에서 플레이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문제해결 과정이고, 게임엔진은 그를 돕는 도구의 총칭입니다. 그는 바로 그 점에서 자신이 기획하는 게임 수준의 그 엔진을 만들어보라 권하는 것입니다. 양대 엔진은 무료로 제공되며, 게임개발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일련의 코드를 들여다보는 수고를 (비교적) 덜어주면서도, 진입 장벽을 낮추었던 셈이죠. 수익이 나면 그때 지불을 하기 때문에 돈을 번 개발자는 돈을 아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꼭 그 게임을 위해 그 엔진이 필요했는지' 묻습니다. 자신이 프레임워크를 구성해서 엔진을 만들면, 수익이 나도 엔진 제공자에게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양대 엔진사에게 돈을 지불해야 할 만큼 수익을 내는 인디 개발자의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양대 엔진사는 자신의 생태계에 개발자를 붙잡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특정 엔진은 특정 장르 게임 개발에 특화됐습니다.

'언리얼 슈팅게임 전문가'가 되기는 쉽지만, 그 전문가가 유니티 개발에 도전하려면 자신이 알던 지식 체계 그 자체를 '마이그레이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셈이죠. 게임디자인에 제약이 생기고, 사용자들도 스팀 페이지에서 인디게임을 보면 '아, 저건 유니티 게임이네'라고 생각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자체 개발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의 리스트

그라함은 엔진 개발사가 "변덕(whim)을 부리는 경우"에 대해서도 경고했습니다. 유니티 런타임 요금제 사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태를 통해 개발자들은 자신의 엔진이 영원히 똑같은 수준으로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게임을 특정 엔진사에 연결시킨다는 것은, 그 엔진사의 변덕에도 자기 게임을 맡기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합니다.

그는 이어서 엔진사는 엔진사의 이익을 추구한다며, 그들은 개발자의 성공이 아니라 자신들의 성공을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게임 엔진은 플랫폼 추출, 렌더링, 사운드, 물리학, UI, 오브젝트 등등을 아울러야 하지만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엔진개발의 첫걸음부터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드래곤 에이지>를 리메이크할 작정이 아니라면 말이죠.

"당신이 (라이브러리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적 지식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당신은 당신만의 '헬로우 월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양대 엔진이 너무나 좋아진 탓에 이제는 도발적인 주장이 된 그라함의 맺음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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