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 시리즈의 아버지, 줄리안 골롭(Julian Gollop) 만든 전략 게임 <피닉스 포인트>가 갑작스럽게 스팀과 GoG 출시를 취소, 에픽스토어 1년 독점 발매 소식을 알려 유저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피닉스 포인트>의 개발사 스냅샷 게임즈(Snapshot Games)는 <피닉스 포인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의 PC 버전을 에픽게임즈 스토어(이하 에픽스토어)를 통해 1년간 독점 출시된 후 스팀을 포함한 다른 플랫폼에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회사는 이를 원하지 않는 유저에게는 전액 환불하겠다고 했다.
<피닉스 포인트>는 1997년 발매된 <엑스컴 아포칼립스>를 기반으로 한 턴제 전략 게임이다. 게임은 전략성이 녹아있는 전투와 높은 완성도로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원) 이상을 모금 받았다. 게임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 진행 당시 개발사는 <피닉스 포인트>를 스팀 및 GoG 플랫폼에 출시할 예정이라 언급했다. 하지만 처음 약속된 것과 달리 에픽스토어 1년 독점 출시가 확정되면서 펀딩 후원자와 예약 구매자들 모두 1년 간 에픽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독점 출시 발표 이전에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을 위한 보상 역시 마련됐다. 스냅샷 게임즈는 스팀, GoG 플랫폼을 선택한 펀딩 후원자와 예약 구매자들에게 에픽스토어 게임키 제공을 약속했다. 또한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게임의 첫 DLC를 무료 제공할 예정이며, 에픽스토어 독점 기간이 끝나면 유저가 사전예약 당시 선택한 플랫폼의 게임키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보상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개발사 스냅샷 게임즈가 독점 계약 체결을 위해 에픽스토어에 먼저 접근한 점이 그 이유다.
스냅샷 게임즈의 대표 줄리안 골롭은 14일 해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유저 질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에픽게임즈 독점 계약을 위해 개발사가 먼저 접근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성공적인 계약이 게임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유저들은 <피닉스 포인트>와 에픽스토어를 비난하고 대대적인 게임환불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한 해외 유저는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갔고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나는 그들이 후원자들을 이용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분노를 표했다.
에픽스토어의 독점작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이번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에픽스토어는 지난해 12월 7일 론칭한 게임 플랫폼 후발주자다. 스팀, GoG 등 강력한 플랫폼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선 타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없는 게임 라인업을 구성해 유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게임의 독점 발표가 아닌 이미 다른 플랫폼 출시를 약속한 게임을 독점 출시하면서 유저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실제로 <더 워킹 데드 더 파이널 시즌>, <메트로: 엑소더스> 등 다수의 A급 게임들이 에픽스토어 독점 출시로 변경되면서 기존 스토어에서 삭제됐으며 유저들의 비난을 받았다.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국내의 경우 문제는 더욱 크다. 에픽스토어 론칭 약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에픽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다. 즉 국내 후원자들은 갑작스러운 에픽스토어 독점 발매에 대한 개발사의 보상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