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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팀 유저 리뷰는 필요하다" 한 해외 개발자의 일침

스팀 유저 평가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일어난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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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1-07-06 18:02:15
"유저 리뷰는 게임 개발자에게 유용하다. 그걸 버리지 말아 달라"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트윗을 통해 스팀 리뷰를 삭제해 달라는 주장은 옳지 못하다고 호소했다. 무슨 일일까?

 

(출처 : 트위터)

해당 논란은 2021년 2월 19일 발생한 <쿠나이>의 평점 테러 사건에서 시작됐다.

<쿠나이>는 2월 6일 발매된 레트로풍 메트로배니아 게임이다. 짧은 플레이타임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게임 완성도에 대해서는 유저의 호평을 받았다. <쿠나이>는 출시 후 메타크리틱 유저 평가 8.1점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작스레 1.7점으로 평점이 떨어졌다.

이에 해당 사태를 조사한 개발자는 해외 게임매체 '가마수트라'에 이번 사태에 대한 황당함을 토로했다. 현재는 글이 삭제됐지만, 캡처된 개발자의 원문에 따르면 해당 리뷰 테러는 한 네티즌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시청하던 중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지 않자 화를 풀기 위해 유저 평가가 적은 게임에 반복적으로 낮은 평가를 매긴 것이다.

 

<쿠나이>의 메타크리틱 평점. 현재는 정상적인 평가로 돌아왔다 (출처 : 메타크리틱)

당시 메타크리틱 유저 평가는 시스템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아무 조건 없이 누구나 작성하고 평점을 매길 수 있으며, 같은 IP여도 여러 개의 평가를 작성할 수 있었다. 다행히 <쿠나이> 개발자가 메타크리틱에 직접 문의하면서 점수는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인시전시 : 샌드스톰> 등 다양한 소규모 게임이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를 통해 몇몇 개인이 손쉽게 어뷰징할 수 있는 유저 평가가 정말로 필요하냐는 의견이 나왔다. 해당 논란은 스팀 유저 평가까지 번졌다.

스팀에서의 '부정적 리뷰 폭격'은 흔하지는 않지만 유저가 항의 표시로 사용하는 것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가령 2021년 6월 23일에는 2014년 출시된 RPG <마이트&매직>의 스팀 평가가 '압도적으로 부정적'까지 갑작스레 내려갔다. 유비소프트가 해당 게임의 온라인 서버를 닫으면서 게임을 정상적으로 실행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스팀 리뷰 시스템을 사용한 셈.

 

논란 당시 <마이트 & 매직>의 스팀 평가. 결국 해당 게임은 스팀에서 삭제됐다

문제는 부정적 리뷰 폭격이 올바르게만 사용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가작 대표적인 예로 대만의 공포 게임 <환원>이 있다. 2019년 2월 발매된 환원은 게임 발매 초기만 하더라도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게임 내 중국의 특정 인물을 비난하는 이미지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중국 유저의 부정적 리뷰 폭격을 당했다. 결국 <환원>은 스팀 판매를 중단했다.

<환원> 사태는 스팀에서 별도의 공지사항(링크)을 올려 사용자 리뷰를 개선하겠다고 공지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현재 스팀의 유저 평가 그래프는 특정 기간에 악성 유저가 부정적 리뷰 폭격을 내보내는 것을 감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지사항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부정적 리뷰 폭격을 감지하면 스팀은 이를 개발사에 공지하며, 해당 기간 내 리뷰는 전체 평가에서 제외된다.

 

당시 <환원>의 스팀 평가. 결국 '압도적으로 부정적'까지 평가가 내려갔으며, 스팀 판매를 중단했다

또 다른 예로 <토탈 워: 삼국>이 있다. 업데이트 중지에 분노한 유저들이 부정적 리뷰 폭격을 하자, 스팀 측에서 해당 기간의 평가를 제외했다. 이 시스템은 <환원> 사건 이후로 추가됐다

또한 <환원>이 아니더라도 스팀에 등록된 인디 게임들이 특정 집단을 불편하게 하거나, 게이머의 이유 없는 악성 행위 대상으로 선정돼 부정적 리뷰 폭격을 받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번 논의는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했다. 이유 없는 부정적 리뷰 폭격 때문에 인디 게임이 손해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스팀에서 사용자 리뷰 시스템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디 게임 <더스크> 개발자인 '데이비드 쉬맨스키'는 트위터를 통해 이런 주장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부정적 리뷰 폭격이 분명히 게임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는 적어도 개발자가 통제할 수 있다. 오히려 인디 개발자를 위해 유저 평가는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디 게임 개발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부정적 리뷰 폭격이 아니라, "이 게임 최고다. 가서 사!"라고 말해줄 수 있는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다.

 

"듣자 하니 '스팀에 리뷰가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이야기가 트위터를 통해 퍼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얼마나 많은 개발자에게 피해를 주는지 강조하고 싶다."


"나는 왜 대부분의 인디 개발자가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가 게임 유저들의 어뷰징이라는 인식이 있는지 모르겠다. 인디 개발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수천 명의 다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당신의 게임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 중 게임이 돋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점 페이지에 "이 게임 끝내줘요. 가서 사세요"라고 평가를 한 수백, 수천 명의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리뷰가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가? 당연하다. 솔직히 말하면, 이는 당신이 통제할 수 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스팀 리뷰는 개발자들에게 있어 유용하다. 그걸 버리지 말아 달라"​


- 데이비드 쉬맨스키의 트윗 중 일부 발췌 


데이비드 쉬맨스키가 개발한 <더스크>는 레트로풍 FPS다. 고전 FPS 시스템에 현대적인 플레이 요소를 더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더스크>의 스팀 평가는 11,303개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재미있게도 <더스크>에는 부정적 평가를 했음에도 불구, 유저들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은 리뷰가 있다.

"왜 부정적 평가를 굳이 찾아 읽는가? 이 멋진 게임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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