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보도된 중앙일보 <게임 권하는 WHO 이 사진 봤나···20년 게임중독 '마이클 쇼크'>라는 게임 중독 관련 기사가 부족한 논리로 게임 중독을 지적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기사는 인용 보도를 통해 언론이 사실을 만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한다며 게임 중독에 관한 우려를 밝혔다. 그리고 게임 중독자의 20년 후 모습이라며 3D 이미지를 첨부했다. '게임 전문가'가 제작한 모델 '마이클'이라고 설명했다.
▲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 게이머의 20년 간 신체적인 변화를 표현한 모델 '마이클' (출처: 온라인카지노)
마이클은 게임을 하면서 헤드셋 때문에 두개골 모양이 변형됐으며, 탈모도 있다.또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워져 있고, 눈은 충혈돼 있다. 체형도 등과 어깨 구부러졌고, 손가락 물집이 생겼으며, 복부 비만도 있다.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많은 외형이 담겼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게임 중독은 위험하다' 내지 '게임은 나쁘다'를 전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만 취합해서 보도했다.
# 사실만 뽑으면 사실일까? 인용 보도 가장해 편파 보도
이번 보도는 '표면적'으로는 거짓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보도는 원본의 맥락이 아닌,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곡해하고 확대하여 해석했다. 방법은 단순했다. 외신과 모델링 소개 홈페이지에서 있는 정보 중 필요한 내용만 뽑아서 인용한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는 제목부터 게임에 관한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겼지만, 원본은 극단적인 예시를 통해 과도한 게임 몰입에 대해 경고하는 것에 가깝다. 그들은 게임 중독을 언급하긴 했지만 "실내에서 온라인 콘텐츠를 오랜 기간 즐길 때 생기는 신체에 관한 영향에 대한 연구"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도는 자극적인 사진과 사진에 관한 설명만을 인용하며 '마이클' 제작 목적을 달리 보이게 했다. 특히, 원작자는 운동, 눈 피로 풀기, 자세 등 게이머 건강을 위한 다섯 가지 팁을 포함하며 올바른 게임 습관을 권했다.
▲ 해당 모델은 극단적인 모델로, 게이머들을 위한 경고성 콘텐츠에 가깝다
원문과 다른 해석도 큰 문제가 있다. 원작자와 외신이 사용한 단어는 '애비드 게이머(avid gamer)'로 직역하면 '열성적인 게이머'다. 중앙일보 보도는 이를 '게임 중독자'라고 번역했다.
외신을 인용한 부분도 의도적이다. 많은 외신은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하지만 국내 보도는 공개된 원본 내용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원작자를 숨기기 위해 외신을 재인용했다. 이는 원작자가 '온라인카지노'라는 웹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카지노는 캐나다 웹사이트로 온라인 도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박 사이트가 해당 조사를 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사는 해당 사이트를 '게임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원작자를 숨겼다.
사실을 모은다고 해서 사실이 되진 않는다. 사실이라도 기자가 전하고 싶은 내용만 전하는 것은 편파 보도다. 18일 보도된 중앙일보 기사는 인용 보도를 통해 올바른 맥락 대신 기자가 원하는 의도를 전하려고 했다.
한편,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지난 3월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근거로 <中에 마스크 퍼준 뒤 혹독한 대가···韓·日·伊·이란의 후회>라는 기사를 통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