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시점(9월 6일)에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출시 이후, 추후에 한국어를 지원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 중이다."
15일, <스타필드> 국내 정식 유통사인 에이치투 인터랙티브(이하 H2)가 본지에 전한 공식 입장이다.
국내 게이머들이 출시와 함께 <스타필드>를 모국어로 즐길 수 없다는 것이 확정됐다. 유통사마저 한국어가 없다고 못을 박은 상황. 이후 지원 여부 또한 불확실하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김승주 기자
<스타필드>는 최소 8년 넘게 개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대형 타이틀이다. 2013년 베데스다가 미국에서 <스타필드>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다. E3 2018 베데스다 쇼케이스에선 공식 티저 트레일러가 공개되었고, 당시 총괄 PD이자 현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대표인 토드 하워드가 실제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이 완료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베데스다, 정확히는 베데스다의 모회사인 재니맥스 미디어가 2021년 3월 9일 MS에 인수됐다. 게임 개발과 현지화 작업이 함께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스타필드> 현지화 문제는 베데스다, MS, H2가 모두 얽힌 사안인 셈이다.
유저들 사이에서 국내 유통사인 H2와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이의 협상 문제로 인해 한국어화 발표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이유다. 만약 현지화 작업을 H2가 맡았고, 또 진행한 바 있다면 <스타필드>를 게임 패스로 제공하려는 MS와 패키지·스팀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 H2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본지는 H2에 'MS의 인수 이전부터 <스타필드>의 판권을 보유했는지'와 '현시점에 이미 진행된 한국어화 작업이 있는지'를 함께 문의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알아낸 것은 오직 "<스타필드>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9월 6일에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라는 사실 뿐이다. 이후 한국어 지원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해외에서도 <스타필드>의 부족한 현지화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웹진 윈도우센트럴은 <스타필드>가 콘솔에서 30fps만을 지원하는 문제보다, 해외 여러 곳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미흡한 현지화에 대한 문제가 더욱 크다고 주장했다.
아랍과 한국 등 Xbox가 성장할 수 있는 지역에서 자막 지원까지 생략한 것은 MS의 미국-영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성장시키자는 공약을 고려할 때 "다소 황당하다"는 평가. 전 세계 아랍어 이용자 수는 약 3억 명 이상이며, 한국어 이용자 수는 약 7천 5백만 명이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은 Xbox가 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국가다.
윈도우센트럴은 "MS가 '20억 명의 게이머'라는 목표를 오랜 기간 이야기했지만, 언어 장벽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제약을 해소하지 않고 어떻게 수십억 명의 게이머에게 도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글로벌 입지 부족은 Xbox가 더 넓은 세계에서 성장하는 것에 관한 걸림돌 중 하나며, 당분간 기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에 중국어 번체가 지원되지 않은 대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만 최대 게임 커뮤니티 바하무트에서는 "MS의 현지화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마라", "<스카이림>과 <폴아웃 4> 중국어 번체 버전은 후속 업데이트가 없고 모드 적용 전에 언어를 영어로 변경해야 한다.", "공식 웹 사이트에 중국어 번체가 있는데 게임에도 있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2020년, Xbox 360 시절만 하더라도 전담 인력을 가지고 있던 MS 코리아는 이후 인력을 대폭 축소했다. 국내 홍보는 대행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소니에 비해서 국내 게이머를 위한 활동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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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도 MS에 대한 격한 항의가 재연됐다. 6월 14일 '희동구86'이라는 닉네임의 한 유저는 <스타필드> 한국어 미지원에 항의하고자 광화문 MS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게시글을 통해 17일 토요일 한 차례 더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