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나라에서 PC 게임은 죽었다."
밸브가 11월 20일부로 스팀에서 튀르키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동, 남미 지역의 게임 결제 화폐를 달러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후 스팀 레딧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저들이 "스팀의 종말" 등을 언급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스팀에서는 자국에서 게임 가격이 적게는 수십 퍼센트(%)에서 높게는 수천 퍼센트 폭증한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일례로 아르헨티나에서 <파크라이 5>의 가격은 종전 14.12달러(페소-달러 환전 기준)였지만, 인상 이후 48달러로 240% 폭등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발더스 게이트 3>는 24% 상승했고, <스타듀 밸리>는 가격이 2,900% 올랐다.
올해의 게임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발더스 게이트 3>는 현재 35달러로 통일되었다. 이러한 가격은 아직도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한국 스팀에서 <발더스 게이트 3>를 사려면 66,000원을 줘야 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대상 지역에서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최저임금은 지난 1분기 아르헨티나의 평균 월급은 9만 페소로 약 35만 원 수준. 페소 가치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달러로 게임을 구매하게 되면 이 지역 게이머들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가 커지자 최근 당선된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하비에르 밀레이는 공약으로 자국 공식 화폐로 달러를 사용할 것을 내놓기도 했다.
밸브는 지속적인 환율 변동, 수수료, 세금 및 물류 문제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는 게임의 상품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고, 변화하는 환율에 맞춰서 게임 가격을 바꾸는 대신 결제 화폐를 미국 달러로 고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면 납득 가능한 정책이지만, 해당 국가의 게이머들은 수백 퍼센트는 족히 폭등한 상품 가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하는 기업들은 나라마다 그 경제 수준에 맞춰 재화의 판매가를 산정한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유튜브 프리미엄의 월 구독료는 각각 389페소와 29.99리라로 우리 돈으로 1,500원 선에 해당한다. 같은 서비스를 한국에서 이용하면 최소 10,450원이다. 밸브의 경우는 수익을 개발자나 퍼블리셔와 정산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차이는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