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재현도가 상당한데?"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국내 제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 2>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드라마를 모티브로 한 여러 팬메이드 게임도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에서는 최근 유저가 창작한 유저 창작 게임 <문어 게임 2>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중이다. '아이쇼스피드'와 같은 여러 유명 스트리머가 <문어 게임 2>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방송하기도 했다.
<포트나이트>의 <문어 게임 2>는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 제작된 게임이 아니다. 게임 제목에서부터 '오징어'(Squid) 대신 '문어'(Octo)라는 비슷한 단어를 차용한 이유다. 그럼에도 최대한 <오징어 게임 2>에 등장한 여러 게임을 게임 방식을 바꾸지 않고 상당히 높은 퀄리티로 재현했다. 등장하는 병정의 모델링이나 세트의 디자인에서 그렇다.
<문어 게임 2>는 지난 <오징어 게임 시즌 1>이 크게 유행한 당시 <포트나이트>에 제작된 <문어 게임 1>의 후속으로 만들어졌다. 최대 36인이 참가하며, 순서대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길찾기 ', '5인 6각', '짝짓기', '스페셜 게임(솎아내기)'를 플레이하게 된다. 이후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 1>에 등장했던 '징검다리 건너기'와 '오징어 게임'을 플레이하며 최종 우승자가 결정된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짝짓기 게임의 재현도다. 저작권 문제 때문인지 재생되는 노래는 다르지만 원작을 생각나게 하는 치열한 눈치 싸움이 발생한다. 방 인원이 초과됐을 경우 문을 열고 한 명이 나가라는 눈치를 주거나, 인원 수를 채우지 못한 방에서 문을 열고 애타게 다른 사람을 찾는 등의 모습이 게임에서 보이고 있다.
게임 매커니즘 구현이 어려웠던 부분을 약간 다른 방식으로 제작했다는 점도 소소한 재미를 자아낸다. 5인 6각의 공기놀이는 아무래도 구현이 어렵기에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비석치기의 경우 돌을 주워 세 개의 목표를 맞추는 방식을 사용했다.
마지막 오징어 게임은 일정 구역 안에서 단순히 전투를 펼치는 약간 단순한 방식으로 변화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공식 <오징어 게임: 모바일 서바이벌>처럼 게임적 재미를 위해 등장 게임을 크게 바꾸기보단 최대한 원작의 재미를 주려 했다는 점과 이런 게임이 해외 게이머 및 스트리머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팬메이드 오징어 게임 제작의 기반이 된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는 지난 2018년 론칭한 <포트나이트>의 유저 창작 콘텐츠다. 플레이어는 <포트나이트>의 리소스를 사용해 자신이 직접 맵을 만들 수 있는데, 새로운 방식의 게임 창작이 가능할 정도로 높은 자유도를 제공한다. 2023년에는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 툴이 업그레이드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유저 창작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위와 같은 툴 제공을 통해 에픽게임즈는 유저 창작 생태계 구축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 공개와 동시에 에픽게임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공개했다. 이코노미 시스템에서 유저는 자신이 만든 콘텐츠의 유저 참여도(인기도, 플레이어 리텐션 등)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2024년 "게임 가격이 비싸지는 이유"라는 글로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됐던 前 스퀘어 에닉스 이사 '제이콥 나보크' 역시 유저 창작 콘텐츠에 집중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NS에서 제이콥 나보크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더욱 플랫폼화에 집중하고, 사용자 제작 콘텐츠 툴을 제공할 것이다. 차기 <GTA> 게임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