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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인터뷰] '크로스 플랫폼' 개발 베테랑, 버추어스의 역할과 비전

한국 게임사와도 10년 넘게 협업 이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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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훈(퀴온) 2024-08-29 19:12:35
국내외를 막론하고 게임 산업이 침체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대규모 채용, 막대한 투자로 기억되는 코로나-19 시기 이후 현재 게임 산업은 조정 또는 교정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규모 해고와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긴 역사를 자랑하던 개발사가 문을 닫기도 했다.

일반적인 게임 개발사와 달리 다른 개발사의 개발을 지원하는, 다소 독특한 포지션의 게임 개발사 버추어스는 ‘크로스 플랫폼’이 게임 산업의 침체를 해소할 중요한 기회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바이오쇼크>, <다크 소울 리마스터>, <호라이즈 제로 던> 등 다양한 작품의 플랫폼 이식을 도운 베테랑이면서 동시에 여러 국내 주요 게임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발사이기도 하다. 

이번 게임스컴 현장에서 버추어스 질 랑고유(Gilles Langourieux) CEO필립 앙헬리(Philippe Angely) 북아시아 총괄을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10년 넘게 이어진 한국과의 인연

버추어스 질 랑고유 CEO

Q. 한국 기업과의 협업은 어떻게 시작됐나?

A. 질 랑고유 CEO: 초기에는 한국 게임사와 아트워크 관련 작업을 주로 진행했다. 이후에는 오래된 게임 엔진을 최신 엔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도왔으며, 최근에는 <데이브 더 다이버> 같은 한국 게임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하는 작업도 돕고 있다.


Q. 오랜 기간 한국 기업과 협업해왔다. 한국 기업과 함께 일해본 소감은?

A. 필립 앙헬리 북아시아 총괄​: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의 게임 개발사들에게 서구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콘솔 게임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 게임 시장에서 이는 우선 순위가 아니었고, 한국의 콘솔 게임 개발은 한 세대 늦어졌다.

다행히 최근 시프트업과 함께 개발한 <스텔라 블레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많은 한국 게임사가 콘솔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A. 질 랑고유: 한국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역사적으로 한국 게임 산업의 많은 의사 결정은 소수의 매우 강하고 비전 있는 크리에이터가 주도해왔다고 생각한다.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이들은 “탑-다운” 방식으로 모든 일을 제어했다. 최근에는 점차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다양한 이용자 또는 다양한 플랫폼에 맞게 콘텐츠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혹시 협력하고 싶은 한국 게임사가 있는지?

A. 필립 앙헬리: 버추어스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시프트업, 크래프톤 등 한국의 여러 기업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와는 15년 넘게 함께 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펄어비스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 최근 펄어비스가 콘솔 게임 개발에 한창인데, 콘솔 게임 전문가로서 함께 협업하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내 돈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 평가 듣고 싶어"


버추어스 필리프 안젤리 게임 부문 매니징 디렉터

Q. 크로스 플랫폼 개발에 관한 버추어스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A. 질 랑고유: 특정 플랫폼에 최적화된 게임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과정에선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특히 개발사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개발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버추어스는 개발사와 매주 콘텐츠, 게임 엔진, 프로젝트 플랜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종의 “오버커뮤네케이트”로, 개발사의 환경과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이 버추어스만의 전략이다.


Q. 여러 개발사와 협력해 다양한 게임의 개발을 도왔다. 특별히 참여하길 희망하는 장르나 플랫폼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질 랑고유: 지향하는 게임이나 플랫폼은 따로 없다. 우리는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최고의 개발사, 퍼블리셔와 함께 노력하고 있고, 플레이어가 어디에 있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PC와 콘솔, 모바일 플랫폼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거나 플레이어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는 콘텐츠는 개발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들에게 “내가 원하던 게임”, “내 돈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Q. 앞서 게임스컴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플레이어와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추어스는 수 많은 플레이어와 커뮤니티의 의견을 어떻게 듣고 있나?

A. 질 랑고유: 전 세계 23국에 있는 스튜디오에 여러 프로듀서를 두고 있다. 이들에게 게임 비평가처럼 플레이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클라이언트에게 조언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별도의 생성형 AI 툴을 사용해 게임에 대한 리뷰나 반응 등을 수집하고, 이를 실행 가능한 정보로 전환해 전달하고 있다.


Q. 크로스 플랫폼 개발의 최대 난관은 최적화라 생각한다. 버추어스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A. 필립 앙헬리: 플랫폼별로 최소 10번 이상 최적화 작업을 거치면서 이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 경험 많은 시니어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한 최적화 전담 엔지니어팀을 운영하고 있고, 모든 개발자가 정규직으로 근속하면서 관련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해 노하우를 계속 유지하고 또 발전시키고 있다.


Q. 최근 AAA 게임이 위기를 맞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게임 개발을 지원하는 회사로서 느끼는 점이 있을 것 같은데.

A. 필립 앙헬리: AAA 게임이 출시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텔라 블레이드>와 <검은 신화: 오공> 같은 좋은 작품도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다만 AAA 게임 개발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버추어스는 이를 위한 전담팀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인력을 배치해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우리의 주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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