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회장 위정현)가 11일 외교부를 대상으로 중국의 판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수년 째 중국 당국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가 발급되지 않는 가운데, 외교부가 이 상황에 대한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것.
성명서의 제목은 "대한민국에 외교부는 존재하는가"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외교부 장관직을 맡고 있는 강경화 장관이 판호 문제에 관해 어떤 인식과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게임학회는 지난 10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외교부에 판호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네 차례나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대선에서 게임산업을 부흥시킬 적임자로 문재인 당시 후보를 꼽았고, 당선 이후에도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학회는 외교부가 "2017년 5월 정부 출범 이후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한 적 없다"고 비판했다. 국가 간 문제인 판호 문제를 게임 관련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뿐 아니라 국가간 외교 관계를 총괄하는 외교부가 직접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하 성명서 전문.
우리 학회는 지난 10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무려 네 차례에 걸쳐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중국 정부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미발급 문제에 관한 견해와 대책을 묻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문서번호 ‘게임학회 제2019-239’ 공문(2019.10.24.), 문서번호 ‘게임학회 제2019-243’ 공문(2019.11.12.), 문서번호 ‘게임학회 제2019-248’ (2019.11.21.), 문서번호 ‘게임학회 제2019-250’ 공문(2019.12.06.)).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ㅇ 현안: 지난 사드 사태 이후 2년 이상, 중국 정부의 판호 미발급으로 인해 국내 게임회사가 중국 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게임은 한국 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하여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ㅇ 요청사항: 중국 정부의 판호 미발급으로 인한 한-중간 심각한 게임시장의 경제적 불균형에 대한 장관의 인식과 향후 해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요청합니다.
사실 중국 정부의 판호 미발급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한국 게임사는 단 한 건의 판호도 발급받지 못했고, 2019년 미국, 일본 게임사의 외자판호 발급이 이루어진 지금도 한국 게임사의 판호 발급 실적은 없다. 현재도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등 한국의 간판게임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판호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을 한 바 없다.
한국 게임학계와 업계는 지난 대선에서 게임산업 부흥의 적임자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6월 스웨덴 에릭슨 스튜디오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와 '콘텐츠산업 3대 전략 발표회' 등에서 게임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하는 등 대통령이 나서 게임 산업을 육성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판호 해결의 당사자인 외교부는 여기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중국 판호 문제와 게임 저작권 보호,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서 문체부는 외교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외교부의 반응은 없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는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한중정상회담에서 또 다시 게임이 외교적 현안에서 소외될 수 있는 상황을 심각히 우려한다.
따라서 다시 한번 우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판호 문제에 대한 어떤 인식과 대안을 가지고 있는 지 밝히기를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2019년 12월 11일
한국게임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