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방주>는 수집형 RPG에 타워 디펜스를 접목한 모바일 게임으로 작년 5월 1일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무렵 <소녀전선>을 비롯한 2차원 게임을 즐기던 한국 게이머들은 <명일방주>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 국내 출시 전부터 '마이너갤러리'를 비롯한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이에 퍼블리셔인 중국의 요스타는 <명일방주>의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 요스타는 한국어 번역 등의 과정을 거쳐 2019년 12월 12일부터 지난 1월 2일까지 1차 CBT를 진행했다. 그리고 2020년, <명일방주>에 축하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되어 작업물이 내려가는 일이 생겼다.
요스타는 작년 12월 31일, <명일방주> 사전예약자 30만 명 돌파를 기념하는 축하 일러스트를 공개했다. 해당 일러스트는 명일방주 공식 트위터에 올라왔고,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요미(YOMI)는 이를 리트윗했다.
1월 1일 경, 한 네티즌이 요미의 과거 트윗들을 찾아내 공개했다. 트윗은 루리웹, 디씨인사이드 등에 전파되었으며 게시글의 댓글에는 "남성혐오", "메갈 일러레"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요스타는 1월 2일 요미의 일러스트를 내리고 <명일방주> 네이버 공식카페에 '사전예약 30만 돌파 기념 축전 관련 사과문'을 게시했다.
요스타는 사과문에 "특정 사상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확인"됐다라며 "이번 일로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썼다. 이들은 "<명일방주>는 어떠한 정치적 입장과 사상적 입장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의 자세로 다가가고자 한다"고 밝혔으며, 내려간 특전의 재게시 예정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사전 조사 과정을 강화해 앞으로 비슷한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요미의 트윗을 문제시했던 이들은 요스타의 결정에 환영했다.
하지만 "게임 업계에 일러스트레이터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만연해있다"라고 주장하는 측은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이번 일을 <소녀전선>, <데스티니 차일드>, <아르카나 택틱스> 등에 있었던 사상검증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요스타를 비판했다. 일부 게이머들은 <명일방주> 사전등록을 취소하는 운동을 벌이는 중. 현재까지 <명일방주> 사전등록을 취소한 이들은 약 50명 규모로 확인된다.
한국여성민우회도 "요스타가 사과해야 할 사람은 성평등을 적대하고 사상검증을 요구하는 일부 게임유저가 아닌 요스타로부터 노동권을 침해당한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비판했다. 사상검증 문제에 따라 일러스트레이터 요미가 앞으로도 일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런 일을 겪은 게임사들은 사과문을 통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일러스트레이터 검수를 강조해왔다.
다만 이번 논란을 '노동권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기존에는 실제 게임 속 콘텐츠로 반영된 일러스트나 목소리 더빙이 삭제되고, 내부 직원이나 외주 일러스트레이터의 징계나 외주 해지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게임 콘텐츠가 아닌 축하 일러스트였고, 이를 요스타가 받아들였다가 내린 것이다. 또 요미는 요스타의 직원이 아니며, 양측이 계약을 맺었는지 여부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건으로 다수의 게임 개발사에서 요미라는 일러스트레이터를 기피한다면 이는 노동권 문제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 디스이즈게임은 요스타 측에 일러스트레이터와의 유가 계약 여부와 노동권 침해에 관한 공식 입장 등을 물었으나 답변을 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