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자 <전염병 주식회사>(영문명 Plague Inc.)의 다운로드가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화권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 행사는 연기되었으며, 2월 초에 열릴 예정이었던 대만게임쇼도 개최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연휴를 보낸 한국 게임업계도 초기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가상의 바이러스를 만들어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백신을 비롯한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에 자신이 만든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하는 게임으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때와 2015년 메르스 때도 판매량이 오르기도 했다.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900원에 살 수 있고, 구글플레이에서는 무료로 할 수 있는데, 현재 앱스토어에서는 유료 게임 순위 1위, 구글플레이에선 인기 게임 순위 48위, 급상승 게임 순위 20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24일에는 <전염병 주식회사>에 유저가 몰려 서버 과부하가 발생해 게임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게임을 개발한 엔데믹 크리에이션(Ndemic Creations)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조언은 얻을 수 있겠지만, 즉각적인 해법은 주지 못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는 게임이 아닌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비롯한 보건당국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e스포츠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라이엇게임즈는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 LPL의 일정을 2주간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또 LPL에서 활동 중인 다수의 외국인 선수들과 해설진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을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PL 소속 에드워드 게이밍 감독 '클리어러브' 밍카이는 춘절 기간 중 고향인 우한을 찾았다가 도시를 봉쇄하면서 팀에 복귀할 수 없게 됐다. 밍카이 감독은 "2월 중 팀에 복귀할 수 없게 됐다"며 "우한에 있는 상황에서 LPL이 재개되면 밴픽 초안을 비디오로 만들어 보내겠다"고 전했다. 이밖에 중국 <오버워치> 리그, <왕자영요> 등 다수의 e스포츠 리그가 일정을 조정했거나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2월 마카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WESG(World Electronic Sports Games) 행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주최 측은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와 <스타그래프트 2>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결승전을 전면 취소했다. 변경된 일정이나 장소 등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대만에서 열리는 2020 대만게임쇼(Taipei Game Show)도 개최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화권에서 차이나조이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하는 대만게임쇼는 2월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열릴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행사 취소나 연기, 방역 대책에 대한 공지는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퍼질 경우, 행사가 정상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만게임쇼 공식 트위터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트윗은 1월 21일 자로 일주일째 새 소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