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스팀에 깜짝 할인이 올라왔습니다. 바로 유비소프트의 대표 타이틀 <어쌔신 크리드>, 그중에서도 '유니티'가 무려 120원에 올라온 거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만사를 제쳐두고 스팀에 로그인하려던 순간 깨달았습니다. 작년 4월 유플레이를 통해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무료로 받은 적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때 유비소프트는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건을 위해 우리 돈으로 6억 4천만 원에 해당하는 기부금을 내고 유저들에게 "게임에서라도 노트르담에 가보라"며 일주일 동안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무료로 풀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는 6년 전 게임인 데다, 시리즈 팬들에게 탑 티어는 아니죠. 그래도 120원이라니 믿기 어려운 값이었습니다. 정가 3만 3천 원에 비해 엄청난 할인율인데, 페이지에서 할인율이 따로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스팀의 '연쇄 할인' 시즌도 아니었고, 관련 홍보도 없었습니다. 유비소프트 스토어에서는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제값에 판매 중이었습니다.
취재 결과, 스팀에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놀라운 가격은 의도된 것이 아닌 전산 오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가격이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었거든요.
4일 오후,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는 스위스에서 34.99프랑(43,123원), 태국에서 1,499바트(57,414원), 홍콩에서 810홍콩달러(124,151원)였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345,000링깃,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는 495,000달러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각각 무려 99,738,307원, 589,225,732원입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정상가에 판매됐습니다.
스팀의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가 한국에서는 120원으로 의문의 세일을 하고 있었는데, 파키스탄에서는 무려 5억 8천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보에 따르면, 4일 하루 종일 120원에 게임을 구매하고 라이브러리에 담고 실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추측컨대 남아시아에서 5억 8천만 원을 내고 게임을 산 유저는 없었겠죠)
2월 6일 확인 결과,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지역별 가격은 모두 정상화됐습니다. 그와 별개로 120원을 내고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구매한 한국 게이머의 라이브러리엔 아직 게임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유비소프트와 밸브는 의도치 않은 할인 내지는 가격 인상을 한 셈인데, 이들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