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서버를 둔 웹게임이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결정에 의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됐다. 이에 대해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그 이유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임위는 지난 22일 독일 이노게임스(Innogames)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전략 웹게임 <부족전쟁>에 대해 ‘등급을 받지 않은 미심의 게임물’, ‘게임운영에 관한 부당한 사유 발견’의 두 가지 이유를 들어 해당 게임의 사이트를 차단했다고 공지했다.
우선적으로 SK브로드밴드 및 KT회선 사용자들의 게임 사이트 접속이 막혔고, 앞으로 다른 회선의 사용자들도 순차적으로 접속이 차단될 예정이다.
게임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부족전쟁>을 즐기던 유저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독일에 서버가 있는 엄연한 외국 게임인데 한국 기관이 미심의 게임이라는 이유로 차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 동안 월 4.99 유로(약 9천 원)를 결제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즐기던 유저들은 환불을 받을 방법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위 게시판과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며 차단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 중요한 것은 서버가 아닌 한국 서비스 의지
게임위는 비록 서버가 외국에 있다고 해도 한국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서비스를 하거나, 서비스할 의지가 있는 게임물이라면 플랫폼과 관계 없이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웹게임 뿐 아니라 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게임,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의 PC게임 모두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영리를 추구할 의지가 있다면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위의 한 관계자는 “<부족전쟁>은 게임 및 사이트가 한글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 운영자도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서비스 의지가 확고하다고 판단했다. 수 차례 독일 개발사와 연락을 시도해 봤지만 명확하게 돌아오는 답변이 없었다.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부터 ‘환불’과 같은 사후 관리 및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민원이 꾸준하게 제기 되어 왔고, 실제 피해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게임위로서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지금도 계속해서 독일의 개발사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선의의 피해자들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 관련법규 미흡, 얼마든지 자의적 해석 가능
게임위의 이와 같은 해외 게임 심의 규정은 관련 법규가 미흡하고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게임물 등급분류의 기초 근거가 되는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에는 외국 게임의 ‘한국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이 없다. 결국 게임위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
현재 게임위에서는 하위법령 개정 등을 통한 보완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빨라야 올해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지역에 관계 없이 누구나 손쉽게 접속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웹게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EA 같은 PC 패키지·콘솔 게임 대형 퍼블리셔들은 지역에 관계 없이 결제만 하면 누구나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다량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만큼 당장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제 2의 <부족전쟁> 사태는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
‘한국 게이머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라도 관련 법규의 정비 및 해외 서비스 게임에 대해 명확한 심의 기준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전쟁>의 한글 홈페이지. 일부 회선에서는 현재 접속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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