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 없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 이후 가진 지식경제부 직원들과의 오찬에서 일본 닌텐도의 게임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식사 도중 “엔고를 활용한 일본시장 진출대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요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초등학생들이 많이 갖고 있고, 한 명이 사면 따라 사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의 한 직원이 “우리가 따라가는 것은 일본 이상이고 게임 소프트웨어도 잘하는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창조적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일본이 앞서가는 면이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닌텐도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일 무역역조의 해소방안의 하나로 게임기 시장에서도 수입대체 방안을 연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휴대용 게임기 개발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가 어떠한 지원이나 청사진을 제시한 적이 있느냐. 당장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NDS 같은 게임기가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식사 도중에 지나가는 말로 나온, 큰 의미 없는 발언 같다”고 말했다.
게이머들 역시 반응은 비슷하다. 한 유저는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서 “닌텐도 ‘게임기’를 개발하라는 건지 ‘닌텐도’를 개발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초등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걸로 봐서는 NDS 같은데, 이 대통령은 NDS와 Wii를 구별할 줄 알기는 하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닌텐도와 소니가 수십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따라잡으려면 치밀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서 진행해야 할 텐데, 괜히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마구잡이로 진행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