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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킹덤 품은 '스토리픽', 스토리게임 왕국 세울까?

스토리게임 플랫폼 '스토리픽' 통해 도전장 ... 플랫폼으로 장르 한계 돌파하고, 새로운 가능성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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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상(무균) 2020-03-31 11:33:40
컴투스가 자회사 데이세븐과 함께 새로운 게임 영역 개척에 나선다. 바로 스토리게임이다. 

컴투스와 데이세븐은 스토리게임 플랫폼 <스토리픽>을 곧 선보인다. 스토리게임 플랫폼은 국내에서는 첫 시도로 스토리게임 전문 개발사 데이세븐의 인기작 <새빛남고 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게임이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원작으로 하는 스토리게임도 있어 많은 유저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게임 시장은 상대적으로 MMORPG, FPS 등으로 대표되는 주류 게임 시장은 아니라고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비주류 게임 시장이지만,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작년 9월 웹툰·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 페이지'는 하루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웹소설 시장 규모를 4,000억 원(2018년 기준)으로 추산했다. 재밌는 이야기에 지갑을 열 준비가 된 소비층은 확실하게 있는 것이다.

▲ 왼쪽부터 윤소정 디자인 팀장, 김선희 시나리오 PD 그리고 김경수 스토리픽 개발 PD

 

 

# 플랫폼 '스토리픽'으로 스토리게임 한계 넘어, 가능성과 기회 만든다

스토리 콘텐츠에 대한 유저 니즈는 웹툰과 웹소설의 괄목할만한 성장에서 확인된다. 시장잠재력도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스토리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게임은 아직 게임산업에선 확인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상대적으로 불모지다. 이 불모지에서 컴투스는 '기회'를 봤다.

작년 2월 컴투스는 데이세븐을 인수했다. 인수 배경에 대해 "컴투스가 진행하는 스토리 비즈니스 성장 폭 확대"라고 밝혔다. 그리고 약 일 년이 지난 컴투스와 '스토리게임 명가' 데이세븐는 국내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스토리게임 플랫폼을 선보이려고 한다. 기회와 가능성이 현실화한 순간이다.

▲ 손을 잡은 컴투스와 데이세븐

데이세븐이 플랫폼 개발에 나선 이유도 컴투스와 비슷하다. 새로운 기회다. 2011년 창립한 데이세븐은 매년 2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고, 2018년에는 약 97억 원 매출을 올렸다. 매출만 고려하면 데이세븐의 도전에 의문부호가 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게임 명가는 달랐다. 데이세븐은 '플랫폼'을 통해 스토리게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다.

데이세븐의 김경수 스토리픽 개발 PD는 <스토리픽> 플랫폼 기획에 대한 이유로 크게 '유저 경험의 연속성'과 '다양한 장르 제공'을 꼽았다. 그는 <스토리픽>에 관해 "스토리게임을 좋아해 주시는 유저분들이 단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방안을 고민"에 대한 결과물이라 밝혔다. 

데이세븐은 그동안  <일진에게 찍혔을 때>, <새빛남고 학생회> 등 인기 스토리게임을 출시했지만, 유저들은 출시 때마다 다시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거쳐야 했다. 

또 김경수 PD는 "유저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단일 장르만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라며 플랫폼으로서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스토리픽>에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성도를 위해  "각 장르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시나리오 기획자들과 함께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스토리픽>에 포함된 스토리게임에는 로맨스는 물론, 일상물,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그리고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됐다.

▲ 스토리게임에는 로맨스만 있지 않다. 스릴러, 로맨스, SF 등 다양한 장르가 있다. 스토리픽은 이런 점을 강조한다

  

# <킹덤>과 함께 불모지 '스토리게임' 개척 나선다

<스토리픽>은 출시와 함께 로맨스, 스릴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게임을 유저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중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바로 <킹덤>이다. 

이 <킹덤>은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킹덤>을 원작으로 한다. 

게임 <킹덤>은 스토리게임답게 드라마와는 달리 유저가 직접 다양한 분기점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신만의 엔딩을 만들어갈 수 있다. 또, 직접 좀비를 잡으며 스토리에 뛰어들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는 조명받지 못했던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외전격 스토리 모드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드라마 <킹덤>이 만든 세계관이 크게 확장하는 셈이다.

▲ 최근 큰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게임 <킹덤>은 드라마 시즌1 내용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시나리오를 담당한 김선희 시나리오 PD는 오리지널 스토리인 만큼 "원작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조사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김은희 작가처럼 대동여지도를 보기도 하고, 조선 시대에 관한 자료를 꼼꼼히 읽기도 했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킹덤>의 디자인을 담당한 윤소정 디자인 팀장도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 드라마에 나오는 의상 디자인, 배경 등을 그대로 담고자 했다. 특히, 그녀는 "드라마에 나온 배우분들이 게임에 나오는 자신의 캐릭터를 확인한다"라고 들은 뒤 더 열심히 작업했다고 밝혔다. 

▲ 드라마와 게임 속 두 주인공의 이미지가 굉장히 비슷하다

게임에 준비된 다양한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유저가 인간관계가 설키고 얽힌 '왕국'에서 적절한 선택을 이어나가야 한다. 김선희 PD는 "로맨스 스토리게임은 주로 호감도와 같은 하나의 수치만 고려하면 된다"라면서 "<킹덤>은 로맨스가 아니다. 다양한 호감도를 신경 써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정 인물 호감도가 올라가면, 다른 인물 호감도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 회차 스토리 진행을 위한 요소도 있다. 엔딩을 포함한 주인공의 옷, 일러스트 등 수집 요소는 모두 <스토리픽>에 저장된다. 윤소정 팀장은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해, 유저들이 다시 스토리를 플레이하게 하는 동기가 되리라 생각한다"라며 일러스트와 코스튬은 스토리에 따라 다르게 채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엔딩도 다르고, 수집 요소도 달라진다

글을 맡은 김선희 PD와 그림을 맡은 윤소정 팀장이 입을 모아 작업하며 가장 신경 썼던 점으로 입을 모아 '원작 존중'을 꼽았다. 그녀들은 원작에 나오지 않는 부분을 채워 넣을 때는 "원작 캐릭터성에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드라마 <킹덤>과 게임 <킹덤> 창작물 등급이 다른 점도 언급했다. 드라마는 청소년관람불가인데 반해, 게임은 12세 이용가였다. 윤 팀장은 "좀비와 액션에 있는 잔인함을 순화해야 했지만, 특유의 위협감을 살리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 스토리게임 한계와 편견 넘어, 스토리픽만의 매력 선보인다

스토리게임은 아직 주류 게임 시장은 아니다. 플레이해 본 유저보다 해 보지 않은 유저가 많은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선희 PD는 "스토리게임이 완전히 다른 게임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게임에도 스토리와 규칙이 있는 만큼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윤소정 팀장은 로맨스에 집중됐던 스토리게임 한계를 넘었다며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만큼,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스토리픽>을 준비한 김경수 스토리픽 개발 PD는 "글로만 이야기를 전하던 시대와 달리 요즘에는 그림, 음악, 영상, 또는 이 모든 부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이야기가 표현되고 있다"라며, "스토리픽은 이러한 유저들에게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수 PD는 <스토리픽>을 “유저가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플레이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정식 출시 이후, <스토리픽>이 플랫폼으로써 안정권에 접어드는 것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아가 스토리게임 왕국으로 거듭나는 발판 역시 마찬가지다. 컴투스와 데이세븐이 매주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게임을 선보인다면, 그곳에 사람들은 모일 것이다. 그것이 이야기의 본질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