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현지에서 개최된 [온라인게임&커뮤니티 컨퍼런스]에서 일본 시장 관계자들이 입을 열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지난해부터 정체되고 있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문제점과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있다. 비록 일본에 대한 이야기지만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눈여겨보면 좋을 이슈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UCC에서 UGC로 콘셉트 변화에 주목
일본 온라인게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향후 온라인게임의 시장이 UCC(User Create Contents)에서 UGC(User Generated Contents)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일본 개발자들은 <스포어>(PC), <파크라이2>(PC), <리틀 빅 플래닛>(PS3, 오른쪽 이미지) 등의 타이틀과 더불어 아이폰을 높게 평가 하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게임 자체가 아닌, 게임에 포함된 <레벨 디자인 툴>의 완성도이다.
더불어 유저가 직접 주어진 툴을 이용해 만든 컨텐츠를 전 세계에 배포하는 PS3 및 Xbox360의 전달 시스템을 향후 시장을 지배할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지목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에서 서비스 하는 앱스토어와 같은 구조를 가진 셀프 퍼블리싱 환경이 확산되면서 온라인게임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유저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마켓으로의 전환
또 주목할 점은 그동안 패키지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시장이 점차 온라인 마켓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실이다.
일본과 북미에서는 온라인게임이라고 해도 인터넷 회선과 기존 유통라인의 유지 문제 때문에 패키지 판매가 여전히 중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북미에서는 스팀 서비스 이후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에서도 게임의 다운로드 판매를 시작했다. 또한, EA는 <레드얼럿3>의 확장팩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할 예정이다.
일본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북미의 정황에 대해 이미 온라인 마켓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이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빨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그 예로 일본은 스팀 서비스를 통해 판매된 <레프트4데드>를 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80만 장을 판매하면서 밀리언 셀러가 된 타이틀이지만, 스팀 서비스를 통해 판매된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팀 서비스에서 다운로드된 수를 합하면 200만 장을 넘겼을 것이라는 게 일본의 분석이다.
즉, 온라인 판매의 경우 유통과 물류, 인건비 등이 절감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이 용이하고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마존닷컴에서도 게임 다운로드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 일본 개발사의 문제는 <영어>와 <섬나라 근성>
한편, 일본 개발사들이 섬나라 근성에서 벗어나야 향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조적인 비판도 나왔다.
지금까지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 등의 업체에 대해서 섬이라는 일본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했고 이는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경제적 고립주의 정책을 일본은 <섬나라 근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신제품이 등장해도 일본에 해당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일본기업은 빠른 정보수집 후 해당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지리적 이점은 이제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의 경우 서버를 어디에 두고 있어도 전 세계 배포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글로벌 판매가 이루어 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 게임회사가 해외진출에 소극적인 이유 중 하나로 영어에 약하다는 점이 지적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한때 게임 개발(콘솔)은 일본이 최고라는 자만심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일본은 기획력, 디자인, 유저 인터페이스의 활용성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일본시장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개발자 채용 및 해외진출 시도가 거의 없는 이유가 바로 극도로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한 일본의 업체 대표는 “나 스스로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실제로 우리 회사에 일본인 이외의 개발자가 단 2명뿐이라는 점은 이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