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넷의 공동 설립자 마이크 오브라이언은 지난 16일 <길드워> 공식 홈페이지에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리고 최근의 발매연기설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길드워2>가 연기된다는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글을 쓴다. (지금까지) 아레나넷은 발매시점에 대해 ‘완성될 때’ 이외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길드워2 연기설’은 지난 13일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실적자료에서 비롯됐다. 엔씨는 차기작 라인업에서 <길드워2>를 ‘2010년~2011년 추후발표’로 표시해 놓았다. 이를 입수한 외신들은 대부분 “길드워2, 2010년 이전에 안 나온다” 등의 제목으로 발매연기 소식을 전했다.
<길드워2>가 2010~2011 추후발표로 표시된 엔씨소프트의 2008년 실적발표 자료.
이에 대해 아레나넷의 마이크 오브라이언은 “추후발표라는 의미 그대로다. 아레나넷은 <길드워2>의 발매시점에 대해 ‘완성될 때’(When it’s finished)라고만 밝혀왔다. 엔씨 실적자료의 ‘추후발표’는 그러한 입장과 사실상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아직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미묘한 시간대(2010년~2011년)의 칸에 적으면서 빚어진 오해라는 것이다. 애초에 <길드워2>의 발매시기는 약속한 바 없고, 앞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베타테스트 시점은 사실상 ‘연기’
아레나넷 마이크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길드워2>의 발매시기는 아직까지 발표된 적이 없다. 그런데, ‘아 다르고 어 다른’ 말장난 같지만 조금 꼼꼼하게 파고들면 베타테스트 시점은 발표된 적이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7년 3월 <길드워> 프렌차이즈의 향후 로드맵을 공개했다. 당시 엔씨는 “후속편 <길드워2>는 2008년 하반기에 베타 서비스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이 2009년 상반기이기 때문에 “<길드워2>의 베타테스트는 연기됐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길드워2>는 왜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을까? 가장 확실한 정황은 엔씨가 ‘길드워2의 성공’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인력, 비용, 시간이 모두 해당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하반기 북미·유럽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통합법인 ‘엔씨 웨스트’(가칭)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해외 개발 프로젝트가 정리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리차드 게리엇이 있던 오스틴 스튜디오의 프로젝트는 <타뷸라라사>를 포함해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MMO’를 만든다던 엔씨 유럽의 개발팀도 해체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엔씨 웨스트는 “유럽은 마케팅과 세일즈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해외 프로젝트는 ‘확실한 카드’만 남기고 정리한 것이다. 아레나넷의 마이크 오브라이언도 “엔씨 웨스트의 구조조정은 <길드워2> 같은 ‘최상위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개발팀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강력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아레나넷은 <길드워2>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길드워>도 확장팩 <아이 오브 더 노스> 이후에 만들고 있지 않은 상태. 그야말로 전사적으로 ‘2편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마이크 오브라이언(오른쪽 사진)은 <길드워2>에 대해 “거대하고 야심찬 프로젝트다.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는 최고의 MMORPG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발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길드워2>는 <길드워>와 다른 전형적인 MMORPG의 문법에 충실한 게임이 될 전망이다. 1편에서 호평 받았던 내러티브와 몰입감이 높고 반복이 적은 게임플레이, 경쟁 플레이에 대한 지원은 계승되며, 패키지만 구입하면 되는 ‘NO 월정액’ 비즈니스 모델도 유지된다. 유저들은 휴먼과 아수라(asura), 차르(charr), 노른(norn), 실바리(sylvari) 등 다양한 종족을 선택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에게 <길드워2>는 <아이온> 못지않은 기대작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더욱 중요한 신작이다. 현재 엔씨는 <길드워2>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나 일정도 입밖에 내지 않고 있다. 예정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 <길드워2>가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