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매년 5월 5일이면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는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를 개최합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예년처럼 현장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청와대가 샌드박스와 손잡고 '특별한 청와대 초청 행사'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블록을 통해 가상 세계를 만드는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게임 속에서 청와대를 구현한 것입니다. 5일 청와대가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청와대 곳곳이 게임을 통해 표현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는 기대 이상으로 디테일했습니다. 청와대 본관 등 외형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하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는 물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까지 게임 속 캐릭터로 표현되어있었습니다.
'게임'으로 표현된 청와대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현실 속 청와대와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는 얼마나 비슷하고, 어떤 부분까지 구현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이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를 맞아 공개된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 이모저모를 정리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가수 지코가 부른 '아무노래'의 국악 버전을 배경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게임 속 청와대는 생각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실제 청와대 본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실 속 청와대 본관은 2층 본채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단층의 별채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팔작지붕을 올리고 한식 청기와를 이어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을 표현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는 어떨까요? 얼핏 봐도 본채를 중심으로 좌우에 위치한 별채는 실제 구조와 비슷하며 팔작지붕과 청기와를 이은 기본 형태까지 꽤 유사하게 표현된 모습입니다.
청와대 본관 계단 역시 현실과 비슷하게 구현됐습니다.
계단에 깔린 붉은 카펫은 물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그려낸 김식 작가의 금수강산도 역시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에서 그대로 등장합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그림' 중 눈에 띄는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전혁림 화백이 4개월간 그려낸 '통영항' 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랑한 그림으로 알려진 통영항은 실제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 걸려있지만,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청와대 본관 복도에 걸려있습니다.
비록 그림이 걸려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청와대에 실재하는 그림이 구현된 것만으로도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가 생각 이상의 디테일을 갖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에는 실제와 흡사한 건물뿐 아니라,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먼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게임 속 캐릭터로 등장해 직접 청와대를 소개합니다. 영상 속에서 문 대통령은 "게임에서나마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 브리핑을 담당했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브리핑 장면도 구현됐는데요. 특히 브리핑을 진행하는 단상과 배경은 물론, 본부장의 발언을 타이핑하는 기자들의 모습도 빠짐없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간호사, 의사 등 의료진들이 소독기를 들고 코로나19 방역에 나선 장면도 등장합니다.
청와대 안팎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이들까지 놓치지 않은 것입니다.
'디테일함'은 반려동물까지 이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도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에 등장하는데요. 원래 유기묘였던 찡찡이는, 문 대통령이 양산 고향 집에 머물던 시기에 인연을 맺어 현재는 청와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 찡찡이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흰색 몸에 검은색 포인트가 잘 드러납니다.
청와대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 외에 <마인크래프트> 유저를 위한 또 다른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5일과 6일(오늘), <마인크래프트> 청와대 맵 오픈 소스의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을 공개한 것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오픈소스는 유저들 사이에 이른바 '금괴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를 폭발시키면 지하에서 금괴가 나온다는 후기가 SNS,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것입니다.
실제로 게임 속 청와대에는 금괴가 존재했습니다. 소문을 접한 유저가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를 둘러본 결과, 건물 지붕에서 금괴를 발견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몇몇 이들은 일부러 금괴를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나 제작업체가 일부러 금괴를 숨겼다는 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청와대가 의도하지 않은 요소가 들어갈까봐 오랜 기간 검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마인크래프트>에서 건물을 지을 때 금으로 기초공사를 하는 관행을 따라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속 청와대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청와대 특유의 외형적인 부분들과 배치된 그림들은 물론, 그 안에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도 구현되어있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에서 지내는 애완동물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청와대를 구현한 셈입니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게임 중 하나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것 역시 좋았습니다. 매년 개최한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대신, 게임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청와대를 접할 수 있게 한 것은 멋진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게임 속 청와대가 잘 구현되어 있다고 해도 현실에서 직접 그것을 보고 느끼는 것을 이길 수는 없을 겁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잠잠해져서 게임이 아닌 실제 현실에서 마스크 없이 청와대를 돌아보고,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