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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기상천외! 아이디어 게임이 ‘뜬다’

기발한 콘솔 게임들 잇따라 출시, 흥행도 GOOD

안정빈(한낮) 2009-02-24 16:13:44

기발한 아이디어의 콘솔 게임들이 연이어 발매되고 있다. 기존의 식상한 게임에 질린 게이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 영웅을 때려잡는 기상천외 던전 게임

 

지난 123PSP로 발매된 <용사주제에 건방지다 or2>는 게이머가 파괴신이 되어 던전에 침입한 용사를 무찌른다는 설정의 게임이다. 게이머는 자신의 대리인 마왕을 이용해 땅을 파고 다양한 마계 생물들을 육성시켜 용자의 침입을 막아내야 한다.

 

이 게임은 단순히 땅을 파고 아군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돌연변이의 생성이나 먹이사슬 등을 고려해 던전에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작 생태계만 잘 꾸리고 나면 별다른 조작 없이 알아서 죽는 용자들을 구경할 수 있다. 오죽하면 개발사에서 밝힌 게임의 장르가 던전 생태계 매니지먼트’일까.

 

<용사주제에 건방지다 or2>는 한글화되어 국내에 출시됐다.

  

 

■ 세계 유저들이 힘을 합쳐야 깨지는 게임?

 

지난 19일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를 통해 다운로드 판매를 시작한 PS3용 게임 <노비노비보이>는 개발자조차 뭐 하는 게임인지, 어디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 게임인지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해 반향을 일으켰다. 노비노비는 우리말로 쭉쭉, 무럭무럭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발매 후 밝혀진 정보도 유저들이 작은 지렁이(?)보이가 되어 맵의 이곳 저곳들 돌아다니면서 몸의 길이를 늘린 후 이를 에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 전부다.

 

지구에 꼬리를 대고 있는 거대한 지렁이인 은 전 세계 유저(보이)들이 전송한 길이만큼 늘어나며, 걸의 길이가 다음 행성에 닿으면 새로운 스테이지가 열린다. 한 마디로 전 세계 유저들이 힘을 합쳐야 다음 스테이지가 열리는 방식이다.

 

2월24일 현재 걸의 길이는 약 42만6000km. 38만km를 넘긴 시점에서 두 번째 스테이지인 달이 열린 것으로 봐서 게임은 실제 축척으로 바탕으로 한 듯 보인다. 하지만 다음 스테이지인 화성이 지구와 약 5천만km ~ 1억km가 떨어져 있는 만큼 여기서도 실제 축적을 적용할 지는 의문이다.

 

유저들의 바람과 달리 달에서는 새로운 오브젝트와 배경을 제외한 추가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개발자는 이후의 스테이지에 깜짝 놀랄 테마가 숨겨져 있으며 클레임은 사양한다는 말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개발자가 자세한 설명을 거부한(?) 전대미문의 게임 <노비노비보이>.

  

 

■ 30초만에 레벨업부터 보스전까지?!

 

초속 RPG’라는 장르로 관심을 모은 PSP <용자30> 역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진 게임이다. 지난 13일 체험판이 배포된 <용자30>은 동료를 모으고 전투에서 벌어들인 통해 보다 강한 장비를 구입하고, 마왕을 물리치는 과정을 30초라는 제한시간 속에 담아냈다.

 

때문에 <용자30>에서 모든 전투는 순식간에 자동으로 처리되며, NPC들은 진행에 필요한 말 이외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마왕은 직선구조로 된 성에서 기다리고 있다. 엔딩을 보기 위해서 수십 시간을 할애하며 노동에 가까운 레벨업을 반복해야 했던 기존의 RPG를 비꼰 셈이다.

 

기존 RPG의 껍질을 통렬하게 깬 <용자30>.


 

■ 그래픽보다는 게임성과 기획력으로 승부

 

이런 ‘아이디어 게임의 특징은 그래픽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참신한 시스템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이다. 실제로 <용자30>과 <용사주제에 건방지다 or2>16비트 게임기 시절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도트 그래픽이 사용됐으며, <노비노비보이>도 플레이스테이션 초창기 3D 게임 수준의 그래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그래픽적인 화려함만 앞세웠지 시스템적으로는 매너리즘에 빠진 게임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콘솔 게임들은 그래픽 퀄리티의 성장과 더불어 개발비가 치솟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시리즈물과 특정 장르의 게임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내의 한 게임유저는 요즘의 콘솔게임들은 그래픽만 빼고 보면 서로 구분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닮아 있다. 이런 참신한 게임이야 말로 진정으로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참고로 <용사주제에 건방지다 or2>는 발매 첫째 주 일본에서 6만 장 이상을 판매하며 주간 판매순위 3위에 올랐으며 <노비노비보이>도 출시 3일만에 2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상업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