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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PC방 데이터로 본 2005년 게임

국순신(煙霞日輝) 2006-01-02 17:54:32

PC방 데이터로 2005년 게임을 풀어본다면?

 

대한민국을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도약케 한 원동력이 됐던 PC.  PC방도 안락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사양 PC의 적시적소 배치. 그리고 재떨이를 나르는 아르바이트의 친절도에 따라 흥망성쇠를 걷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게임 발전에는 풀뿌리와도 같은 2만여개의 PC방이 든든한 구실을 해주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PC방에 숨어 있는 데이터를 찾아내 2005년을 평가해본다면 어떨까? 그간 PC방 인기게임 순위가 공개된 적은 있었다. 호기심에 몇번 들여다보긴 했지만 1등부터 10등까지 주요 게임들이 긴박감 넘친 순서다툼을 찾아보기 힘들다흥미진진한 내용이 부족해서일까? 조금 아쉬운 구석도 있었다.

 

1300여개의 PC방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있는 미디어웹의 도움을 받아 흥미로운 데이터들을 뽑았다.

 

 

 

 

* 유저몰입에는 단연 'MMORPG'

 

 

유저몰입을 나타내는 수치는 단연 유저당 평균체류시간.

 

평균체류시간은 2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첫째는 평균체류시간이 길수록 이용자들의 손이 마우스 위에 오래 머물렀다는 뜻. 한마디로 중독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는 정액제를 포함한 유료화의 성공가능성 지표로 '평균체류시간'을 꼽는다. 그 이유는 그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005년 유저몰입도가 높은 게임으로는 <칼온라인>, <실크로드>, <A3>, <구룡쟁패> 4개다. 대부분 RPG.

 

 

이중 단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게임은 바로 <칼온라인>.

 

2005 1월부터 2005 11월까지 총 11개월간 <칼온라인> 평균체류시간은 100분을 넘었다. 8월과 11  2차례에 걸쳐 1등을 차지했을 뿐만이 아니라 월별 게임체류시간에서 4등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1월과 7월에는 2등을 차지한 데 이어, 3등을 무려 5차례(2, 3, 4, 5, 10)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가장 안 좋은 성적은 4등을 차지한 6월과 9

 

이런 엄청난 몰입도에도 불구하고 <칼 온라인> 11 PC방 인기순위가 69등으로, 점유율이 0.09%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의미있는 데이타라고 꼽기에는 조금 아쉽다.

 

 

<A3>는 아쉽게 <칼온라인>에 뒤진 게임.

 

<A3> <칼온라인>에 밀려 아깝게 2등을 차지했다. 2등을 3(5, 8, 9)나 차지한 데 이어 3등을 1(11), 4등을 무려 5(1, 2, 3, 4, 8)이나 기록했다.

 

<A3> <칼온라인>을 제친 건 모두 3.

 

아쉽게도 이 때의 성적은 모두 2등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평소 순위에 모습을 잘 비추지 않았던 <메틴2>(5, 128), <그랜드체이스>(9, 110), <디오온라인>(10, 109) 등이 <A3>를 제치고 1등에 올라섰다는 점이다. 1등 운이 따르지 않은 작품이었다.

 

 

이외에도 <실크로드>는 올해 1월에는 평균체류시간이 10등으로 턱걸이를 했지만 월별 평균체류시간 Top 10에 꾸준히 모습을 비추고 11월에는 <칼온라인>에 이어 2등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한편, 11 PC방 인기순위 5위인 <리니지2>는 평균체류시간 Top10에 무려 9차례나 모습을 비춰 많은 이용자가 즐기면서도 충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임을 보여줬다.

 

4월말에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구룡쟁패> 5월부터 높은 평균체류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12월 하순에 상용화를 시작, 상용서비스의 흥행여부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하반기 온라인게임 폭풍의 주역인 <로한>도 오픈베타 테스트와 함께 평균 체류시간이 90분을 상회,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05년 월별 평균체류시간 Top10 게임 (1월부터 오른쪽, 단위는 분)

 

 

 

 

 

* 첫째주부터 TOP 10 진입 : <로한>

 

 

<로한>은 오픈베타 테스트 3일째 전체 순위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던 것은 9 12. 이후 3일째 되는 15일에 <로한> RPG 순위 4, 전체 순위 8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전체 점유율도 4.17%(RPG부분 10.57%)에 달한다.

 

RPG '난공불락' 삼총사인 <리니지> <리니지II>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이은 성적이다. 게다가  이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9월 전체 점유율인 4.4%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급기야 9 20일에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제치고 3위에 오르더니, 한달 후인 10 20일에는 RPG부문 1(전체 4)에 등극했다. 당시 RPG 점유율은 19.50%, 전체 점유율은 6.92%.

 

 

<로한>이 오픈베타 테스트 초기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프리오픈 테스트'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준 오픈베타 테스트에 버금가는 프리오픈 테스트로 <로한>은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하는 장벽을 없앴다.

 

 

 

 

 

 

* <카트라이더>와 <스페셜포스>, 양강구도

 

 

미디어웹 인기게임의 황제로는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를 꼽을 수 있다.

 

<카트라이더> 2005 1월부터 6월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PC방을 대상으로 한 종량제 요금이 PC방 업주들에게 큰 반발을 얻으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PC방 이익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7월부터 불매운동을 벌이자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국민게임 <카트라이더>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트라이더> 7월에 <스페셜포스>는 물론, <스타크래프트>에게도 뒤진 3등으로 밀려났다. 상반기에 16-17%에 달하던 점유율이 연말에는 8%대로 줄어들었다. 점유율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2005 1 <리니지II>를 제치고 3위 자리에 오른 <스페셜포스> 2월에 <스타크래프트>를 밀어내고 2등 자리에 꿰차고 앉았다.

 

마침내, 7월에 <카트라이더>와 순위바꿈을 하면서 1등자리에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1, 2등을 맴돌았던 <스타크래프트> 3위로 주저앉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