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오토(자동사냥)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핵심 배포 사이트의 완전 차단을 선택했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서울 삼성동 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를 차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토 이용자 계정 제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로그램의 배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엔씨소프트의 단독 행동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등급위원회,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 엔씨 “소프트웨어 방식의 오토는 완전근절”
엔씨소프트는 소프트웨어로 동작하는 오토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에 명시된 동일성 유지권침해 및 업무방해라는 법적근거를 갖고 관련 사이트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100여 일 동안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부관련 부서의 협조를 얻어 지난 3일부터 핵심 사이트 30여 개 중 23개 사이트가 차단되었다.
문제는 한 번의 차단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차단된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의 경우 도메인 변경 등의 방법으로 변칙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관련 사이트를 계속 모니터링해서 바뀐 사이트도 계속 차단 절차를 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강력 대응에 소프트웨어 방식의 오토 프로그램은 급격히 힘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를 차단해도 오토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업데이트를 통해 차단조치를 무력화시켰던 과거와 달리 근본적인 공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홍보팀 이재성 상무는 “소프트웨어 방식의 오토 사이트 차단 이후 다수가 불법 변칙 영업을 하고 있다. 그때마다 차단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이들 사이트는 1~2주만 유지된다”며 “지금 이 시간 이후부터 1~2주 안에 소프트웨어 방식의 사이트는 전부 문을 닫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핵심 오토 사이트는 30여 개 정도로 무조건 차단할 것이고, 반드시 해결을 보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드웨어 오토 프로그램은 현재 담당기관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국회에 계류중인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관련 금지규정이 명시되어 있는 상황이다.
■ 엔씨 “민사소송 통해 부당이익 환수하겠다”
엔씨소프트는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를 대상으로 하는 민사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사이트의 차단 및 수사진행과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진행해 그 동안 오토 사이트들이 벌어들인 부당이익을 추징·환수하기 위한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민사 소송을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형사소송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재성 상무는 “오토 프로그램 배포자들은 징역이나 벌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즉, 이들이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고 추징할 수 있다면 이도 근절대책의 한가지 방법일 수 있다”며 “이렇게 환수된 부당이익은 오토근절 캠페인과 성숙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사업에 모두 사용될 것이다. 향후 엔씨가 관련 사업에 후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3월3일부터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차원에서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 근절 문제를 다루게 된다. 한국 게임산업협회는 20개 이상의 매체와 공동으로 관련 캠페인을 통해 엔씨소프트와 보조를 맞추게 된다.
이번에 차단된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는 엔씨소프트 게임 외에도 <R2> <미르의 전설> <프리우스> <데카론> <열혈강호> <아틀란티카> <십이지천> <SP1>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국산 게임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반지의 제왕 온라인> <대항해 시대 온라인> 등의 해외 게임도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오토프로그램 이용자 제재가 <리니지>에 집중되어 있다. <리니지2>와 <아이온>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가? 이재성: 일단 오토 프로그램의 불법성을 관계 당국의 인정을 받고, 이를 판매하는 사이트를 폐쇄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리니지>에 집중된 이유는 전략적인 접근을 하기 위함이다. 오토에 대한 대처는 실효성이 높아야 한다. <아이온>의 경우 서비스한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아서 계정을 압류해도 다시 키우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리니지>는 그렇지 않다. 전략적으로 <리니지>를 선택한 것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10년 고객도 계정이 정지될 수 있다는 점도 강력한 경고의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오토 배포 사이트와의 전쟁의 시발점이 <리니지>였다. 엔씨는 오토프로그램 사용자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토 프로그램을 예방하고자 한다. Q. 이번 조치가 단순히 오토 배포 사이트만 해당하는 것인가? 수사 진행은 제작 및 배포로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원들도 포함되어 있다. Q. 엔씨소프트가 오토프로그램으로 받은 피해는 어느정도로 추산하고 있나? 지금까지는 6년 동안 약 460억 원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인 대응과 모니터링 요원의 인건비 등이 대부분이다. 현재 관련 자료를 해당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Q. 조만간 <아이온>이 중국에 진출한다. 해외에서의 접근은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 오토를 논하면서 중국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현지 퍼블리셔인 샨다와 공동대응을 준비 중이다. 또 중국 공안과 샨다, 엔씨소프트가 공동 해결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Q. 실질적으로 오토를 이용하는 이유가 현금거래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다. 현금거래에 대해서도 이처럼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 모든 오토 사용자가 현금거래 이용자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적어도 이번 조치를 통해 오토 프로그램이 근절된다면 현금거래도 나은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현금거래와 관련해서는 업으로 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판례가 있다.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약관에도 현금거래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엔씨의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