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스크린으로 즐기는 디지털 보드게임기가 등장했다.
필립스(Philips)는 5일부터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세계 가전전시회’(CES 2006)에서 터치 스크린이 적용된 새로운 디지털 보드게임기 ‘엔터테이블’(Entertaible)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CES에 출품된 엔터테이블은 개발중인 버전으로 30인치 평면 LCD를 사용해 제작됐으며 터치 스크린 기능에 손가락을 포함해 수십 개의 물체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사용됐다.
또 엔터테이블은 컴퓨터 게임과 전통적인 보드게임을 혼합해서 게임판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거나 참가자들의 경험치와 레벨도 표시해 주는 등 새로운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양한 게임을 저장해 놓고 즐길 수 있으며 하던 게임을 저장했다가 다시 로딩해서 이어서 할 수도 있다. 온라인 접속 기능을 이용하면 새로운 게임의 체험판을 내려 받아서 즐길 수도 있다.
다수의 유저가 함께 즐기는 디지털 테이블 게임은 엔터테이블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에는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 등의 거추장스러운 기술을 활용했던 반면, 엔터테이블은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와 포토다이오드 등을 사용해 LCD 화면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자체적으로 백 라이트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조명이 필요하지 않으며 터치 스크린 방식이어서 ‘손’만 가지고도 쉽게 즐길 수 있다. 필립스는 엔터테이블을 가정용 보다는 식당이나 바(술집), 카지노 등의 외부 위락시설에서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용도로 개발하고 있다.
엔터테이블을 개발한 필립스 리서치의 게라드 홀맨은 “엔터테이블을 통해 고전 보드게임의 재해석이 이루어질 것이며 새로운 차원의 게임이 성립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직접 플레이 해보면 더욱 강렬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홀맨은 “엔터테이블은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촉진시켜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주로 콘솔게임을 즐기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게이머들의 생활에 색다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엔터테이블은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진행될 CES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네델란드 에인트호벤에 위치한 필립스 리서치 센터에서 일반 시민 중 지원자를 모집해 필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게임전문가들은 엔터테이블이 게임산업에서 새로운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교육용으로 활용될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엔터테이블을 이용해 조별로 과제를 내주고 팀원들끼리 생각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단체 학습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엔터테이블의 가격과 얼마나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필립스는 아직 엔터테이블의 가격은 발표하지 않았으며 향후 언제쯤 출시될 지도 미정인 상태다.
엔터테이블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사진제공: 필립스)
30인치 LCD 화면 위의 보드판은 게임전개에 따라 변화한다
수십 개의 손가락 움직임도 동시에 인식하는 엔터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