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문화 콘텐츠 포럼의 창립총회가 열린 뒤, 2부 행사로 게임 시연회가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각종 이벤트 매치와 모바일 게임 시연회가 열렸다.
먼저 김남국 의원과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강도경, 홍승표 전 프로게이머가 한 팀, 정청래, 장경태 의원, 임요환, 박정석 프로게이머가 한 팀을 이뤄 <스타크래프트> 4 vs 4 헌터 매치를 진행했다. 전 프로게이머들은 "서로 봐주면서 하자" 이야기했지만, 미리 준비된 장비 대신 각자 준비해온 키보드와 마우스를 세팅한 다음에 경기에 임했다.
임요환, 박정석, 강도경 모두 자신의 주 종족을 골랐고 정청래 의원은 테란, 장경태 의원은 저그, 강신철 협회장과 김남국 의원은 프로토스를 선택했다. 특히 김남국 의원은 '정청래만공격'이라는 닉네임으로 경기에 임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기는 임요환 팀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임요환과 박정석은 각각 마린과 질럿을 뽑아서 뮤탈로 맵 이곳 저곳을 두드리던 강도경을 제압했으며, 뒤이어 비슷한 메타로 빠르게 메카닉을 올리려던 홍승표 코치까지 제압했다.
김남국 의원은 드라군의 무빙샷을 '잠깐' 선보이기도 했지만, 전 프로게이머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장경태 의원은 경기 초반 저글링을 모아 김남국 의원의 본진을 찔렀고, 본진 성큰 콜로니로 강도경의 저글링 러쉬를 막아내는 등 수준급 플레이를 선보였다. 조용히 자원을 축적한 강신철 협회장은 캐리어를 갔지만, 경기의 판세가 기운 뒤였다.
이벤트 경기 직후 임요환은 취재진과의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창립총회에 참가한 소감이 어떤지?
일단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강도경, 박정석, 홍승표 등 선수 때부터 알던 사람들이랑 같이 게임해서 좋았다. 이제라도 이런 행사에 초대받았고, 앞으로 많은 일이 생길 거 같아 기대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돕겠다. 국회에 처음 e스포츠를 알리려고 방문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이 지났다. 문화콘텐츠포럼이 활성화돼서 게임, e스포츠 뿐 아니라 콘텐츠 산업이 발전이 많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 경기는 어떠셨나?
사실 행사 하기 전에 정청래 의원실에서 게임하는 것을 봤는데 생각보다 전략적으로 플레이하시더라. 게임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지 않고 어느 정도 레전드 게임들도 보시고 관심이 있으시니까 이 정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든다. 오늘 국회의원이랑 처음 같이 붙었는데 너무 색달랐다. 재미있는, 좋은 행사였다.
후배 프로게이머들을 위해서 국회에서 할 일이 있을까?
일단은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번에 저를 부른 것도 후진 양성의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 지 의논하기 위해서다. 공공의 영역에서 e스포츠가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드리려 한다.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인 거고 계속해서 할 예정이다.
이후 정청래 의원은 즉석에서 임요환에게 "한 판 더 하자" 제안했고 임요환은 이를 받아들였다. 1:1 매치의 조건으로 임요환은 한 손으로만 게임을 플레이했다. 테테전으로 진행된 매치는 임요환이 쉽게 승리했다. 임요환은 한 손으로 정 의원의 본진에 벙커링을 했으며 이후 드랍십에 고스트를 태워 보내 본진과 앞마당 멀티에 핵 두 방을 날렸다. 전세가 완벽하게 기울었지만 임요환은 배틀크루저까지 뽑는 쇼맨십을 선보였다.
이어서 조승래 의원과 넥슨 홍보팀이 한 팀, 김가연과 황희두 위원이 한 팀을 이뤄 <카트라이더> 대결을 펼쳤다. 중간에 임오경 의원이 관심을 보여 황희두 위원 대신 임 의원이 경기에 투입되기도 했다. 3판 2선승제로 진행된 <카트라이더> 이벤트 매치는 김가연과 넥슨 홍보팀의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끝에 김가연 팀의 승리로 끝났다.
이벤트 경기장 맞은 편에는 <레이싱스타>, <라군아일랜드> 등 국산 모바일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문화콘텐츠포럼 소속 의원들은 이벤트 매치 이후 5종의 게임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을 두고 5가지 게임을 모두 플레이한 조승래 의원과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에 국회에서 처음으로 <카트라이더>를 해보셨다.
사실 즐겨하는 게임이 <삼국지> 류다. 그래서 레이싱 게임을 많이 안 해봤다. 그런데 해보니까 재밌더라. 사람이 여가를 보내는 방법이라는 게 점점 다양해지지 않은가? 이처럼 다양한 기호대로 시민들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여가를 향유한다는 거는 좋은 거죠? 게임도 그렇고.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한 이후 건너편에서 국산 모바일게임 5종을 체험했다.
재미있었다. 벽돌깨기를 요즘 시대에 맞게 복잡하게 재해석한 게임이 있었는데 인상 깊었다. 이렇게 손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아지면 시민들에게 더 좋은 휴식거리를 제공할 것 같아서 기대가 많이 된다.
문화콘텐츠포럼 대표 의원으로 한 말씀.
문화콘텐츠포럼을 통해서 콘텐츠가 시민에게 좋은 행복과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여러 가지 어려움도 널리 들을 것이다. 특별히 콘텐츠 산업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 산업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하 현장 사진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