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전세계 불법복제에 ‘적극 맞대응’

닌텐도가 본사 차원에서 전 세계 불법복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닌텐도는 전방위에 걸쳐 불법복제와 싸우고 있다. 먼저 미국에 주요 불법복제 국가의 실태를 알리고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또한, 일본 내 불법복제 기기의 근절에 나서 법원의 판결까지 이끌어냈다.

닌텐도는 지난 2월26일 미국무역대표부에 불법복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멕시코, 스페인 등을 주요 불법복제 국가라고 밝히며 실태와 요구사항을 전했다.

일본에서는 실질적인 단속과 고발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닌텐도와 서드파티 개발사 54개는 NDS용 불법복제 기기의 판매를 금지시키기 위해 유통사 5곳을 고발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말, 도쿄 지방법원은 유통사에 판매금지 및 일본 내 재고의 폐기처분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닌텐도와 서드파티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메이저 게임회사들은 닌텐도와 함께 소송에 참여하면서 힘을 모았다. 실제로 SNK플레이모어, 캡콤, 코에이, 스퀘어에닉스, 세가, 타이토, 반다이남코게임즈 등이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해당 판결이 나온 직후 야후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R4 등이 자취를 감추는 등 실효를 거두고 있다. 아키하바라에서도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불법복제 기기의 판매처를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불법복제 감소에 반사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7월부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 의거해 R4 등의 대규모 수입과 유통이 차단되고 있다. 세관은 지난 1월부터 집중단속을 통해 싯가 22억 원 상당의 관련 물품을 압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명 ‘보따리상’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밀수는 여전히 골치아픈 문제였다.

그런데 일본에서 판결이 나온 직후 불법복제 기기의 물량이 사라지면서 소규모 밀수 물량도 거의 없어지고 있다. 특히 아키하바라 등지에서 2,900 엔(약 45,000 원)에 구입할 수 있었던 R4 등의 가격이 5980 엔(약 91,000 원)까지 치솟으면서 굳이 한국으로 들여올 이유도 없어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관계자들은 “닌텐도는 공급을 차단해 수요를 없애는 효과를 보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불법복제 기기 공급국가인 중국 등 현지에서 단속이 미비해 얼마나 큰 효과를 얻을지는 미지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닌텐도는 중국에서 해외(특히 미국)까지 불법복제 기기가 팔려 나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책과 미국의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스피커 속에 숨겨 밀수하다가 적발된 불법복제 기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