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미국 게임 개발자들은 근무시간은 늘었는데, 생산성은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소통의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스트레스 관리 등이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다. 일부 개발자는 자녀 돌보는 스트레스로 창의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가 최근 개발자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근무형태 변경이다. 응답자 70%는 사무실 근무에서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계속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답한 개발자는 전체 3%에 불과했다. 나머지 27%는 원래 집에서 근무하던 인력이다.
갑작스러운 업무환경 변화는 생산성 문제를 발생시켰다. 재택근무자의 약 절반이 현재 근무 형태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성 저하라고 답했다. 이들이 꼽은 재택근무의 문제점은 ▲소통의 어려움 ▲사회적 고립 ▲스트레스 관리의 어려움 ▲필수 개발도구 사용의 어려움 등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업무 외적 스트레스도 생산성 저하 원인이 됐다. 한 응답자는 “가족 건강 관리 등 외적 요인이 적었다면 생산성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택근무로 인해 창의력이 떨어졌다고 답한 개발자는 27%였는데, 이 중 과반수가 자녀를 직접 돌보는 데에서 스트레스를 느꼈다. 코로나19로 전국적 봉쇄령이 떨어진 일부 국가 부모는 업무 시간에도 자녀를 보육시설이나 학교에 맡기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생산성이 줄어든 것에 반해 근무 시간은 오히려 늘어난 경향도 있었다. 개발자 39%는 재택근무 이후 업무 시간이 길어졌다고 응답했고, 반대로 근무 시간이 줄었다고 답한 비율은 그의 약 절반인 20%였다.
업무 시간이 늘었다는 한 개발자는 “재택근무를 하니까 스스로 2~4시간 더 일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회사 측에서도 (무급) 추가근무를 권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응답자는 “한 대의 컴퓨터에서 업무와 일상을 모두 처리하다 보니, 업무를 따로 두기가 어렵다. 한밤중에 팀 대화에 휘말린 적도 있다”며 고충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향후 계획은 어떨까? 응답자 66%는 자기 회사가 현재 사무실 재운영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다. 언제쯤 출근해야 안전하다고 느낄지 묻는 질문에 ‘오늘 당장 출근해도 된다’고 답한 사람은 11%에 그쳤고, 나머지는 ‘확실한 코로나19 백신이 나왔을 때’(39%), ‘지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줄어들었을 때’ 24%), ‘가까운 시일 내 출근을 원치 않는다’(12%) 등으로 답했다.
기업의 사업 진행상황 측면에서는 대답이 갈렸다. 진행하던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연기됐다고 답한 비율은 33%,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46%였다. 코로나19 이전에 비교해 전반적 사업 규모가 줄었다는 응답자는 32%, 늘었다는 응답자는 31%, 이전과 이후 차이가 없다고 말한 응답자는 37%였다.
GDC는 정기적으로 ‘게임산업 현황조사(The State of the Game Industry)’를 실시해 업계의 고용, 근무환경, 노조 및 기타 게임 개발 관련 이슈를 조사해왔다. 올해 설문(State of the Industry: Work from Home Edition)은 코로나19가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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