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라오어 2 때문? 메타크리틱 ‘출시후 36시간 내 리뷰’ 금지

게임 안 하고 평점 매기는 유저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0-07-21 15:22:4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이하 <라오어2>) 때문일까? 세계적인 콘텐츠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이 향후 발매 게임의 유저 평점 페이지를 게임 출시 직후부터 36시간 동안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임을 실제 플레이하기 전에 평가를 남기는 ‘평점 테러’를 막기 위해서다.

 

17일(현지시간) 메타크리틱은 게임매체 게임스팟과 한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는 게이머들이 리뷰를 쓰기 전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을 갖도록 출시 직후 36시간의 유저 리뷰 대기 시간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메타크리틱은 영화, 게임, TV프로그램, 음악 앨범 등 여러 유형 콘텐츠의 리뷰를 집계하는 웹사이트다. 전문가 평점과 유저 평점이 따로 제공되며, 같은 유형 사이트 중 리뷰 수가 많은 편이어서 게임 소비자나 언론이 자주 참고한다.

 

메타크리틱에 집계되는 전문가 평점과 유저 평점의 괴리가 때로 지나치다는 비판도 있어왔다. 특히 논란이 일었던 사례는 2020년 6월 발매된 <라오어 2>다. 발매 초기 <라오어2> 전문가 평점은 90점대(100점 만점)였지만 유저평점은 3점대(10점 만점)에 그쳤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

 

게다가 <라오어2>에 내려진 부정적 유저 평점 중 상당수가 게임을 실제 플레이하지 않고 내린 ‘평점 테러’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라오어 2>의 평균 플레이 타임은 25~30시간 정도인데, 게임 클리어가 거의 불가능했을 1~2일 안에 매겨진 평점도 많았기 때문이다.

 

 

<라오어 2> 유저 평점은 이후 긍정적 점수를 준 유저 수가 꾸준히 상승해 7월 21일 현재 5.5점을 기록하고 있다. 94점인 전문가 평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크지만 분명히 눈에 띄게 상승한 수치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36시간 동안 유저 리뷰를 막겠다는 이번 조치가 <라오어 2> 사태를 의식한 결과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메타크리틱 측에서는 “이번 결정은 특정 게임 타이틀을 향한 유저 반응을 반영해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해당 조치와 관련해 제기되는 또 다른 의문은 실효성의 유무다. 만약 메타크리틱 생각대로 특정 게임을 ‘무차별 테러’하는 네티즌이 많다면, 36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은 이들의 공격을 잠시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메타크리틱은 “리뷰 제한 조치는 데이터 연구, 그리고 평론가 및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치의 실효를 확신할 만한 나름의 정량적·정성적 근거가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결정이 ‘동조효과’의 부작용을 제어하려는 조치라는 견해도 있다. ‘평점 테러’로 형성된 부정적 분위기가 다른 유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조효과는 자신의 원래 생각에서 벗어나 집단의 지배적 의견에 동조하게 되는 심리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