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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위쳐 3’ 주인공 게롤트의 낙하 대미지, 알고보니 ‘고증’ 오류?

‘게임 게롤트’와 ‘소설 게롤트’는 생각보다 차이가 많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0-07-22 18:04:16

‘게롤트가 그렇게 약하지는 않을 텐데…’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이하 <위쳐 3>)를 해봤다면 간혹 별로 높지도 않은 곳에서 떨어져 다치는 ‘초인’ 주인공 게롤트에 실망한 기억이 있을지 모른다.

 

이런 ‘실망’은 알고보면 나름 타당한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다. 해외 <위쳐> 팬 커뮤니티의 한 유저가 <위쳐> 원작 소설의 한 구절을 공유하며 두 게롤트의 ‘착지능력’ 차이를 지적해 화제를 모았다.

 

2015년 최다 GOTY 수상작이자 역대 최다 GOTY 수상작(257개)이라는 영예를 안고 있는 <위쳐3>는 폴란드 작가 안제이 삽코프스키의 연작 소설 ‘더 위쳐’ 시리즈에 기초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원작은 방대하면서도 세밀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위쳐 3>는 이 가상 세계의 디테일을 게임에서도 유사하게 묘사하고자 노력했다. 일례로 소설 속 게롤트는 자신이 소속된 늑대 교단에서 배운대로 춤추는 듯한 모습의 검술을 사용하는데, 이 점이 게임에 반영돼 게롤트는 유독 화려한 동작으로 검을 쓴다.

 

하지만 게임 게롤트의 착지 능력은 원작과 많이 다르다. 게임 속 게롤트는 보통 사람이 이겨낼 만한 높이에서도 간혹 추락 대미지를 입는다. 반면 소설 속 게롤트는 초인적인 신체능력에 어울리게 상당한 높이에서도 무리 없이 착지할 수 있다.

 

(출처: Flickr / PlayStation Europe)

 

이런 사실은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유저가 관련 묘사가 담긴 소설 한 페이지를 찾아 업로드하면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두 문단 정도의 짧은 묘사지만, 해당 유저는 여기 드러난 게임과 소설의 차이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경멸의 시간> 편에 등장하는 이 장면에서 게롤트는 엘프 반군 ‘스코이아텔’과 전투를 벌인다. 여기서 작가는 게롤트가 ‘보통 사람이라면 다리가 부러졌을 높이의 벽’에서 떨어져 내려 스코이아텔을 공격했다고 썼다.

 

이어지는 묘사에는 게롤트가 ‘부드럽게 착지해 불가능한 속도로 선회한 뒤 즉시 살육을 시작했다’고 나와있다. 그에게 웬만한 높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게임이 원작 일부 요소를 개발 상의 이유나 사업적 필요에 따라 누락, 변경하는 일은 사실 흔하다. <위쳐> 시리즈 역시 게롤트의 착지 능력 외에 여러 요소를 변화시켰는데, ‘표식 마법’ 시스템도 그러한 예가 된다.

 

원작에서 표식 마법은 게임에 묘사된 것보다 훨씬 강도가 약하고 쓰임새도 제한적이며, 무엇보다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쳐 3>에서 표식 마법은 육성하기에 따라 주무기로 사용해도 충분할 만큼 강력한 수단이다. 덕분에 유저들은 게롤트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싸우게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소설 속 게롤트가 더 난폭하고 냉혹한 성격이라는 점, 마른 체구라는 점, 강철검과 은검 중 주로 강철검만을 등에 달고 다닌다는 점 등은 <위쳐> 원작 소설과 게임의 대표적 차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