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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깊은 사명감, 한국의 대표 IP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레그 스튜디오 이세민 디렉터, 이경진 IP 디렉터, 라인게임즈 김정교 사업담당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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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진(홀리스) 2020-07-28 13:40:32

지난 6월 말 공개된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최신 정보가 공개됐다. 회사는 오늘(28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게임의 전반적인 소개와 더불어 추가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는 "리메이크 발표 후 3년 반이 지나 영상을 공개하게 됐다. 지난달 공개한 영상을 보고 많은 팬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시리즈 팬인 본인 역시 많은 고민 끝에 리메이크를 시작했고 레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레그 스튜디오와 멤버들이 누구보다 창세기전다운 창세기전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25년간 쌓아온 애정을 지킴과 동시에 세계에서 사랑받는 창세기전을 만들고 싶다"며, "부디 도전을 지켜봐주시고 부족한 부분 질책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추가 정보가 발표된 이후에는 라인게임즈, 레그 스튜디오 관계자를 대상으로 Q&A 시도 진행됐다. 공개된 내용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가운데부터 오른쪽 순으로 라인게임즈 김정교 사업담당, 이경진 IP디렉터, 이세민 디렉터.

※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미디어데이 관련기사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합본을 넘어선 하나의 완전판"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깊은 사명감, 한국의 대표 IP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현재기사)


 

개발 기간이 약 6년이다. 꽤 긴 시간인데, 오래 걸린 이유가 궁금하다.

 

이경진 IP 디렉터: 개발을 초기 때는 인력도 적어서 빠르게 리메이크를 하는데 중점을 둬서 개발했다. 플랫폼도 3DS나 PS 비타 등을 생각했다. 그러나 개발하며 <창세기전>을 좀 더 제대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IP의 상징성도 있어서 그에 대한 사명감 같은 것도 느꼈고.

 

이후 김민규 대표가 결정을 내려줘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검토했다. 전반적인 기술 등을 전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R&D 기간을 가지고 개발을 진행했다. 이 부분에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초기에 여러 버전을 시도했다. 많은 유저가 생각하는, 좀 더 리마스터에 가까운 버전도 있었다.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가능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IP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R&D를 전반적으로 다시 하고 시스템을 재구축했다. 

 

 

레그 스튜디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이세민 디렉터: 35~40명이 조금 안되는 규모다. 처음 시작은 5명이었다. 내가 중간에 합류한 시점에도 20명이 안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인원으로도 만들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올해 대규모 채용을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번에 PV를 공개했으니 어떤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고, 개발자 중에서도 IP에 관심이 있거나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 하는 분이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리메이크는 원작과 다른 요소를 담아내 재미를 주기도 한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도 이런 요소가 있나?

 

이경진 IP 디렉터: 리메이크라고 하지만 개발진 모두 원작에 대한 애정이 크다. 그래서 내부 개발자의 원작에 대한 초기 대본을 정리할 때 보면 글자 하나도 안 바꾸려고 하는 분이 굉장히 많았다.

 

이런 분도 많았고 또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문투나 이런 것도 지금 보면 굉장히 예전 같은 느낌이다. 잘 쓰지 않는 단어도 많다. 그래서 이런 것을 정리하기 위해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너무 단순한 재현이 되면 게임 완성도 면에 있어 아쉬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예전 게임을 지금 와서 만들면 오래된 팬에게는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새로운 유저가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를 어느 정도 계승, 발전하되 현재 기준으로 봐도 나쁘지 않은, 좋은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재미도 굉장히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메이크를 정리하면서 생각한 또 하나는 <창세기전> 이야기를 봤을 때 번외편이 많았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보면 동시기를 다룬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이 있다.

 

아는 유저가 있겠지만 <창세기전 외전 크로우>는 <창세기전2> 시대를 다루고 있다. <낭천편>이라는 게임도 있었고. 우리는 단순히 1, 2편 합본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기 일어난 모든 일을 모아 하나의 완전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초기에 게임 설정할 때도 '완전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정리했다.

 

예전에 어느 하나만 있던, 빠져있다고 느낀 이야기가 다 합쳐져있다. 또 이것을 합쳤을 때 오는 시너지가 있다. 과거 가볍게 다뤄졌던 이야기도 깊게 다룬 것도 많아 이런 것도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과거에는 시리즈를 굉장히 빠르게 만들었다. 1년에 하나씩 게임을 만들었다. 그래서 게임을 만들며 시간상 배제된 이야기도 있다. 약간 이야기를 건너 뛰는 느낌도 들고. 검수 과정에서 이런것을 모두 확인했다. 새로 하는 유저도 해보면 굉장히 얘기가 잘 이어지는 점을 느낄 것이다. 전달력이 좋은 게임으로 만들었다. 오래된 팬도 보면 단순한 재현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모르는 이야기가 많고 대본의 분량도 굉장히 크다.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최연규 이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오리지널 개발 팀은 팀 내 어떤 역할을 맡았나. 어떤 식으로 게임을 개발할 예정인지 알려달라.

 

이경진 IP 디렉터: 최연규 님은 원작 시리즈를 만든 원작자다. 과거 이야기 자체도 전반적인 틀과 대본을 다 쓰셨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개발하며 대본이나 세계관을 정리할 때 원작의 의도가 깨지지 않도록 감수 역할을 맡았다. 라인게임즈 소속이다. 

 

 

<창세기전 파트2> 이후 설정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것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반영되나?

 

이경진 IP 디렉터: 그렇다. 많은 유저가 생각하는, <창세기전2>, 거의 마지막 작품에 나오는 <창세기전3 파트2>가 잘 연결되는가에 대해 의문이 있는 부분도 많이 있다. 원작 개발한 분들에게 물어보면 처음부터 완전한 계획을 가지고 개발하지 않다 보니 조금씩 설정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리메이크를 하면서 전반적으로 내용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설정이 어긋나거나 의도가 다르게 읽혀지는 것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해보면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시나리오의 경우 표절 논란도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처는?

 

이경진 IP 디렉터: 표절에 대한 얘기는 잘 알고 있다. 개발을 하며 원작자들에게 모두 연락해서 여쭤봤다. 그래서 전반적인 내용을 한 번 정리했다.

 

정리하면, 표절 관련돼 많이 얘기되는 작품은 <서풍의 광시곡>이다. 외전.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기반으로 했지만 사건의 순서가 다르다던지 주인공을 조력해주는 탈출을 도와준 인물이 있다. 이런 부분에서 용대운이라는 작가가 있는데, 그 작가가 작성한 '탈명검'이라는 소설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또 특정 스킬 이름이 같다는 얘기도 있다.

 

 

이 부분을 확인해 보면 최연규 님이 용대운 작가와 게임을 만들기 전에 PC 통신에서 알게돼서 많이 얘기를 했다더라. 작가와 2년 정도 자주 연락도 하고 작법도 배우고 얘기를 나눴다고 들었다. 

 

최연규 님은 자신의 정신적인 면이나 작법에서 스승처럼 생각하는 존경하는 작가라고 생각해서, 나중에 <서풍의 광시곡>을 개발하다 보니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기반으로 하는 복수극을 개발하는데 존경하는 마음에 게임에 오마주를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초기에 많이 가져 넣게 됐다고 전했다. 스킬명도 일부러 겹치게 하고.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런데 이 부분이 전달이 잘못됐다더라.

 

표절에 대한 얘기가 많았고 당시 최연규 님이 여러 차례 해명도 했는데, 이게 표절을 부정했다는 식으로 나가며 설명이 잘 안됐다. 당시 대응도 잘 안되면서 세월이 흘러 지금까지 오게 됐다. 

 

표절로 오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지만 이는 의도된 오마주다. 그러나 이번에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를 개발하며 논란이 될 부분이 있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혹은 수정하거나 하는 뱡향을 생각하고 있다.

 

 

스위치 이외 플랫폼에 대한 계획은? DLC라던지.

 

김정교 사업담당: DLC는 아직 고민 중이다. 현재는 시나리오를 다 클리어한 뒤 초고난이도 던전을 계획 중이다. 이후 추가 시나리오 정도를 고려하는 정도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전투장면을 보면 스위치나 PS, Xbox 같은 버튼에 대한 의미가 지정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스위치로 개발하고 있지만 추후 거치형 콘솔에 대한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리소스 단계에서도 스위치 이상 이미지를 제작하고 있어 추후 대응도 가능할 것이다. 

 

이세민 디렉터: 초고난이도 던전은 '용자의 무덤'이다. 아마 <창세기전> 시리즈를 좋아한 분이라면 이에 대한 의미를 좀 알 것이다. 원래 컨셉에 맞게 초고난이도로 SRPG를 좀 어렵게 즐기는 유저에게 드리는 재미로 기획하고 있다.

 

 

베라모드를 현재 외형으로 선택한 이유가 듣고 싶다.

 

이경진 IP 디렉터: <창세기전2>에서는 '베라딘'이라는 인물로 나왔다. 당시 신의 이름이 '베라모드'로 되어져 있고 <창세기전3 파트2>에서 베라모드라는 인물로 등장했다. 그래서 <창세기전3 파트2>에서는 약간 여성적인 남성이긴 한데 여성적인 성향이 강한, 중성적인 외모로 묘사가 됐다. 나이도 태어난 지 얼마 안된 느낌이고.

 

<창세기전2>에 나온 베라딘은 원숙하고 30대 정도 되는 느낌. 무서운 사람이라는 묘사가 많이 나온다. 이번에 공개한 PV속 모습은 <창세기전2>의 베라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창세기전3 파트2>의 모습, 설정에 대해서도 만든 방안이 있다. 이것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 출시되면 확인 가능할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로 플랫폼을 정한 이유는?

 

이세민 디렉터: 우선 콘솔로 한 번 도전해보자 하는 명제가 있었다. 여러 기종을 검토하는데 와중에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됐고 팀 규모에서 개발하기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어 적합하겠다고 생각했다. 

 

 

원작 성우가 아닌 새로운 성우를 고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어떻게 선정했나.

 

이경진 IP 디렉터: 원작에서는 <창세기전 템페스트>부터 나와서 <창세기전3>, <창세기전3 파트2>에는 거의 풀더빙으로 진행했다. 말했듯이 당시 성우를 좋아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

 

이번에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를 만들며, 원작이 굉장히 오래됐고 20년 이상 되다 보니 원작 성우의 나이도 달라졌다. 안타깝게도 다시 맡겨드릴 수 없는 사정이 있으신 분도 있어 많이 고민했다.

 

또 다른 형태로 문제가 된 것이, 이후 <창세기전4>가 나오면서 다른 배역을 맡은 분이 또 다시 주인공에, 또 다른 배역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 성우가 중요 배역을 너무 많은 시리즈에 맡았다거나. 조건이 꽤 까다로웠던 거지.

 

살라딘 역을 맡은 김승준 성우도 다시 맡을 지 주목된다.

 

PV에서 성우를 보면 원래 생각한 성우와 다른 경우가 있다. 시리즈에서 여러 배역을 한 성우는 어떤 배역이 가장 좋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래연 님이 과거 성우 캐스팅도 직접했는데 이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논의해 현재 성격에 가장 잘 맞는 목소리를 가진 성우분을 캐스팅하기로 노력했다. 과정에서 일부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

 

PV 분량이 짧다 보니 성우 연기나 대본 이해가 부족할 수도 있다.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시리즈가 일부 해외에서 출시된 이력이 있지만, '내수용 IP'라는 인식에 대해 개발진의 의견이 듣고 싶다.

 

이경진 IP 디렉터: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워낙 인기 있었지만, 1, 2편부터 해외에 진출을 많이 했다. <서풍의 광시곡>은 팔콤에서 유통해 일본에서도 서비스됐고. PS2로도 출시하고 중국에서도 번체, 간체로 출시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굉장히 광범위하게 해외 진출한 게임이다.

 

국내 팬만 바라보고 게임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해외 어떤 팬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잘 노력해 과거 명성을 회복해 많은 분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