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에 환율변동이 겹치면서 시장예측이 힘든 시대가 되었습니다.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닌데요, 과거의 경험만으로 시장을 예단하기가 조심스러운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게임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업체들의 임원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TIG에서는 주요 게임업체 46개의 대표이사, 또는 임원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첫 번째 결과물은 2009년 트렌드 예측 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설문조사 대상 46개 업체(가나다 순) CCR, CJ인터넷, J2M, JCE, KTH, YNK코리아, 게임하이, 구름인터렉티브, 그라비티, 그리곤엔터테인먼트, 나우콤, 네오위즈게임즈, 네오플, 넥슨, 드래곤플라이, 라이브플렉스, 레드덕, 리자드인터렉티브, 소노브이, 소프트맥스, 시리우스엔터테인먼트, 신지소프트, 알트원, 애니파크, 엔도어즈, 엔씨소프트, 엔트리브, 엔플레버, 엘엔케이로직코리아, 엠게임, 엠넷미디어, 예당온라인, 온네트, 웹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윈디소포트, 유니아나, 이야인터렉티브, 이온소프트, 조이맥스, 티엔터테인먼트, 펜타비전, 프래챌, 하이윈, 한게임, 한빛소프트
※ 업체마다 대표이사, 또는 임원 1인이 대표로 설문에 응답했습니다. |
질문 ① 2008년 게임계의 핫이슈를 뽑는다면?
지난해에는 수많은 이슈가 등장했지만 업계에서 기억하는 것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50%가 지난해 최대 이슈로 <아이온>의 흥행 돌풍을 꼽았다. 어느정도 성공은 예상했지만 3개월 만에 동시접속자수가 2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인 셈이다.
지난해 화두로 떠오른 것 중 또 하나는 바로 게임업체들의 인수합병으로 전체 응답의 41%를 차지했다. <던전앤파이터>로 잘 나가던 네오플은 넥슨에 인수되고, 웹젠은 NHN게임스에 인수되면서 이른바 빅딜이 성사되었다. 한빛소프트도 T3엔터테인먼트에게 인수됐다.
이외에도 해외 온라인게임의 국내 흥행부진이 4%, <서든어택>의 롱런이 2%, 경쟁게임들의 비교 마케팅과 희비교차가 2%의 비율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보면 91%의 응답자가 <아이온>의 흥행돌풍과 인수합병(M&A) 열풍을 핫 이슈로 선택했다.
질문 ② 2008년 자사의 국내 실적을 평가한다면?
2008년은 세계적인 경제불황이 시작되었지만, 주요 게임업체들은 오히려 좋은 실적을 올렸다. 그렇다면 각 게임업체는 지난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을까?
전체적으로 보면 플러스 성장이지만 국내와 해외로 구분했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58%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지난해 국내 실적에 만족하지 못 했다고 답변했다. 이 중에서 20%의 업체들은 신작은 없고 기존 게임들의 매출만 유지하는 선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신작이 흥행하고 기존 게임이 매출을 유지하는데 만족스러운 업체는 28%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답변은 4%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경제불황의 여파로 실적유지를 한 것으로도 다행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 실적에 만족한다는 업체는 모두 42%에 해당한다. 이들 업체는 신작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존 게임들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불만을 표시한 업체는 대부분 신작의 흥행 실패를 이유로 꼽고 있다. 다시 말하면 2008년 한해는 일부 신작게임을 제외하고는 기존에 서비스하는 게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질문 ③ 2008년 자사의 해외 실적을 평가한다면?
해외 실적에 대해서는 전체의 84%에 해당하는 업체가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환율급등에 의한 환차익이 실현되면서 최소 30% 이상의 매출상승 효과를 보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단순히 환율에 따른 반사이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응답자의 39%에 달하는 업체가 지난해 성공적인 해외 진출 및 흥행 성공으로 아주 만족한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환차익에 따른 매출증가로 만족한다고 한 업체는 28%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기타 응답으로 환율상승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질적 성장이 아니기에 불만족스럽다는 업체도 있다.
결국 2008년 국내 업체들의 실적을 종합해 보면 전반적으로 국내 성장보다는 해외 매출 증가에 의한 성장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질문 ④ 2009년 게임계 트렌드를 예상한다면? |
3월~4월은 2009년 1분기를 막 넘어서는 시점이다. 이미 출발한 신작도 있고, 호흡을 고르면서 출발선에서 대기 중인 신작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출발이 빠르건 늦건 결승점에 1등으로 들어오는 게임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일단 게임업계에서는 어떤 장르, 혹은 어떤 트렌드가 시장을 선도할지 알아 봤다.
우선 <아이온> <테라> 등 판타지 계열의 MMORPG가 경합하면서 게임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예측한 답변이 절반에 가까운 46%를 차지했다.
결국 <아이온>의 흥행은 2009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와 경합할 MMORPG들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SF를 소재로 하는 MMORPG에 대한 관심은 4%에 불과했다. 이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게임들이기에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C9>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 네스트> 등의 액션 MORPG의 경합을 손꼽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이미 <C9>과 <영웅전>이 첫 테스트를 진행한 가운데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도 유지되고 있어 액션 MORPG의 기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질문 ⑤ 신작 액션 RPG의 흥행을 예상한다면?
가장 높은 기대치가 나온 게임은 NHN게임스의 <C9>으로 37%에 달하는 응답자가 선택했다. 올해 서비스할 게임 중에서는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이 22%로 2위, 아이덴티티 게임즈(넥슨 퍼블리싱)의 <드래곤 네스트>가 9%로 3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액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직접 경험해 봤는지 여부가 기대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설문조사 기간 중에 <C9>은 테스트를 진행됐고, <마비노기 영웅전>이나 <드래곤 네스트>는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았다. 응답 결과를 놓고 보면 유일하게 실체를 드러낸 <C9>은 기대심리를 떨어트리지 않고 잘 유지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던전앤 파이터>가 계속 독주할 것이라는 답변도 30%가 나왔다. 이는 어느 정도 검증된 게임이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질문 ⑥ 신작 MMORPG의 흥행을 예상한다면? |
2009년의 MMORPG 시장전망에서는 <아이온>이 계속 흥행할 것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의 57%에 달하는 응답자는 <아이온>이 올해도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2008년 핫이슈를 묻는 질문 ①에서 <아이온>의 흥행이 손꼽힌 것과 연결되고 있다.
논타겟팅 이슈를 몰고왔던 <테라>는 26%의 업체들이 선택했다. <테라>를 <아이온>의 경쟁작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성공한 게임과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게임의 차이가 2배에 가까운 결과 차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SF를 배경으로 하는 MMORPG에 대한 기대감은 전체의 9%에 불과했다. 이 역시 아직 공개되지 않은 타이틀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WoW> 확장팩과 <리니지2>와 <R2> 등 기존 MMORPG가 계속 흥행한다는 응답은 9%가 나왔다.
질문 ⑦ 신작 FPS 게임의 흥행을 예상한다면? |
온라인 FPS 장르에서의 세대교체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61%에 달하는 응답자가 올해 등장한 FPS가 흥행할 것이라고 답변 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
전체 응답자의 39%는 <서든 어택> 등 기존 강자들의 흥행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다른 신작들은 개별 수치로 볼 때 기타의 응답비율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게임은 <카르마2>로 28%의 응답을 얻었고, 아직 테스트도 하지 않은 <배틀필드 온라인>도 24%의 높은 기대치를 모았다.
한편, 현실적인 무기와 소재를 사용한 FPS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서든어택> <카르마2> <배틀필드 온라인> 등은 실존 무기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SF를 소재로 삼은 <어나더데이>와 <헉슬리: 더 디스토피아>는 합쳐서 9%의 지지를 얻었다.
질문 ⑧ 올해 나올 해외 MMORPG의 흥행전망은? |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전체의 96%에 해당하는 응답 업체가 올해 나올 해외 게임들의 성공을 예견했기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 성공한다는 응답은 4%에 불과하다. 다만 로컬라이징 퀄리티에 상관 없이 어느 정도 흥행한다는 답변은 절반에 가까운 48%가 나왔다.
그렇다고 로컬라이징이 상관 없다는 의미로 보기는 힘들다. 기존에 들어왔던 해외 온라인게임들이 실패했던 주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현지화였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게임들의 현지화 작업의 여부는 퍼블리셔들에게 기본적인 사항이 되었고, 성공의 여부는 향후 업데이트에 달려 있을 정도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로컬라이징 퀄리티와 업데이트 컨텐츠 확보가 된다면 흥행할 것이라는 응답이 43%에 달했다. 올해는 <워해머 온라인> <에이지 오브 코난> 등 서양권 MMORPG와 <무림외전> <적벽> <대화서유> <심선 온라인> 등 중국 MMORPG들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질문 ⑨ 스타크래프트2가 국내 게임시장에 미칠 영향은?
<스타크래프트2>의 올해 발매 여부는 국내 게임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금까지 블리자드에서 선보인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가 그랬듯 게이머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2>의 발매가 온라인게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만큼의 시장을 형성하고 온라인게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답변은 4%에 불과했다.
전작보다 작은 시장을 형성하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15%였다. 큰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답변은 39%, <스타크래프트2> 자체는 성공하지만 국내 대작급 온라인게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도 17%에 달했다.
한편, 새로운 방식으로 개편되는 배틀넷 2.0이 어떤 방식으로 유료화하는가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24%에 달했다.
질문 ⑩ 스타크래프트2 출시 후 흥행 전망은? |
응답자의 대부분인 92%는 최소 3만에서 최대 15만 명 수준의 동시접속자가 <스타크래프트2>를 하기 위해 배틀넷 2.0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5만~10만 명의 동시접속자가 예상된다는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다. 온라인게임을 기준으로 할 때 중대박 급에 속하는 성공을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설문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스타크래프트2>는 분명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국내외 온라인게임 기대작도 상당히 많은데다가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게임의 경계가 확실해진 지금은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업체들은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 [4주년 특집 게임업계 리더에게 물었다] 2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