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28일부로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권한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얻고 싶어도, 애플 측으로부터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서 앞으로 앱스토어에는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게임을 유지/보수할 수도, 새로 업로드할 수도 없으리란 일각의 예측까지 나온다.
에픽게임즈는 현재 앱스토어의 개발자 권한을 가지고 있다.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Apple Developer Program)에서 계정을 소유하면 앱스토어에서 각종 앱 관리, 제품 관리, 재정 관리, 마케팅을 직접 할 수 있으며, 사용자 지원까지 직접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포트나이트>에서 스토어 금액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인게임 재화를 구매하는 옵션을 부여하며, 게임이 모바일 양대 마켓에서 퇴출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황.)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프로그램 계정을 열흘 뒤인 8월 28일부로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라는 하나의 게임을 만든 곳이지만 범용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서비스하는 곳이기도 하다. 에픽게임즈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iOS와 맥 툴에서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법원에 애플의 개발자 프로그램 해지를 중단하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서 PDF 전문을 공개했다. PDF에 따르면, 에픽게임즈는 더 이상 애플 앱스토어용 앱을 만들 수 없고 기존에 있는 앱에 대한 업데이트도 할 수 없다.
8월 28일부터 에픽게임즈는 애플로부터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API(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각종 도구를 받을 수 없고, 사용할 수도 없다. 에픽게임즈는 이같은 데이터를 통해 언리얼 엔진의 성능을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개발자가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을 만들어 출시했는데, 이후 엔진 차원에서의 문제가 생겨도 에픽게임즈 차원에서 손쓸 도리가 없을 수 있다.
애플의 전례 없는 단일 기업 압박에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의 언리얼 엔진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언리얼 엔진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미국의 주요 IT 매체 버지(the Verge)도 "유저 사이에서 애플의 명성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시킬 것"이라고 썼다.
에픽게임즈는 "개방형 플랫폼"(Open Platforms)과 합리적인 수수료 책정을 주장하며 애플과 구글에 반기를 들었다.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는 "구글과 애플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30%는 너무 높은 비용"이라며 날을 세운 적 있다. 에픽게임즈 측은 최근 <포트나이트> 광고로 과거 혁신의 선두주자였던 애플이 이제는 혁명의 대상이 됐음을 꼬집는 패러디 광고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