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콘솔 게임에 이어 PC 게임에도 유료 컨텐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운로드 컨텐츠(DLC)로 수익성을 높이고, 온라인 인증으로 불법복제도 막겠다는 취지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GDC 2009에서 게임즈 포 윈도우 라이브의 향후 업데이트 계획을 공개했다. MS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DLC의 판매수단인 '인-게임 마켓플레이스(In-Game Marketplace)'를 추가하고 불법복제를 막는 '안티파이어러시 솔루션(Anti-piracy Solution)'을 도입할 계획이다.
먼저 PC 게임의 유료 컨텐츠가 판매되는 ‘인-게임 마켓플레이스’는 Xbox 라이브의 게임마켓플레이스와 닮은꼴이다. 이를 위해 MS는 개발자가 손쉽게 유료 컨텐츠와 서비스를 만들고 올릴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API(개발규격)를 제공한다.
불법복제를 방지하는 ‘안티 파이어러시 솔루션'은 온라인 인증으로 출시 전 불법복제 파일 유출을 막고 정품 사용자를 보호해 주는 시스템이다. 어느 PC에서든 개인설정을 불러올 수 있는 ‘로밍(Roaming) 시스템’도 추가된다.
MS는 작년 가을부터 게임즈 포 윈도우 라이브를 통해 PC 게임의 유료 다운로드 컨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예 API 개발규격까지 제공하며 개발사의 유료 컨텐츠 판매를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MS는 이번 업데이트가 게임즈 포 윈도우 라이브로 제공되는 PC 게임의 불법복제를 막고 DLC를 활성화해서 개발사와 퍼블리셔에게 새로운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즈 포 윈도우 라이브를 통해 판매 중인 <폴아웃3>의 PC판 DLC.
밸브의 디지털 유통 플랫폼 스팀(Steam)도 본격적인 DLC 서비스를 시작했다.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새로운 보안 솔루션도 도입된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MS와 밸브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콘솔 게임에서만 제공됐던 DLC를 PC 게임에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솔과 PC로 동시에 나왔던 게임 중에서 PC 버전에 DLC가 제공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한 게임 유저는 “꾸준한 DLC 공급과 온라인 인증이 고질적인 불법복제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PC 게임 유료 컨텐츠 활성화에 찬성했다.
DLC의 활성화가 지나친 상업주의로 번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특히 개발사에서 DLC의 판매를 위해 유저의 MOD* 제작을 경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유저는 “PC게임 중에는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처럼 본편보다 MOD가 더 인기를 끈 게임이 많다. 하지만 다양한 DLC로 수익을 얻으려는 개발사에게 잘 만든 MOD는 DLC와 경쟁하는 적으로 여기게 될 것”이라며 PC게임의 DLC 활성화가 MOD 커뮤니티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앞으로 PC 게임의 DLC가 늘어날 경우 확장팩 형태의 컨텐츠 추가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개발과 유통에 드는 비용을 따졌을 때 적은 볼륨으로 빠르게 선보일 수 있는 DLC가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불법복제를 견제하고 컨텐츠의 볼륨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취지와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불만이 맞붙은 이상 PC 게임의 DLC 논란도 콘솔의 경우처럼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 MOD: Modification의 약어로 개발사에서 제공한 것 이외에 유저가 부가적으로 만든 컨텐츠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하프라이프>를 이용해 만든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