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설문 조사는 예측하기 힘든 2009년의 트렌드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렇다면 트렌드의 흐름에 따른 게임시장의 변화는 어떨까요? 국내 주요 게임업체 46개의 대표이사, 또는 임원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이전기사 보기] 게임업계 리더에게 물었다 ① 2009년 게임 트렌드는? [원문보기]
※ 설문조사 대상 46개 업체(가나다 순) CCR, CJ인터넷, J2M, JCE, KTH, YNK코리아, 게임하이, 구름인터렉티브, 그라비티, 그리곤엔터테인먼트, 나우콤, 네오위즈게임즈, 네오플, 넥슨, 드래곤플라이, 라이브플렉스, 레드덕, 리자드인터렉티브, 소노브이, 소프트맥스, 시리우스엔터테인먼트, 신지소프트, 알트원, 애니파크, 엔도어즈, 엔씨소프트, 엔트리브, 엔플레버, 엘엔케이로직코리아, 엠게임, 엠넷미디어, 예당온라인, 온네트, 웹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윈디소포트, 유니아나, 이야인터렉티브, 이온소프트, 조이맥스, 바른손게임즈, 펜타비전, 프리챌, 하이윈, 한게임, 한빛소프트
※ 업체마다 대표이사, 또는 임원 1인이 대표로 설문에 응답했습니다. |
질문 (11) 2008년 게임시장을 평가하자면? |
지난 1부에서는 자사의 실적에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업체 하나만의 평가를 내린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장 전체의 상황을 돌아보고 예측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 결과는 그래프에서 보이는 것 같이 평가의 차이가 생겼다. 2008년 국내게임 시장은 질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지만, 양적으로는 증가했다는 답변이 26%로 가장 많았다. 무수히 많은 게임이 등장했지만 눈에 띄는 것은 그다지 없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반면 질적으로는 좋아졌지만 양적으로는 차이가 없다는 답변도 15%를 차지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2007년에 비해서 공개된 게임은 차이가 없지만, 기술과 PC사양의 발전이 게임의 퀄리티를 높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2008년 게임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54%,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46%로 나누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질문에서 자세하게 알아 보자.
질문 (12) 2008년 게임시장을 그렇게 평가한 이유는?
2008년 게임시장을 위(질문 11)의 답변과 같이 평가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대작게임의 등장과 성공이라는 답변이 33%로 가장 많았다. 한마디로 <아이온> 등의 블록버스터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것과 관련이 있는 셈이다.
지난 해에는 정액제 방식의 요금제가 거의 사라지고 부분유료화로 수익 모델이 전환된 것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 이유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렇다면 2008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답변의 근거는 무엇일까? 환율폭등에 의한 해외매출 의존도가 높았고, 2007년에 나온 게임의 계속되는 흥행 등으로 실질적인 발전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아이온>은 흥행작 가뭄에 종지부를 찍으며 게임시장에 한 획을 그었다.
질문 (13) 2009년 게임시장을 전망한다면? |
올해의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전체의 67%가 긍정적으로 보았고, 부정적인 전망은 20%에 불과했다. 약 13%의 비율로 지난 해와 비교해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질문 (14) 2009년 게임시장을 그렇게 전망한 이유는? |
13번 질문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자세히 풀어 봤더니, 응답자의 50%가 블록버스터급 온라인게임의 등장으로 시장의 파이가 확대되는 것을 꼽았다. 지난 해 흥행에 성공한 <아이온>을 비롯해서 올해 나올 <테라> <C9>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 네스트> 등 기대작들이 파이를 키워 줄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게임시장의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완성도가 낮은 게임이 도태되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2009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중에는 국내 경기불황과 환율증가에 따른 거품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대형 자본에 의한 게임업계의 양극화 현상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있어도 몇몇 대형 게임업체들의 성장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09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액션 RPG 3인방.(C9/드래곤 네스트/마비노기 영웅전)
질문 (15) 2009년 MMORPG 유저들의 성향변화를 전망한다면?
MMORPG 시장으로 국한 시켰을 때 54%의 응답자가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시장의 파이를 키울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반면, <아이온>이나 <WoW> 등의 게임성을 즐기는 기존의 성향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도 39%에 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질문의 답변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게임별로 보면 유저의 성향은 다양하게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15번 답변과 연결해서 볼 때) 대형 퍼블리셔들이 흥행 게임을 독점하는 현상을 견제하거나, 우려하는 시선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질문 (16) 2009년 댄스·FPS 등 기타 장르를 전망한다면? |
FPS와 댄스 등 비(非) RPG 장르의 전망은 어떨까? 전체 응답자의 50%가 장르마다 다르겠지만 아직 눈에 띄는 신작이 없다고 답했다. <오디션>과 <스페셜포스> 등 해당 장르에서 흥행하고 있는 강자를 뛰어넘을 확실한 신작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의 선두 주자가 계속 흥행할 것이라는 답변은 33%에 달했다. 새로운 신작이 선두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의견(17%)도 있었다. 하지만 유저 취향이 변한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FPS와 댄스 등 비(非) RPG 장르에서는 아직 세대교체가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꾸준한 업데이트로 국내 FPS 게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든어택>.
질문 (17) 경기침체가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항은?
역시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경기불황 속에서 게임산업이 발전한다는 속설을 믿는 응답자는 2%로 매우 적었다. 불황과 상관없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는 답변은 22%였다.
특히, 성장은 하겠지만 대형 퍼블리셔 위주가 되며 소규모 업체는 도태될 것이라는 답변이 무려 70%에 달했다. 양극화에 대한 불안심리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해 화두였던 환율변동에 따른 해외매출 성장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만이 환율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변했을 뿐이다.
그 외에 기타 응답으로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질문 (18) 국내 게임쇼를 개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이번에는 지스타에 대한 의견을 들어 봤다. 지스타 2009는 처음으로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쇼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46%의 응답자는 다양한 업체의 참가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름만 게임쇼가 아니라, 규모와 질적인 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28%의 응답자는 관람객(유저)의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게임쇼의 성격상 많은 관람객이 유치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개최 장소도 중요하고 대중교통과의 연계성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용대비 효율이 높아야 한다는 의견도 17%로 만만치 않게 나왔다. 국내 게임쇼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예산이 한 분기 마케팅 비용에 해당할 만큼 높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쇼가 개최되는 시기가 연말이기에 예산 집행의 문제도 풀어야 하는 부분 중에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외 바이어 및 미디어 관계자 접근성에 대해서는 7%, 기타 응답으로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2%가 나왔다. 결국 B2B도 중요하지만, B2C 참가에 워낙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질문 (19) 지스타 2009 개최 예정 장소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지스타 2009 개최 장소로 선호하는 지역은 어디일까? 응답자의 67%가 여전히 수도권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저의 접근성과 많은 업체의 참가를 위해서는 수도권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차선책으로는 28%의 응답자가 부산을 선택했다. 부산이 국제영화제 및 e스포츠 결승전 등으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 2의 수도라는 이름답게 유저 층도 많고 지방유저 보상차원에서도 부산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전과 대구는 합쳐서 4%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응답률이 나왔다.
부산 벡스코(BEXCO) 전시장의 모습.
질문 (20)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도는?
마지막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종합적인 결과만 본다면 70%에 달하는 응답자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절반에 가까운 48%의 응답자는 도움은 되겠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으며, 17%가 법안에 비해 게임업계의 시스템 변화가 빨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30%에 달하는 응답자가 개정된 법안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업계가 원하는 만큼의 기준을 채우지 못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