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네오플 인수가격이 3,852억 원이었던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7일 공시된 넥슨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넥슨은 네오플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385,259,297,000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에 떠돌던 2,000억 설을 훌쩍 뛰어넘는 큰 규모다.
지난 해 8월 NHN은 네오플의 지분 40.85%를 903억 원에 넥슨에 매각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따라서 공시가 나오기 한 달 전 네오플 허민 대표 등이 소유했던 지분 59.15%는 2,949억 원에 넥슨에 인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같은 주식의 인수가격에 큰 차이 나는 것은 7월 인수한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탓으로 해석된다.
넥슨의 네오플 인수는 국내 게임업체 간의 인수합병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05년 그라비티의 김정률 회장은 52.4%의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사에 약 4,0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넥슨은 네오플 인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넥슨 재팬(2,788억 원)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은행(500억 원)으로부터 약 3,288억 원을 차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네오플은 지난 해 전년에 비해 매출(435억→580억)과 영업이익(318억→399억) 모두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순이익은 287억 원으로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중소벤처기업에서 일반기업으로 분류되면서 법인세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지만, 인수가격은 네오플의 가치(밸류에이션)와 비교할 때 크게 높은 편은 아니다.
특히 지난 해 6월 중순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의 동시접속자가 최근들어 15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던전앤파이터> 매출은 올 1분기부터 월 평균 150억~200억 원(약 7,000만~1억 위안) 수준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네오플도 매달 약 40~50억 원 수준의 중국 매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흥행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네오플의 올해 매출 전망도 밝아졌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로열티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 매출은 1,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네오플의 2007년과 2008년 영업이익률이 약 67%~72%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올해 7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영업이익은 700억 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예상실적(영업이익 700억, 순이익 550억)을 감안해, 주가수익비율(PER, Price Earning Ratio)을 계산해보면 약 7배 수준으로, 이는 다른 국내 게임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한 현재 2008년 말 보유한 현금도 660억 원에 달해 넥슨은 네오플에 추가적인 자본을 투입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지난 3월 초 예당온라인은 미래에셋사모펀드에 올해 실적기준으로 약 PER 9~10배 사이에서 매각되었다.
|
시가총액 |
주가 |
09년 추정 |
09년 추정실적 |
엔씨소프트 |
21,490 |
102,500 |
4,684 |
21.89 |
네오위즈게임즈 |
4,750 |
49,400 |
3,930 |
12.57 |
CJ인터넷 |
4,058 |
17,800 |
1,713 |
10.39 |
예당온라인 |
1,426 |
9,120 |
966 |
9.44 |
2008년 4월 7일 종가 기준 주요 게임업체 시가총액 및 PER.
특히 <던전앤파이터>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해외 주요시장을 고려할 때 네오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넥슨이 2004년에 인수한 위젯의 <메이플스토리>로 확보한 글로벌 퍼블리싱 네트워크를 활용해 <던전앤파이터>라는 또다른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