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돼야 우리랑 놀 수 있지!’
트위치 500만 스트리머 놀려먹고, <롤> 도발하고, ‘방탄소년단’에 컬래버를 신청하고… <폴 가이즈>가 SNS에서 ‘어그로’ 끄는 방법이다. 전략 핵심은 ‘차별화’다. 덕분에 트위치 게임 순위 1위도 했고, 2주 만에 트위터 팔로워 40만 명을 늘렸다.
<폴 가이즈> 공식 트위터 계정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셀럽 및 브랜드 컬래버 등 흔히 사용하는 마케팅 방식을 차용한다. 하지만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좀 더 ‘매콤’하다. 매콤함의 핵심은 ‘우리는 급이 달라!’다.
# 트위치 대형 스트리머 놀리고 밈(meme) 만들기
‘ㅋㅋㅋ창피해’
8월 20일 팀은 결국 <폴 가이즈>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당시 스트리밍은 평균 시청자 수 19만 명, 최대 시청자 수 34만 명을 기록했다.
‘폴 가이즈를 못하는 팀’은 우승 후에도 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엔 ‘세계에서 <폴 가이즈>를 가장 잘하는 유저’를 찾았다. 8월 21일 <폴 가이즈>는 ‘통계적으로 최고의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코스튬을 넣어뒀다. 그게 누군지 우리도 모른다. 당신이 만약 The Fallen One이라면 우리에게도 알려달라’고 공지했다. 21일 오전부터 시작된 ‘The Fallen One’ 찾기는 큰 인기를 끌어 트위터 트렌드까지 올랐다.
# 최고 게임 및 기대작 도발하기
<폴 가이즈>는 경쟁 게임들도 도발한다. 아무 게임이나 건드는 건 아니다. 당대 최고거나 최고 기대작과만 논다. 은근히 ‘나도 같은 급이야!’ 하는 것이다.
첫 상대는 현재 최고 인기 게임, <롤>이었다. <폴 가이즈>는 ‘트위치 시청률 <롤>을 넘었다’는 기사에 @LeagueOfLegends를 태그하며 도발했다.
관련 기사: ‘롤’을 도발한 ‘폴 가이즈’와 버섯길로 응수한 ‘롤’
다음 상대는 올해 최고 기대작, <사이버펑크 2077>이었다. <사이버펑크 2077>은 게임스컴 2020에서 심사위원과 시청자 모두에게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며 5관왕을 달성했다. <폴 가이즈>는 수상 발표 트윗에 ‘우리가 거의 받을 뻔했다’고 말하며 축하했다.
# BTS에 ‘여친이 원한다’며 컬래버 요청하기
컬래버를 요청하는 셀럽도 남다르다. 세계적인 수준이 아니면 먼저 요청하는 법이 없다. 그 트윗마저 어그로다. ‘우리랑 급이 맞아야지’라고 조용히 외치는 셈이다.
<폴 가이즈>는 8월 17일 방탄소년단 트위터 계정(@BTS_twt)을 태그하며 컬래버를 요청했다. 이유는 ‘여자친구가 컬래버를 원해서’. 해당 트윗은 멘션 1,200개 이상, 리트윗 1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방탄소년단 팬과 <폴 가이즈> 팬의 관심을 끌었다.
관련 기사: "방탄소년단, 우리와 컬래버할래요?" 핫한 폴 가이즈가 러브콜을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빌보드 차트 1위를 4번이나 차지했던 밴드 ‘폴 아웃 보이’에 ‘같이 게임하고 싶다’고 했다. ‘폴 아웃 보이’ 노래 ‘Sugar, we’re goin’ down’ 가사를 인용해 “폴 아웃 보이와 <폴 가이즈>를 하고 싶지만 빨리 탈락할까 봐 겁난다”고 트윗했다. 폴 아웃 보이는 이에 “노랑팀이 흔들리며 내려가고 있다”며 노래를 개사해 화답했다.
# 우리랑 컬래버 하려면 기부해! ‘브랜드 배틀’ 개최
외부 브랜드 하는 컬래버 방식도 남다르다. <폴 가이즈>와 컬래버하려면 ‘브랜드 배틀’에서 승리해야 한다. 금액은 전액 기부된다. 이를 통해 <폴 가이즈>는 돈보다 더 귀한 브랜드 가치를 올린다. ‘우리는 급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양새다.
단순하고 귀여운 ‘폴 가이’ 팬아트가 인기를 끌자, KFC, 레고, 몬스터 등 유명 브랜드가 러브콜을 보냈다. <폴 가이즈>는 이에 ‘브랜드 배틀에서 승리한 브랜드를 게임 속 코스튬으로 등장시키겠다’며 ‘브랜드 배틀’을 개최했다.
<브랜드 배틀>
브랜드들의 갈증이 믿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좀 더 좋은 일에 써보기로 했습니다!
경품: 당신의 브랜드가 <폴 가이즈> 속 코스튬으로 등장합니다!
참여를 위해서는 이 트윗에 당신이 @Specialeffect*에 기부할 수 있는 최대한도의 돈을 적어주세요”
*Special Effect: 신체장애를 앓는 게이머를 돕는 영국의 자선 단체.
8월 18일부터 2주간 진행된 경매에 <워프레임>, G2 esports, 스트리머, 비데 회사, 배우(존 폴 피케스), 유튜버 등 많은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참여했다. 종료 1분 전, 경매는 깜짝 발표로 막을 내렸다. G2 esports, Mr. Beast, Aim Lab, 닌자가 협업해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폴 가이즈>는 트위터를 통해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앞날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던 <폴 가이즈> SNS 관리자 ‘올리버’는 9월 초 트위터에서 이렇게 ‘뼈 때리는’ 말을 했다.
‘가장 중요한 셀링 포인트는 바로 게임이다.’
그가 맞다. 콘텐츠 부족과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떤 브랜딩도 지속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