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개발한 <젤다의 전설>은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는 액션 어드벤쳐 게임으로 불린다. 특히 2017년 발매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생의 숨결)은 2020년 6월 기준 약 2,02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닌텐도 스위치를 상징하는 타이틀로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야생의 숨결> 후속작을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도 높다.
그리고 8일, 닌텐도가 이러한 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새로운 타이틀을 공개했다. 바로 <야생의 숨결> 세계관, 등장인물, 그래픽 등 많은 부분을 계승한 <젤다무쌍: 대재앙의 시대>(이하 대재앙의 시대)다. <야생의 숨결>이 가득 묻어있는 <대재앙의 시대>와 아오누마 에이지 프로듀서가 살짝 공개한 <야생의 숨결> 후속작에 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젤다의 전설>은 지난 2014년, 코에이 테크모와의 협업을 통해 <젤다무쌍: 하이랄의 전설들>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젤다무쌍: 하이랄의 전설들>은 무쌍류 게임치고는 나쁘지 않지만, <젤다의 전설>이 가진 무게감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등장인물 간의 스토리 묘사가 부족한 점과 한쪽으로 치우친 무기 밸런스 등으로 인해 '젤다 스킨을 씌운 무쌍 게임'이라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대재앙의 시대>는 이와 확연히 궤를 달리한다. 무쌍 게임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야생의 숨결>이 가진 요소들을 충실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먼저 <대재앙의 시대>는 <야생의 숨결>에서 언급된 재앙 '가논의 도래'를 배경으로 한다. 다시 말해 <야생의 숨결> 세계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것. 또한, <대재앙의 시대>는 <야생의 숨결> 에셋을 그대로 공유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사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따라서 카툰 렌더링과 사실적인 그래픽을 섞은 듯한 <야생의 숨결> 특유의 분위기도 그대로 구현됐다.
<야생의 숨결>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주인공 링크뿐만 아니라, 젤다 공주와 리발, 미파, 다르케르, 우르보사 등 4명의 영걸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코블린과 라이넬 등 <야생의 숨결>에서 마주했던 익숙한 몬스터들도 원작과 똑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대재앙의 시대>가 <야생의 숨결>을 꼼꼼히 담아냈다고 봐도 무방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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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재앙의 시대> 전투는 어떻게 진행될까.
먼저 <야생의 숨결>에서는 주인공 링크가 네 영걸의 신수를 '빌려' 가논과의 전투를 펼쳤던 반면, <대재앙의 시대>에서는 신수의 주인을 직접 활용해 더욱 제대로 된 전투를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공개된 영상에 젤다가 <야생의 숨결>에서 등장한 '타임 록'을 활용하는 장면과 적의 공격을 회피하면 슬로우 모션이 발동되는 장면이 포함된 만큼 기본적인 전투 역시 원작과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야시 요스케 코에이 프로듀서는 "<대재앙의 시대>는 아오누마 에이지 프로듀서가 <야생의 숨결> 대재앙을 무쌍 형태로 그려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제안한 것에서 출발했다"라며 "이번 타이틀은 젤다 시리즈를 개발한 팀원들에게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하나하나 받아 가며 제작된 만큼, <야생의 숨결>의 100년 전 세계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재앙의 시대>는 오는 11월 20일, 정식 한글화를 거쳐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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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는 많은 유저가 기다려온 <야생의 숨결> 후속작에 대한 내용도 살짝 언급됐다. 아오누마 에이지는 "광대한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즐거움을 강화할 것"이라며 "순조롭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야생의 숨결> 후속작이 처음 공개된 뒤, 약 1년 만의 업데이트다.
아직 <야생의 숨결> 후속작이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공개된 트레일러와 아오누마 에이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대략적인 구조를 예상해볼 수는 있다. 먼저 아오누마 에이지는 2018년 한 해외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야생의 숨결>은 스위치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며, 다음 게임에서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야생의 숨결> 후속작이 닌텐도 스위치로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한 과거 닌텐도가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를 발매한 뒤 2년 후 엔진과 콘텐츠 등을 개선해 <젤다의 전설: 무쥬라의 가면>을 출시한 것을 감안하면, <야생의 숨결> 후속작 역시 전작의 에셋을 기반으로 다양한 요소를 개선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E3를 통해 공개된 <야생의 숨결> 후속작 트레일러 영상 또한 게임의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하는 요소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는 가논의 기운이 서려 있는 지하 동굴을 탐색하는 젤다와 링크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특히 미이라 상태로 잠들어 있던 가논돌프의 또 다른 분신이 부활하는 장면이 담긴 만큼, <야생의 숨결>과 달리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야생의 숨결> 후속작은 언제쯤 출시될까.
닌텐도는 2020년 유독 조용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물론 자사의 대표 IP 마리오 35주년에 집중한 탓도 있지만, PS5와 Xbox 시리즈 X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닌텐도가 성능을 강화한 신형 닌텐도 스위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만 경제일보가 닌텐도 스위치 신형이 2021년 출시된다고 보도한 데 이어, 블룸버그 역시 4K 해상도와 개선된 그래픽을 탑재한 신형 닌텐도 스위치가 발매된다고 전한 것. 특히 블룸버그는 "신형 닌텐도 스위치는 킬러 타이틀과 함께 발매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야생의 숨결>은 닌텐도 스위치 론칭 타이틀로 발매돼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따라서 해외 매체들이 보도한 '신형 닌텐도' 발매가 사실일 경우, 닌텐도가 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야생의 숨결> 후속작을 이 시기에 맞춰 출시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2017년 발매된 <야생의 숨결>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오픈 월드 장르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한계를 뛰어넘은 물리 엔진과 가이드라인 없이 유저 마음대로 진행할 수 있는 스토리 등은 많은 게이머의 찬사를 받았다. <야생의 숨결> 후속작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그 어느 타이틀보다 높은 이유다.
과연 닌텐도와 아오누마 에이지가 또 한 번 팬들에게 느낌표를 선사할 수 있을지, 어떤 신선한 아이디어로 또 한 번 게임판에 충격을 안겨줄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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