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명절을 뜨겁게 달군 '아이돌 육상 대회'(이하 아육대)가 올해는 색다른 방식으로 펼쳐진다. 바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모바일>, <카트라이더 모바일> 등을 활용한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로 진행되는 것이다.
2010년 처음 시작된 아육대는 수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모여 육상, 양궁 등 다양한 종목의 최강자를 가리는 행사로 꼽힌다. 특히 아육대는 올해 1월 4주 차 지상파 프로그램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등, 개최될 때마다 많은 팬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그간 아육대가 진행해온 종목들이 대면 형태로 구성된 만큼,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행사를 주관하는 MBC는 공간이 분리된 방역 부스에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e스포츠'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지난해 아육대 추석대회에서 e스포츠 종목으로 선정된 바 있는 <배그 모바일>과, 지난 5월 출시된 뒤 꾸준히 인기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모바일> 등 2개 종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 측은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된 스포츠로 기존 참여 선수들과 팬들의 호응을 얻었던 e스포츠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라며 "연예계에서 '겜잘알'로 통하는 슈퍼주니어 신동과 홍진영이 MC로, <배그 모바일>에 전용준 캐스터와 <카트라이더 모바일>에 김대겸 해설위원이 뭉쳐 재치 있는 입담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는 단순한 게임 예능을 넘어, e스포츠가 '공중파'의 황금기로 꼽히는 '추석 연휴'에 방송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물론 그간 공중파에서 게임이나 e스포츠를 다룬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8월 지상파 채널들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 경기를 자사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 바 있다. 또한, SBS는 2016년 게임 소개와 각종 뉴스를 다루는 '유희낙락'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 경기는 현지 사정으로 인해 계속해서 중단되며 결국 온라인 중계로 넘어갔고, 유희낙락 역시 시청률 부진을 이기지 못한 채 2018년 폐지됐다.
따라서 이번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는 실로 오래간만에 공중파를 통해 방송되는 'e스포츠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가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오랜만에 공중파로 방송될 'e스포츠'가 어떤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