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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GDC 기술동향 ②] 게임 디자인 이슈 홍성민 PD 발표

안정빈(한낮) 2009-04-24 10:52:27

2009년 GDC 기술동향 세미나, 게임 디자인 이슈 발표에서는 해외 개발사가 게임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 소개됐다. 발표를 맡은 스마일게이트의 홍성민 PD<이브온라인>의 의회 시스템과 종이로 만든 <스포어>의 탄생 배경 등 다양한 일화를 예로 들며 팀원 간의, 혹은 유저와의 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소통은 배우되 우리 실정에 맞는 게임개발 방법론을 연구해야 한다는 홍성민 PD의 발표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홍성민 PD(오른쪽 사진)는 먼저 해외 개발자들의 강연에서 나온 가정(假定)과 실험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하는 내용은 이러하다.

 

게임을 디자인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든 목표를 세우기 마련. 목표가 커지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때 돌아오기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가정과 실험이 필요하다.

 

큰 목표를 작은 목표로 나눈 후 각각의 목표마다 여러 개의 가정을 세우고 하나씩 실험해 본다. 성공적인 실험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도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실험 결과, 하나의 가정이 틀렸다면 곧바로 이전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새로운 가정을 설정하고 실험해 본다. 어떤 작업을 하기 전에 실험을 통해 작업 후의 결과를 미리 예상해 보는 것이다.

 

홍 PD는 애당초 목표 자체가 틀렸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정과 실험을 통해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는 일종의 복원지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종이로 만든 <스포어>가 등장한 까닭은?

 

그는 올바른 가정과 실험을 위해서는 팀원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급한 사례가 라이온헤드의 리소스 공유시스템 콘크리트와 종이로 만든 <스포어>였다.

 

<블랙앤화이트> <페이블> 등으로 유명한 라이온헤드는 개발팀 전부가 내부의 아이디어와 리소스들을 한곳에 공유한다. 때문에 원한다면 누구나 다른 이가 개발한 리소스를 실험해 볼 수 있다. 팀원들은 서로의 자료에 평가를 남길 수 있다. 또한, 이 아이디어와 리소스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결정한다.

 

<스포어>의 디자이너는 사용자들이 게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 종이로 <스포어>를 만들고 다른 팀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자신의 가정을 검증하기 위해 다른 팀원의 의견을 이용한 것이다.

 

게임 디자인에는 가정과 실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정과 실험을 위해서는 팀원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홍성민 PD게임 디자이너로서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하는 데 꼭 모니터 앞에 있을 필요는 없다. 의사소통과 새로운 실험만이 발전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현상을 이해하면 소비자가 보인다

 

이어 홍 PD는 게임이 공개된 후에는 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유저들의 요구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개발지침과 <이브온라인>의 의회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업데이트나 시스템에 불평하는 유저가 나오면 지적받은 시스템을 통째로 없애거나 불만 유저를 차단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WoW>는 같은 불만을 들어도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과 우리의 목표를 일치시킬 수 있을지부터 고민한다.

 

유저들의 요구를 이해하는 의사소통 역시 중요하다.

 

<이브온라인> 역시 유저들이 한곳에 모여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참조하여 의회시스템을 만들었다.

 

홍 PD는 유저들의 요구와 게임 속 현상에 따른 신속한 대처야 말로 서비스의 품질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에서 벌어지는 상황 하나하나가 유저들의 요구를 보여주는 지침서가 된다는 것이다.

 

홍성민 PD우리나라만큼 유저와 개발자의 사이가 안 좋은 곳이 없다며 개발자들이 유저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맞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홍성민 PD는 의사소통을 위해 단순히 해외의 시스템을 본받기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배워야 하지만 해외의 온라인게임 노하우는 국내의 2~3년 전과 같다는 것이다.

 

공유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든 라이온헤드의 콘크리트 시스템.

 

특히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온라인게임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의 노하우는 해외에서도 이제 막 배워가는 단계이므로 이 부분에서는 한국 스스로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도 100명 이상이 동원되는 팀이 여럿 있지만 정작 체계적인 개발디자인 시스템을 갖고 있는 곳은 얼마 없다며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GDC에 한국이 빠져 있어서 아쉬웠다고 말한 홍 PD는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발달한 온라인게임 노하우를 체계화할 수만 있다면 다음 GDC에서는 우리도 한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