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GDC 기술동향 세미나의 마지막 화두는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었다. 마지막 두 개의 강연에서는 발전을 거듭하는 기능성 게임(Serious Game)과 웹 구동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게임엔진들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양쪽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
두 강연자 모두 아직 우리도 늦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해외와의 편차가 크지 않은 만큼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능성 게임을 발표한 호서대 김경식 교수와 게임 프로그래밍 이슈를 맡은 NHN 박종목 센터장의 강연을 정리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기능성 게임의 발표를 맡은 김경식 교수(오른쪽 사진)는 먼저 다양한 용도의 기능성 게임을 예로 들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화재에 대비한 게임 <Breathing life into Flame Sim>과 긍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카드를 통해 선행을 쌓고 온라인에서 이를 포인트로 바꾸는 <Akoha> 등이었다.
김 교수는 다양한 기능성 게임을 소개하며 “우리가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는 사이에 해외에선 수많은 기능성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 방향을 달리하면 수익도 보인다
국내에서 기능성 게임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디까지나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게임의 재미보다 ‘교육’ 쪽에 치중하고 있는 기능성 게임을 유저들이 돈까지 내면서 즐기기를 바라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김경식 교수는 기능성 게임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저가 아닌 기업, 즉 법인에서 수익을 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ULTIMATE TEAM PLAY>를 예로 들었다.
힐튼 호텔의 교육용 게임 <ULTIMATE TEAM PLAY>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호텔의 종업원이 되어 청소나 짐 옮기기 등의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
국내의 기능성 게임은 아직 관심에만 그치고 있는 단계.
김 교수는 “이런 종류의 기능성 게임들은 홍보와 동시에 자신들이 하는 일을 유저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 기업에서 선호하기 마련이다. 기능성 게임이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관심과 매출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직 해외의 기능성 게임들도 그래픽이나 기술적으로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지금이라면 국내 개발사도 이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게임 엔진들은 신규 플랫폼 경쟁 중
게임 프로그래밍 이슈의 발표를 맡은 NHN 박종목 센터장(왼쪽 사진)은 새로운 플랫폼의 개척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애플 앱스토어에 하루 평균 160개 이상의 어플리케이션이 올라오고 Wii웨어, 스팀 등의 디지털 다운로드가 주목 받는 이때, 우리는 온라인 포탈에만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의 강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실버 라이트를 통해 웹에서 구동이 가능한 기능을 내놓고 있으며, 크라이 엔진은 차세대 콘솔 Xbox360과 PS3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어도비 역시 쇼크웨이브를 발전시켜 <퀘이크3>를 비롯, 웹 상에서도 3D게임을 더욱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PC에 집중됐던 게임 엔진과 개발 툴이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지금보다 복합적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국내에서도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려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응을 펼쳐야 할까? NHN 박종목 센터장은 “국내에는 플랫폼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아직 온라인 포탈 뿐이다. 그것조차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일단 발달된 온라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멀티플레이 기술은 해외보다 오히려 국내가 더 발달해 있고,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할 때 중요한 미들웨어 기술 역시 국내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인데 너무 폐쇄적으로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오히려 외국의 기술이 우리것을 따라 하는 경우도 많다며 여기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웹 기반 게임 역시 새롭게 떠 오르는 플랫폼 중 하나.
다만, 박 센터장은 다변화하는 플랫폼은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우리도 어느 정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콘솔 게임기를 겨냥한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가 늘어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한 그는 “새로운 플랫폼에 더 많은 업체가 적극적으로 도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기술을 공유하는 창고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