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민중 속에서 발생해 전달되는 근거 없는 소문을 일컬어 '루머'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 게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화끈한' 루머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세가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온 루머였긴 하지만, 왠지 이번엔 조금 분위기가 달라 보입니다.
특히 얼마 전 MS가 베데스다를 포함해 제니맥스 미디어를 깜짝 인수한 것, 그리고 각종 공식 SNS를 통해 전파된 여러 가지 '힌트'들은 게임 팬들의 의문부호를 점차 느낌표로 바꾸고 있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이 MS와 세가에 얽힌 흥미로운 루머들을 한데 모아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22일 MS는 자사 트위터를 통해 '파란색' Xbox 컨트롤러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새로운 색깔의 컨트롤러를 공개했다고 치부하기엔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먼저 MS는 지난해 9월, 파란색 계통의 Xbox One 무선 컨트롤러 '스포츠 블루' 에디션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기기의 패드에 '굳이' 또 한 번 같은 계열의 파란색을 채용한 건 다소 의문이 남습니다. 특히 공개된 컨트롤러의 색깔이 일본에서 사용되는 세가 로고와 유사한 점도 눈에 밟힙니다.
Xbox 공식 트위터에 남겨진 문장도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합니다. 당시 Xbox 공식 트위터는 파란색 패드를 발표하며 'Still iconic'이라는 문구를 활용했습니다. 이는 한글로 번역하면 '여전히 상징적인, 우상인'이라는 뜻인데요. 하지만 그 의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건 해당 문장에 '소닉'이 숨어있다는 점입니다. Still의 'S'와 iconic의 'onic'을 합하면... 우리에게 친숙한 파란색 고슴도치 '소닉'이 완성되죠.
너무 억지스러워 보인다면 이 부분도 한 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Xbox가 파란색 패드를 발표하자, 많은 유저들은 이에 대해 '멋지다'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이에 대해 Xbox 공식 트위터는 "It's blue, da ba dee da ba daa"라고 화답했죠. 이는 팝그룹 에펠(Eiffel) 65가 1999년 발매한 히트곡 Blue (Da Ba Dee)의 가사로, 수년간 소닉 팬들이 비공식 주제가처럼 불렀던 노래입니다.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패드, 패드 공개 당시 Xbox 공식 트위터가 올린 문구에 교묘하게 '소닉'이 숨겨져 있다는 점, 그리고 Xbox 공식 트위터가 유저들의 호평에 대한 답글로 흥얼거린 소닉 비공식 주제가까지. 단순히 웃어 넘기기엔 뭔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9월 18일, 세가 공식 트위터에는 한 가지 눈길을 끄는 트윗이 올라왔습니다. 바로 세가 직원이 책상을 'X'자로 가리며 엎드린 사진인데요. 올라온 트윗 내용과 날짜 등으로 보아, 해당 트윗은 "아직 도쿄게임쇼 2020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어요"를 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잘 보면 엎드려있는 직원의 머리맡에 '상자'(box)가 보입니다. 그리고 사진 속 직원은 굳이 'x'자를 그리며 책상을 가리고 있죠.
일반적인 경우, 회사가 공식 SNS에 메시지를 남길 때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써가며 사진 구도를 잡습니다. 이를 두고 흔히들 '컨셉샷'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죠. 때문에 세가 공식 트위터가 올린 사진 역시 철저히 계산된 구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세가 트위터는 해당 트윗을 올린 뒤, 몇몇 유저들에게 '엑스'라는 답글을 달며 시종일관 'X'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MS와 세가가 어떤 식으로든 얽혀있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MS의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는 그야말로 게임 팬들과 업계 전반을 충격에 몰아넣은 일대 '사건'으로 꼽힙니다. 인수한 기업에 <엘더스크롤> 시리즈를 제작한 베데스다와 <둠> 시리즈를 개발한 id 소프트웨어 등 굵직한 개발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만큼 차세대 콘솔 대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MS의 폭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는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는 게임회사가 소프트웨어의 미래이기 때문"이라며 "향후 더 많은 비디오 게임 회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21일 Xbox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팟캐스트 '엑스박스에라'(XboxEra)는 MS가 최소 2군데 이상의 스튜디오를 추가적으로 인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될 도쿄게임쇼 2020에서 MS는 24일, 세가는 25일부터 행사를 시작합니다. 특히 MS의 경우, 일본 크리에이터(Japan Creator)를 통해 행사장에서 메시지도 전달할 예정입니다. 과연 도쿄게임쇼 2020에서 MS와 세가가 어떤 내용을 공개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